중국 CATL, 홍콩 IPO로 6조 원 조달…세계 최대 IPO 기록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약 46억 달러(약 6조 4,119억 원)를 조달했습니다. 이번 상장은 2025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상장 직후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CATL의 주가는 공모가 263홍콩달러(HKD, 약 46,837원) 대비 장중 최고 18.4% 상승했고, 첫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도 16.4% 상승한 296 HKD(약 52,713원)에 마감됐습니다.

이번 IPO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CATL이 유럽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조달된 자금은 헝가리에 73억 달러(약 10조 1,800억 원) 규모로 계획된 배터리 생산시설 건설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주요 유럽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공급 확대가 추진됩니다.

CATL은 이미 테슬라,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입니다. 2024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38%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 중이며, 이번 유럽 공장 투자로 지역 다변화와 고객 기반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기술패권 갈등 속 투자자 몰린 IPO

이번 IPO는 미·중 간 기술 및 안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CATL을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지정했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요는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투자자들은 CATL의 앞도적인 시장 지배력과 배터리 기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CATL은 2011년 중국 동부 도시 닝더에서 설립된 배터리 제조사입니다. 창립자인 로빈 쩡(Robin Zeng)은 물리학자 출신으로, 1999년 Amperex Technology를 공동 설립한 이후 CATL 창립을 주도하며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CATL은 창립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총 13개의 생산시설과 6개의 글로벌 R&D 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1,700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했습니다.

이번 상장식은 CATL의 글로벌 위상을 반영하듯, 홍콩 재무장관 폴 찬과 푸젠성 닝더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로빈 쩡은 홍콩 증권거래소의 전통적 타종 의식인 ‘메가공’을 울리며 상장을 기념했습니다.

CATL의 성공적인 IPO는 홍콩 금융시장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냈습니다. 홍콩 중문대의 테런스 총 교수는 “이 정도 규모의 IPO는 오랜만이며, 도시의 상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속 충전 기술로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 굳힌다

CATL의 이번 IPO는 미·중 기술·안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를 확인시켰습니다.

베른스타인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닐 베버리지는 “CATL 주식 성과는 매우 양호했다며, 상장 규모를 고려할 때 홍콩 내 핵심 IPO 중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투자자 신뢰는 CATL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주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CATL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포드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일부 미국 의원들은 이러한 기술 확산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CATL의 기술 경쟁력은 돋보입니다. 최근에는 5분 충전으로 323마일(약 520km)을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하며, 고속 충전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CEF의 팀 버클리는 “CATL의 기술 혁신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미국이 이를 외면할 경우 청정기술 발전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CATL은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유럽 시장 진출과 R&D 고도화에 집중 투입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CATL이 향후 글로벌 청정에너지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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