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탄소시장, 기후위기를 경제적 해법으로
기후위기의 원인인 역대급 이산화탄소의 누적량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배출 감축이 최선이지만, 산업 전반에서 즉각적인 감축은 매우 어려울 뿐더러 비용도 높습니다.
‘탄소 거래(Carbon Trading)’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감축 비용(한계감축, Marginal Abatement Cost)이 높은 기업이 비용이 낮은 기업에게 감축 실적을 크레딧으로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총 감축 비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 수단입니다.
즉, 탄소시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장 메커니즘(Market Mechanism)입니다.
기업들은 자체 감축이 불가능한 부분을 타 지역의 감축 활동에 투자해 전체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1 tCO2e 감축 효과는 발생 지역과 관계없이 동일합니다.
2050년 넷 제로 목표 달성에는 탄소 크레딧 활용은 필수입니다. 잔존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반드시 탄소 크레딧이 필요합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넷 제로 선언으로 향후 탄소 크레딧 수요는 급증할 전망입니다.
금융사들에게는 탄소시장을 투자 자산군으로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탄소시장을 위험 관리와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탄소시장은 자체 감축의 보완재로 활용해야 합니다. SBTi와 ‘Race to Zero’ 캠페인은 기업에게 자체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2️⃣ 탄소시장의 2축의 차이
탄소시장은 규제시장과 자발적 시장으로 나뉩니다. 두 시장은 목적과 운영방식이 다르지만, 기후 목표 달성이라는 공통된 방향성을 갖습니다.
우선 규제시장은 정부 주도로 운영됩니다. 배출권거래제(ETS)가 바로 핵심 수단입니다. 정부가 배출 상한(GAP)을 설정하고 기업에 배출권을 할당합니다.
초과 배출 시 구매해야 하며, 잉여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36개 이상의 ETS가 운영 중이며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8%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ETS는 캡 앤 트레이드(Cap-and-Trade)와 베이스라인 앤 크레딧 방식(Baseline-and-Credit)으로 운영됩니다. 캡 앤 트레이드는 총 배출 상한을 설정한 뒤 기업 간 거래를 허용합니다. EU, 한국, 캘리포니아가 채택했습니다.
베이스라인 앤 크레딧은 개별 기준선 초과 달성분을 크레딧으로 발급합니다. 중국이 초기에 적용하다 현재는 캡 앤 트레이드로 전환했습니다.
규제시장의 장점은 배출량을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배출 상한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도록 설계하여 기업의 직접 감축과 기술 혁신 투자를 촉진합니다.
반면, 자발적 시장은 기업의 자율적 참여로 운영됩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 크레딧을 구매해 배출량을 상쇄하거나 기후 목표를 달성에 활용합니다. 정부 규제가 아닌 자발적인 ESG 전략이나 브랜드 가치 제고가 주목적입니다.
자발적 시장의 탄소 크레딧은 투자기반의 감축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됩니다. 삼림 보호, 재생에너지, 메탄 회수 등이 대표적입니다. 크레딧은 ▲추가성(additionality), ▲정량적 산정(quantification), ▲영속성(permanence), ▲독립적 검증(verification)을 충족해야 합니다. 3,600개 이상 상장기업의 넷제로 선언으로 향후 수요가 급증할 전망입니다.
두 시장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합니다. 일부 국가는 의무 배출권의 약 4~6%를 자발적 시장의 탄소 크레딧으로 상쇄할 수 있게 허용합니다. 캘리포니아 ETS와 한국(상쇄사업)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요약하자면, 규제시장의 배출권은 법적 강제성을 가진 반면, 자발적 시장의 탄소 크레딧은 자체 목표 달성에 활용됩니다.
3️⃣ CBAM, 파리협정 6조 탄소시장 규제
글로벌 탄소시장은 국제 규제와 정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파리협정 제6조, 주요 국가의 기후 공시 강화가 핵심 흐름입니다.
첫째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역내 탄소 누출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EU 역외 수입품에 탄소가격을 부과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합니다.
