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후테크 혁신의 원년! 주목해야 할 10가지 변화

탄소중립을 위한 AI·핵융합·녹색철강, 어디까지 왔나?

“2025년은 기후테크 투자자들에게 극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025년 기후테크 산업을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기술전문매체 테크크런치 역시 많은 기후테크 기업의 사업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로 인해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이 바뀔 것이 확실합니다. 중국을 넘어선 전 세계적인 무역전쟁 역시 기후테크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곧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기후테크 산업 내 자금조달 흐름은 소폭 위축된 상황입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고조와 노스볼트 같은 유명 기후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파산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기후테크 산업 내 자금조달 규모는 2024년 430억 달러(약 62조 원)입니다. 2021년 1,270억 달러(약 185조 원)와 비교해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입니다.

물론 투자 가능한 자금 자체는 계속 쌓여 있습니다.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사이트라인클라이밋은 기후테크 산업 내 투자운용자금(드라이파우더) 규모가 860억 달러(약 12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술력과 수익성을 갖춘 기후테크 기업에는 언제든지 투자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5년에는 어떤 기후테크에 주목해야 할까요?

 

2025년 화두? AI 기술 접목 기후테크 🤖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에 있어 2025년은 “놀라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는 “AI 기술이 기술·역량·안전성 등에서 진전을 계속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기후테크 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실제로 2024년부터 기후테크 산업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AI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한편, AI 자체를 활용해 배출량을 감축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AI를 활용해 이상기후 등 기후모델링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굿윈의 파트너이자 회사 내 기후테크 실무 공동의장을 맡은 앤드류 스파크스 변호사는 “투자업계가 기후대응과 AI를 접목한 기업에 열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퍼보에너지의 상업용 지열발전소 ‘프로젝트 레드’의 전경. 약 2,500가구가 한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Fervo Energy

 

청정전력 수급 도울 지열에너지 2.0 시대 🌋

AI 기술 수요 증가로 인해 청정전력 수급 역시 업계에 떠오른 주된 관심사입니다.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유명 빅테크 기업 대다수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연중무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청정전력원으로는 지열에너지와 핵융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열에너지의 경우 ‘인공저류층생성기술(EGS)’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지열발전이 어느 지역에서나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지열에너지 개발 스타트업 퍼보에너지가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퍼보에너지는 현재 미국 남서부 네바다주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지열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 중입니다. 이밖에도 북미 각지에서 관련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스타트업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열에너지 2.0’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전환점 도래 예고한 핵융합 🔥

1억℃가 넘는 온도를 만들어내는 ‘인공태양’인 핵융합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희귀자원이 필요하지 않고 배출량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며, 기존 원자력발전과 비교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단기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 AI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핵융합”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는 “핵융합로를 빠르게 허용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핵융합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며 각국 정부와 민간에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025년에는 핵융합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설립한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 CFS)소형 핵융합 장치 ‘스파크(SPARC)’ 운영을 올해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전력 수급 안정화 위한 대형 ESS ⚡

태양광·풍력 등 기존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주목해야 합니다. 대형 ESS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 기술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폼에너지(Form Energy)가 있습니다.

이 기업은 전력망에 최대 100시간 연속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 배터리를 개발했습니다. 기존 ESS 배터리의 방전 수명이 4시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폼에너지 배터리는 25배 더 오래 지속됩니다.

이처럼 대형 ESS 기술이 발전하면서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 2020년 설립된 스테그라는 철강업계 탈탄소화를 도울 수소환원제철소를 스웨덴 북부에 건설 중이다. ©Stegra

 

깨끗한 철강 산업 시작점, 녹색철강 🏗️

녹색철강은 기존 철강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 대신 수소 등을 사용해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기술로 수소환원제철이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녹색철강 생산 규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2025년을 기점으로 녹색철강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025년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혁신기술 중 하나로 ‘녹색철강’을 선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범 단계가 아닌,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녹색철강 선두 개발업체는 스웨덴 ‘스테그라’(구 H2그린스틸, H2GS)입니다. 이 기업은 설립 후 70억 달러(약 10조 원) 이상의 투자금을 조달하며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현재 스웨덴 북부에 녹색철강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사브(SAB)도 비슷한 방식의 제철소를 추진 중입니다.

MIT 테크 리뷰는 “스테그라 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450만 톤에 불과하지만, 탄소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깨끗한 철강 산업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25년 10대 혁신 기술에 꼽힌 ‘소 트림 감소’ 첨가제 🐄

소의 트림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사료 첨가제가 2025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술로 꼽혔습니다.

소의 트림은 온실가스인 메탄(CH₄)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의 11~20%를 차지합니다.

이에 따라 기후테크 업계에서는 소의 트림을 줄여주는 다양한 사료 첨가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메탄 발생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홍조류 추출물 기반의 첨가제가 개발되었으며, 장내 미생물 유전자를 편집해 메탄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영양제 전문업체 디에스엠(DSM)이 개발한 한 첨가제는 소의 메탄 배출량을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첨가제는 소의 장내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메탄 배출을 감소시킵니다.

현재 50개국 이상에서 이 제품이 시판 중이며, 축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망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체는 “이 첨가제가 축산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메탄 감축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접근 방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2024년 10월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Tesla

 

글 vs 테슬라, 자율주행차 로보택시 경쟁 🚗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도 2025년 기후테크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 혼잡 완화 및 연료 소비 절감을 통해 차량 주행 중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2024년, 영국의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웨이모(Waymo)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웨이모는 구글의 자회사로, 올해 일본 도쿄에 진출하는 등 로보(무인)택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테슬라(Tesla)도 2024년 10월 자율주행 차량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을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위해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세계 자율주행 시장은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으며, 이들의 경쟁에 따라 자율주행 시장의 규모와 기술 발전 속도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2025년 EU발 항공연료에 SAF 2% 의무 ✈️

2025년부터 유럽연합(EU)은 모든 항공유에 지속가능항공연료(SAF)를 최소 2% 혼합해야 한다는 규정을 시행합니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입니다.

전동화나 수소엔진 적용이 어려운 기존 항공기의 탈탄소화를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SAF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EU의 SAF 의무 혼합 비율은 2035년까지 20%로 확대될 예정이며, 한국도 2027년부터 SAF 1% 혼합을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약 2.5배 비싼 것이 단점입니다. 생산량이 적고, SAF 정제 공장 수도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정유 및 화학업계를 중심으로 SAF 생산 확대와 투자 설비 확충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SAF 시장이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재편 속 핵심광물 재활용·재사용 기술 중요 🔄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중국의 핵심광물 무기화로 인해 폐배터리에서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인프라, 반도체 등에 필수적인 희귀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글로벌 경제와 환경 정책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몰튼인더스트리스(Molten Industries)메탄을 열분해해 인조흑연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세계 경제가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공급망 통제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핵심광물의 재활용과 재사용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면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2025년 국제탄소시장 출범 💰

2025년에는 국제탄소시장이 본격 출범하면서 탄소 크레딧 시장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2024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이행 규칙이 최종 타결되면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을 국제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제도가 공식화되었습니다.

이는 규제시장과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2025년을 기점으로 탄소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최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2025년 주목해야 할 6대 ESG 트렌드 중 하나로 VCM 시장의 회복을 꼽았습니다.

MSCI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현재 기후 목표를 유지할 경우, VCM 시장 규모는 2025년 15억 달러(약 2조 원)에서 2030년 최대 350억 달러(약 5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탄소시장 활성화는 기업들의 탈탄소 전략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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