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중국 청정에너지 산업이 사상 최초로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며 국가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청정에너지 산업으로는 재생에너지·원자력발전·전력망·에너지저장·전기자동차·철도 등을 포괄해 집계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부문의 중국 내 총매출 및 투자 규모는 13조 6,000억 위안(약 2,700조 원)에 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기차·배터리·태양광으로 구성된 ‘신(新) 3대 산업’이 청정에너지 부문 부가가치의 75%를 창출했습니다. 청정에너지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중국 부동산 매출을 넘어선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보고서는 이번 성장세가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과 기술 혁신, 그리고 시장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전기차 보급률이 41%에 도달하고,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이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등 중국 내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을 4가지로 정리했습니다.
① 청정에너지 투자, 경제 성장 견인 🚀
2024년 중국의 청정에너지 투자는 6조 8,000억 위안(약 1,347조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같은해 전 세계 화석연료 투자 총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이지만, 2023년의 40% 증가율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둔화한 것입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제조 부문의 공급 과잉 우려가 투자 증가율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청정에너지 산업의 GDP 기여도가 여전히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24년 중국 GDP 성장의 26%를 차지하며, 국가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청정에너지 산업이 없었다면 중국의 GDP 성장률은 3.6%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정부의 5% 성장 목표 달성에 청정에너지 투자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중국이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동시에, 자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했다는 뜻입니다.
투자 구조 측면에서는 제조업 중심에서 인프라(기반시설) 및 서비스 부문으로의 전환이 뚜렷했습니다. 발전 설비·송배전망·충전 인프라 등의 투자가 확대됐습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스마트 그리드 구축도 가속화되었습니다.
이는 청정에너지 산업이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전반적인 에너지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 청정에너지 부문의 총 경제적 가치는 13조 6,000억 위안(약 2,694조 원)에 달하며, 중국 GDP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부동산 매출 9조 6,000억 위안과 농업 부문 9조 1,000억 위안(1,803조 원)을 넘어선 규모입니다. 청정에너지가 중국 경제의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② 신(新) 3대 산업 주도한 에너지 혁명 🔋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2024년 중국 청정에너지 경제의 39%를 차지하며 최대 기여 부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기차 생산은 1,300만 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34% 증가했습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도달했습니다.
제조 부문에서는 전기차 생산 설비 투자가 1조 4,000억 위안(약 1조 4,000억 원) 규모로 11% 증가했습니다.
다만, 배터리 제조 투자는 공급 과잉 우려로 35% 감소했습니다. 충전 인프라는 420만 개가 신규 설치되어 20% 확대됐습니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산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 산업은 청정에너지 경제의 21%를 차지하며 2조 8,000억 위안(약 554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이 가운데 발전 설비 투자가 1조 위안(약 198조 원)으로 제조업 투자 8,000억 위안(약 1,585조 원)을 초과했습니다.
이는 산업 중심축이 제조에서 발전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2024년 중국의 태양광 신규 설비 용량은 277GW(기가와트)를 기록해 전년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 부문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압박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부품 수출은 14% 증가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은 수출이 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국내 제조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배터리 제조 투자가 35% 감소했단 점은 공급 과잉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합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강조해 온 ‘신(新) 3대 산업’의 질적 성장 필요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들 산업은 모두 규모의 성장을 이뤘으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단 공통점을 지닙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공급 과잉 해소와 수익성 개선이 향후 발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③ 풍력·원자력·수력…‘비주류’ 청정에너지 부문도 성장 ⚡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외의 청정에너지 부문의 성장도 돋보입니다.
풍력·원자력·수력 발전 부문은 1.9조 위안(약 376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원자력발전 투자가 전년 대비 49%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해상 풍력 발전은 투자가 44% 감소했습니다.
육상 풍력 발전은 76GW의 신규 설비가 추가되어 전년 대비 5%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3년의 85% 증가율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나,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안정적인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원자력발전은 2024년 3.9GW의 신규 설비가 완공되어 전년도 1.4GW 대비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년간(2022~2024년) 승인된 신규 원전 건설 및 허가 용량은 50GW를 상회합니다. 이는 향후 5년간 원전 설비 확대가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철도 교통 역시 청정에너지 경제 성장에서 14%를 차지했습니다.
철도 인프라 투자는 11% 증가했으며, 3,000km의 신규 철도가 건설되어 총운영 철도망이 16만 2,000km에 도달했습니다. 상하이-쑤저우-후저우 고속철도 등 주요 노선이 개통되어 지역 간 연계성이 강화되었습니다.
전력망 및 에너지저장 분야에서는 기술 혁신과 설비 확충이 두드러졌습니다. 배터리 저장 용량은 70% 증가해 74GW에 도달했습니다.
42개의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이 운영 중입니다. 양수발전 설비는 59GW를 기록했고, 신규 건설 중인 용량이 189GW에 달해 향후 대규모 확장이 예상됩니다.
수소 생산 인프라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수전해 설비 투자가 전년 대비 94% 증가했으며, 설치 용량은 1.8GW에서 3~4GW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중국의 에너지 저장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④ 공급 과잉·인프라 문제…산업 성장 걸림돌 우려도 ⚠️
한편, 중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은 급속한 성장과 함께 구조적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격 하락 ▲공급 과잉 ▲정책 불확실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제조업 부문의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은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태양광 패널의 명목 생산가치는 41% 하락했습니다. 생산능력 증설이 수요 증가를 상회하며 설비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에서도 제조 설비 투자가 35% 감소하는 등 구조조정 압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력망 제약도 산업 발전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분산형 태양광 발전의 계통 연계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은 중장기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국제 무역 환경의 변화에서 불확실성이 큽니다.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부과 검토와 같은 보호무역 기조 강화는 중국 청정에너지 산업의 수출 전략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이 낮은 브라질, 벨기에, 멕시코 등 신규 시장 개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악화와 산업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도기적 과정으로 평가됩니다.
향후 전망 및 정책 과제는?…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 🔑
2025년까지의 단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입니다.
중국 정부의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마무리를 앞두고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준공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전력망 인프라와 에너지 저장 설비 부문의 투자 가속화가 전망됩니다.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개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녹색·저탄소 산업의 건전한 발전 환경 조성’이 강조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고도화가 중국 정부의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단 뜻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정책 방향이 산업 발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제시된 2030~2035년 주요 부처의 재생에너지 목표치는 지난 2년간(2023~2024년)의 보급 속도를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태양광과 배터리 산업의 공급 과잉 해소는 시급한 정책적 과제입니다. 내수 시장 확대와 함께 수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EU의 관세 장벽을 우회할 수 있는 현지 생산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청정에너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입니다. 이미 전기차 보급 확대를 통한 석유 의존도 감축은 중국의 핵심 에너지 전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는 향후 정책 기조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정에너지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거시경제 정책에서도 이 부문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특히, 투자 주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서 청정에너지 산업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