2023년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26년 본격 시행됩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이 주요 대상입니다.
CBAM은 세계 각국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EU 시장 진입을 위해 기업들은 탄소 배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아시아와 중동 제조업체들은 생산 시설의 친환경 전환에 상당한 비용을 부담할 전망입니다.
둘째, UNFCCC의 파리협정 제6조가 국제 감축시장 메커니즘을 활성화합니다. 6.2조는 국가 간 양자 거래를 기반으로 합니다. 합의된 감축 실적(ITMOs)을 거래하며, 스위스-태국 간 최초 거래가 2023년 이뤄졌습니다.
6.4조는 UN 관리 중앙 집중형 시장(PACM)을 구축합니다. 국가와 기업들은 인증된 크레딧으로 NDCs 또는 자발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응조정은 이중산정을 방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동일 감축 실적의 중복을 막아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합니다. 구매국은 감축 실적을 얻고 판매국은 해당량만큼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처리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 관련 공시 기준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ISSB는 글로벌 표준 공시 기준을 도입해 각국의 참고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EU CSRD는 EU 내 모든 대기업과 상장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반 보고를 요구합니다.
4️⃣ 탄소시장의 주요 이해관계자들
탄소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생태계입니다. 각 주체는 고유한 역할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규제기관은 탄소시장 구조의 결정자입니다. 의무시장에서 배출권거래제(ETS)의 상한을 설정하고 배출 기준을 규제합니다.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모니터링과 규제를 시행합니다.
기업은 탄소시장의 주요 수요자입니다.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 크레딧을 적극 구매합니다. 규제시장 참여자로서 배출권을 거래하며 가격 변동에 따라 전략적 투자를 수행합니다.
프로젝트 개발자는 탄소 크레딧을 생산합니다. 숲 복원, 재생에너지, 메탄 회수 등 다양한 감축 활동으로 크레딧을 생성합니다. ESG 투자 증가로 개발자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인증기관은 크레딧의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합니다. Verra, Gold Standard, ACR, CAR 등이 대표적입니다. 프로젝트 검증, 크레딧 발행, 거래 추적을 위한 등록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최근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의 핵심탄소원칙(Core Carbon Principles,CCPs) 같은 국제 표준을 준수해 시장 신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금융기관과 투자자는 탄소시장을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식합니다. 탄소 배출권과 크레딧의 가격 변동성을 활용한 금융상품을 개발합니다. 탄소시장 규모가 수십 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참여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브로커와 거래소는 크레딧 유통을 촉진합니다.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고 시장 유동성을 높입니다. CBL Markets, ICE, CME 등이 전문 거래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크레딧 품질 평가, 시장 정보 제공, 리스크 관리 솔루션으로 추가 가치를 창출합니다.
5️⃣ 크레딧 생성과 거래의 A부터 Z까지
탄소시장에서는 ‘배출권’과 ‘탄소 크레딧’ 두 가지 상품이 거래됩니다. 각각 생성 방식, 용도, 거래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탄소 크레딧은 감축 프로젝트에서 생성됩니다. 프로젝트 개발자는 숲 보존, 신재생 에너지, 메탄 회수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제거합니다. 크레딧 생성의 필수 기준은 추가성, 정확한 배출량 산정, 영속성, 독립적 검증입니다.
프로젝트는 초기 개발, 운영, 크레딧 퇴출 단계를 거칩니다. 초기 개발부터 실제 발행까지 평균 2~3년이 소요됩니다. 발행된 크레딧은 전 세계 등록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배출권은 정부가 법적 권리로 발급합니다. 특정 기간 동안 일정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나타냅니다. 기업은 규정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초과 시 추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탄소 크레딧과 배출권은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됩니다. 주요 거래 방식은 장외거래(OTC), 거래소 거래, 선구매계약, 파생상품입니다.
장외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가격과 조건을 협상합니다. 맞춤형 거래가 가능하나 가격 불투명성과 거래 상대방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거래소 거래는 표준화된 크레딧과 배출권을 거래합니다. ICE, CME, CBL Markets 등이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이들 플랫폼은 가격 발견 기능과 시장 투명성을 높입니다.
