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나 원자력,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외에도, 아직 활용되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대개 양이 적거나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활용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보행자의 발걸음, 체온과 외부 온도차, 심지어 소리의 진동까지도 전력원이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던 미세한 에너지를 수확해 전기로 바꾸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배터리 기반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며, 분산형 센서 네트워크, 스마트 홈,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 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전력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휴젝트’가 압전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보행자의 발걸음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트리 보도블록’을 개발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흔하게 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는 이러한 에너지하베스팅 기술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엑스포 전력관 ‘가능성의 알들’에서는 진동력 발전, 온도차 발전, 콘크리트 전지 등 주요 기술을 중심으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었습니다.
일상의 미세 에너지를 전기로, 현재와 미래를 잇는 하베스팅 기술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은색의 계란 형태인 전력관은 이 같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들이 소개되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시간대와 날씨에 따라 색이 변하는 지붕 아래에서, 미래 에너지 기술의 가능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입장 시 지급되는 계란형 디바이스는 전시 콘텐츠에 따라 약 50가지의 빛과 진동 패턴으로 반응하며, 각 기술의 원리를 직관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전달합니다. 전력관에서는 에너지하베스트 기술, 즉 진동력 발전, 음력발전, 온도차 발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이 진행됩니다.
진동 에너지 발전은 사람이 바닥을 밟을 때 발생하는 진동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로, 압전소자를 기반으로 합니다. 전력관에서는 ‘다루마상이 넘어졌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형식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발을 구르고 멈추며 전력 생성 과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도로내 고속 방지턱, 지하철 개찰구 등에서 실증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음력 발전은 소리의 진동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소리의 본질이 공기 진동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음성 진동을 감지해 전력을 생성합니다. 실용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분야로, 향후 다양한 응용이 기대됩니다.
온도차 발전은 체온과 외부 기온의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열전 효과를 활용해 고온의 전자가 저온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는데, 금속을 만졌을 때 느껴지는 ‘차가움’ 속에서도 전기가 생성 될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나 의료·보건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특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력관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는 콘크리트 전지입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과 접목시킬 수 있는 콘크리트 전지는 콘크리트 내부에 서로 다른 금속을 삽입해 전지 기능을 부여한 기술입니다. 건물이나 도로 자체가 전지 역할을 하게 되는 방식으로, MIT 연구진이 개발한 ‘카본-시멘트 슈퍼커패시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 시멘트, 카본 블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성능 저하도 적습니다. 약 300Wh/m³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데, 최근 일본 기업과 협력으로 올해 안에 상용화가 임박한 상태입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기존의 배터리 기반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며, 분산형 센서 네트워크, 스마트 홈,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 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전력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적 가능성을 실제 도시 환경에서 구현한 사례가 휴젝트의 “에너지트리”입니다. 보도블록에서 생산된 전력을 가로등 조명이나 겨울철 제설 시설 등 다양한 도시 인프라에 활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술은 공공부문의 지속가능한 전력 솔루션으로 떠오르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적용 범위를 도시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하나의 에너지원만으로는 출력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중 소스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빛, 열, 기계적 자극 등 주변 환경의 다양한 에너지를 동시에 수확해, 전자 디바이스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넷제로와 스마트 산업 전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실리콘 기반 다중 소스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의 상용화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월드투어에서 진동 에너지 발전인 키네틱 댄스플로어, 자전거 발전인 파워바이크, 태양광 발전 등을 활용해 공연당 평균 17kWh의 전력을 자체 생산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전 투어 대비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연당 59%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그린 소사이어티, 그리니엄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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