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수소 경제, 생존을 건 비용 전쟁 시작된다.

스타트업의 전해조 혁신부터 EU 수소은행 첫 경매까지…

ING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수소 프로젝트 발표 건수는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했습니다. 미국과 EU 주요 기업들도 초기 투자를 축소하며, 수소 산업은 전형적인 기술 확산의 ‘하이프 사이클’을 지나 ‘환멸기’로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수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세계 수소 시장 규모는 2025년 223억 달러(약 32조 원)에서 2029년 404억 달러(약 59조 원)로 연평균 15.9%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특히 그린 수소 생산 비용 절감이 수소 시장 확대의 결정적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유럽 수소은행(European Hydrogen Bank)의 첫 경매에서는 kg당 0.46유로(약 726 원)의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 도달을 위해 kg당 3.3~6.5유로(약 10,260 원)의 추가 프리미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2025년은 수소 생산 기술과 지역별 비용 경쟁력, 그리고 정책 인센티브의 실제 효과 등 현실적 실행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과잉 기대를 걷어내고 냉정한 시각으로 수소 산업의 실효성을 평가할 시점입니다.

 

수소 생산 방식별 비용 구조와 기술 전망 🧪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방식으로 생산 단가는 가장 저렴한 kg당 1~2 유로(약 1,585~3,170 원)이지만, 탄소세와 규제 강화로 2025년 이후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될 전망입니다.

탄소포집(CCS)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블루 수소는 kg당 1.5~3유로(약 2,377~4,755원) 수준입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CCS 비용과 저장소 확보가 관건입니다.

그린 수소는 현재 kg당 3~7 유로(약 4,755~11,095원) 비싸지만, 호주 등 자원 풍부한 지역에서는 2025년부터 kg당 2 유로(약 3,170원) 이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소 생산 기술 발전과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이 비용 절감의 핵심 키입니다.

 

▲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위치한 졸링겐에 있는 선파이어의 공장에서 알칼리 수전해 전해조가 생산되고 있다. ©Sunfire

 

그린 수소의 승부처, 전해조 효율과 정책 인센티브 ⚖️

그린 수소 비용 절감의 최대 열쇠는 전해조 효율 개선과 저가 촉매 기술 개발입니다. 최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전해조의 성능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호주 스타트업 Hysata는 95% 효율의 고성능 전해조로 수소 생산 전력 소모량을 크게 낮추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의 Newtrace는 희토류를 배제한 ‘멤브레인리스 전해조’를 개발해 제조비용을 약 30% 절감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다만,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는 전력망 연결 및 시스템 통합 비용 증가로 인해 2025년 그린 수소 생산 비용 전망치를 35% 상향 조정했습니다. 기술 혁신과 현실적 비용 사이의 간극이 줄어드는지 여부가 2025년 수소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보조금과 탄소 규제 정책은 수소 생산 비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미국과 EU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수소 전환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kg당 최대 3달러(약 4,400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며, 그린 수소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EU유럽 수소은행을 통해 첫 경매에서 kg당 평균 0.46유로(약 728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으나, 여전히 kg당 3.3~6.5유로(약 5,200 원~10,300 원)의 추가 프리미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반면, 배출권거래제(ETS) 등 탄소 가격제 강화는 저렴한 그레이 수소의 비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블루·그린 수소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정책 설계의 정교함과 시장 친화적 접근이 수소 산업 확장의 필수 조건으로 떠올랐습니다.

재생에너지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그린 수소 생산 비용 절감을 견인하고 있지만, 전력망 연계와 저장 설비 구축비용 상승이라는 장애물이 남아있습니다.

스타트업 플렉서지(FLEXERGY)는 압축·저장 기술을 통해 물류 비용을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규모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난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미·EU의 무역 장벽 강화로 인해 저렴한 중국산 전해조와 장비 도입이 제한되면서 비용 절감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기술 혁신과 정책 지원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프라 구축 전략이 비용 절감과 수소 시장 확대의 핵심 관건입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유성종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에코하이드로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박철호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CernShift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그린 소사이어티’를 통해 지원받고 있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스타트업, 수소 시장의 ‘비용 장벽’을 허문다 ⚙️

전해조 기술 혁신 스타트업들이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수소 스타트업 하사타(Hysata)는 업계 최고 수준인 95%의 전해조 효율성을 달성하며 수소 생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넥스트하이드로젠(Next Hydrogen) 역시 독창적인 셀 구조 설계를 통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의 생산성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덴마크의 Hymeth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 대신 저가형 합금 촉매를 사용해 수소 생산 비용을 기존보다 25%나 절감했습니다.