선구매 계약방식은 프로젝트 초기에 미래의 크레딧을 선구매하는 방식입니다. 개발자는 안정적 수익을 확보가 가능하고, 구매자는 낮은 가격에 크레딧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프로젝트 실패의 위험이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가격 변동성 관리와 투자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선물, 옵션 등이 대표적이며, 향후 탄소시장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발전할 전망입니다.
최근 고품질 크레딧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ICVCM의 CCPs를 충족하는 크레딧이 프리미엄 붙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앞으로 품질에 따른 크레딧 가격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입니다.
6️⃣ 탄소 가격의 결정요인? 수요·공급…
탄소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됩니다. 여기에 정책 변화와 크레딧 품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시장 수요 구조가 기본적인 가격 결정의 메커니즘입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면 하락합니다.
EU ETS는 배출 상한 축소로 가격 급등을 경험했습니다. 초기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낮았으나, EU가 배출 상한을 지속 축소하고 잉여 배출권을 제거하면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2018년 8유로에서 2023년 초 100유로를 돌파했습니다.
다음으로 정책 변화와 규제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의 배출권 총량 조정과 신규 기후 정책이 핵심 변수입니다. EU ‘Fit for 55’는 배출 상한을 강화해 가격 상승 기대를 높였습니다. CBAM이나 ETS 연계 정책도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을 높입니다.
그리고 크레딧 품질이 가격 차이를 만듭니다. 추가성, 정확한 산정, 영속성, 검증된 지속가능성이 핵심 요소입니다.
기후테크도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영구적인 기술 기반 탄소 제거 크레딧(CDR)은 감축 크레딧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합니다. 직접 공기 포집(DAC) 같은 영구 제거 크레딧은 프리미엄이 붙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앞으로도 고품질 인증 크레딧은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것입니다. ICVCM의 CCPs 인증을 받으면 저품질 크레딧과 가격 격차가 벌어집니다. 이 격차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미래 탄소 가격은 단순한 시장 논리를 넘어 기후 정책, 기술 혁신, 국제 협상의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변동성을 겪습니다. 넷제로 목표 강화와 파리협정 이행, 그리고 탄소 제거 기술의 진보는 시장 가격 형성에 복합적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과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은 장기 구매계약(Offtake), 선물(Futures), 옵션(Options) 등 다양한 금융 수단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 탄소시장의 새로운 기회와 리스크
탄소시장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ESG 전략과 연계된 탄소자산 관리는 이제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기업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업은 탄소시장 참여를 통해 넷제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탄소 크레딧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배출 감축 속도가 평균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잉여 배출권의 판매나 자체 감축 프로젝트를 통한 크레딧 생성은 이제 새로운 수익원이 되었고, 자연 기반 크레딧과 탄소 포집 기술 기반 크레딧은 프리미엄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들도 ESG 펀드, 탄소 펀드, 녹색 채권 등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린워싱, 품질 저하, 이중산정(Double Counting) 등 신뢰성 리스크도 심각합니다.
저품질 크레딧 사용이나 과장된 탄소중립 주장은 기업의 평판과 법적 리스크를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EU 등 에서도 허위 친환경 주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크레딧 품질 표준(CCPs)과 파리협정 제6조의 ‘상응조정’은 이러한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한 핵심 장치지만, 국가 간 이행 격차와 제도 미비로 인해 여전히 구조적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탄소시장에서의 성공은 기회를 선점하고, 고품질,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제 탄소시장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그린 소사이어티, 그리니엄 공동 기획]
① 곧 다가올 트럼프 시대, 기후테크 전망은? “세부 분야별 희비 극명”
② 2025년, 기후테크 혁신의 원년! 주목해야 할 10가지 변화
③ 2025년 수소 경제, 생존을 건 비용 전쟁 시작된다.
④ 탄소시장 101: 기후위기를 경제적으로 푸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