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테크·무역에서 외교까지 기후테크 5대 예측

지정학적 긴장이 촉진하는 청정에너지 전환... 중국의 태양광 주도권 더욱 강화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국가 안보와 청정에너지 안보가 직결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사이트라인크라이밋(Sightline Climate, 구 CTVC)은 『기후테크의 다음 행보: 향후 1년을 좌우할 5가지 예측』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 테크, 무역, 에너지의 교차점에서 글로벌 기후테크의 방향성을 전망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태양광과 원자력부터 전기차, 희토류, 국제 기후정치까지 전방위적 관점을 제시하며, 2025년 이후 기후테크의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구도를 조망합니다.

 

기후테크의 미래 전망: 5가지 핵심 예측

1️⃣ 국가 안보는 곧 청정 에너지 안보 🌞

각국 정부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응해 자국 내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보복관세로 촉발된 경제적 혼란은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가 석유나 LNG와 같은 수입된 전통적 에너지보다 관세나 인플레이션에 덜 취약하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는 국제 정세나 무역 갈등 등 외부변수에 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덜 취약합니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는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석탄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발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024년 중국은 기록적인 277GW의 태양광 발전을 그리드에 추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도입한 석탄 발전 95GW의 거의 세 배에 달합니다. 인도 역시 태양광 발전 용량이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2024년 전 세계에는 총 500GW의 태양광이 설치되었으며, 중국이 그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파키스탄은 2020년 이후 약 30GW의 태양광 패널을 도입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미국 뉴욕주에서 콘스텔레이션에너지가 운영 중인 나인마일포인트 원자력발전소. 이곳에서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2023년 미국 최초로 원자력 기반 청정수소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미 에너지부

 

2️⃣ AI 혁명이 원자력 에너지 성장을 가속화 중 🤖

AI 혁명은 엄청난 전력 수요를 발생시키며 원자력 발전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데이터 센터는 전 세계 전력 소비의 약 1.5%를 차지했으며, 2030년까지 그 수요는 945TWh로 두 배 증가할 전망입니다. 일본 전체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아마존, 구글, MS 등 테크 기업들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투자와 기존 원자로 재가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세 건의 원자력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구글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MS는 폐쇄된 원자로 재가동을 통한 에너지 확보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시대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으로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중국의 배터리 혁신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로 등장 🔋

전기차 시장 5,000억 달러(약 696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기술 고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3월 전 세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인 BYD는 올해 초 단 5분 만에 충전 가능한 전기차를 선보이며 배터리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과 맞먹는 수준으로, 전기차 보급의 주요 장벽 중 하나였던 충전 시간 문제를 개선한 것입니다.

사이트라인크라이밋은 올해 안에 중국 OEM 업체들이 ‘두꺼운 전극 리튬이온 전지(thick-electrode lithium-ion cells)’와 같은 혁신적 배터리 기술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해당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유망 기술로 대안인 고체배터리(Solid-state battery)와 나트륨 이온 배터리(Sodium-ion battery)보다 당분간 기술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주요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대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탈희토류’ 선언 및 기술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희로튜 산화물의 모습. ©USGS

 

4️⃣ 희토류가 무역 전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 💎

희토류 광물에 관한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희토류 소재는 풍력 터빈과 전투기 등 핵심 기술에 필수적입니다. 중국은 희토류 추출 및 정제에 거의 독점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수입의 국가 안보 영향에 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대한 보복조치로 7개 희토류 원소와 자석에 수출 제한을 발했습니다.

이번 재제로 영향을 받는 수출품들은 디스플레이, 스피커, 풍력 터빈,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1메가와트의 풍력 발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600kg의 영구 자석이 필요합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각국은 희토류 재활용을 주요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희토류 재활용 시설 구축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5️⃣ 미국은 COP30 결의안에 서명하지 않고 떠날 전망 🌍

올해 브라질에서 열리는 UN 기후회의(COP30)에서는 미국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파리협정에서 재탈퇴하고 공정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 등에서 철수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고려할 때,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 금융 증가나 화석 연료 배출 감축을 약속하는 포괄적 결의안에 서명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브라질은 COP30 개최국으로서 다른 국가들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촉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은 동료 BRICS 회원국인 중국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의 관심과 노력이 다른 곳에 집중되면서, 소규모 국가들이 주도하고 강대국들은 뒤로 물러나는 새로운 기후 정치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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