한편, 인도의 뉴트레이스(Newtrace)는 희토류 금속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멤브레인이 필요 없는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제조 비용을 최소 30% 낮추면서 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습니다.

독일의 스타트업 그린하이드로젠테크놀로지(Green Hydrogen Technology)는 기존의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목재, 하수 슬러지 등 폐기물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 기술은 지역 단위로 분산형 설비가 가능해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순환경제 모델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수소 스타트업 플렉서지(FLEXERGY)는 수소 압축·저장·배송을 통합한 혁신적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의 “H2 Compressor” 기술은 유지보수로 인한 가동 중단을 최소화해 시스템 운영의 신뢰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또한, 고압 저장 시스템을 통해 빠른 충·방전이 가능해짐으로써 수소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플렉서지는 이러한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운영 비용까지 절감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수소 스타트업 테라베리어(TerraBarrier)는 수소 저장탱크와 배관에 적용 가능한 방오 코팅 기술을 통해 수소 인프라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수소의 누출과 재료의 열화를 동시에 막아주어 인프라의 장기적인 신뢰성을 확보합니다.

특히 수소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크게 줄이면서, 운영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수소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혁신적인 수소 생산 및 활용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유성종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에코하이드로팀은 나노촉매를 활용해 기존 대비 20분의 1의 이리듐만으로 성능은 약 1.5배, 내구성은 8배 향상된 고성능 수전해(PEMWE)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 비용과 수전해 설비 구축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이 기대됩니다.

또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박철호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CernShift팀수소의 고순도화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량을 50% 이상 줄이는 고효율 분리막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대비 높은 투과율과 선택도를 확보했으며, 올해 4인치급 대형화 및 실증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이들은 모두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그린 소사이어티’를 통해 지원받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사회로(Lab to Society)’란 슬로건을 가진 이 사업은 연구실의 혁신 기술이 실제 사회와 시장에서 구현돼 기후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들 스타트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고 있으며, 2025년 이후 글로벌 수소 시장의 핵심 혁신자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큽니다.

  

EU·미국·호주, 수소 전략적 포지셔닝 🌍

EU는 2030년까지 그린 수소 900만 톤 생산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ING 리서치는 실제 생산이 목표치 절반에도 못 미친 약 4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U 첫 수소은행 경매 결과, 남·북유럽 생산비는 kg당 5.8~8.8 유로(약 13,900 원)이나, 독일·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최대 kg당 13 유로(약 20,522 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운 구조로, 정책 목표와 시장 현실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결국 유럽은 목표와 현실의 간극 해소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풍부한 천연가스를 활용한 블루 수소 중심 전략으로, 2025년 루이지애나 도널드슨빌에 연 30만 톤 규모의 블루 수소 생산시설을 본격 가동합니다.

블루 수소 생산량(연 480만 톤)은 그린 수소(연 120만 톤)의 4배 수준에 달할 전망입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그린 수소 세제 혜택도 제공 중이나, 2025년 행정부 변화에 따른 정책 지속성 우려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은 블루 수소 중심 전략을 유지하되, 정책의 연속성과 시장 신뢰 확보가 관건입니다.

아태지역은 자원 조건과 인프라에 따라 각국 전략이 뚜렷이 나뉩니다. 일본과 한국은 국내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수소 수입에 주력하며 국제 공급망 구축을 모색 중입니다.

호주는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을 기반으로 2025년부터 kg당 2유로(약 3,157원) 이하로 세계 최저 수준의 그린 수소 생산비용을 달성해 글로벌 수출 허브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전해조 생산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미·EU의 무역 장벽 강화로 장비 수출에 큰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소 경제의 미래, 결국 ‘단가 싸움’ 💸

2025년 2월 EU는 철강·시멘트·플라스틱 등 고탄소 산업의 탈탄소화를 촉진할클린 산업 딜(Clean Industrial Deal)’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수소를 포함한 저탄소 기술에 대한 수요 창출의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 역시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수소 및 탄소포집(CCS)에 대한 세액공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일부 조건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됨에 따라, 국가별 자원 조건과 정책 역량에 따른 비용 격차가 수소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호주는 저비용 생산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EU는 높은 생산비 구조로 인해 수입 의존도가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수소 경제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 규모 확대 △기존 인프라와의 효율적 통합 △전력망 및 시스템 비용 절감 등 현실적 과제 해결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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