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MIT 테크리뷰 선정 10대 혁신 기술에 ‘소 사료’ 포함된 까닭?

기후테크서 ①소 트림 억제제 ②지속가능항공연료 ③녹색철강 선정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2025년 우리 삶을 변화시킬 기술 발전 10가지를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9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기후테크로는 3가지가 포함됐습니다. ①소 트림 억제제 ②지속가능항공연료(SAF) ③녹색철강 등입니다.

이를 살펴보면 모두 2024년 상용화의 주요 전환점을 맞았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매체는 이들 기술이 “수년간의 개발 끝에 이제는 생산공장이 생겨나고 있다”며 “큰 사업이 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각각 기술이 2024년 어떠한 전환점들을 맞이했는지 살펴봤습니다.

 

소 트림 억제제|2007년 시작된 여정, FDA 승인까지

소 트림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반추동물인 소가 먹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내발효가스의 주요 성분이 메탄이기 때문입니다. 메탄(CH4)은 이산화탄소(CO₂)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최대 30배 높습니다.

2023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가축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총배출량의 11.1%를 차지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에 축산업계는 소의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첨가제를 개발해왔습니다. 네덜란드 생명과학 기업 DSM이 개발한 메탄저감 사료 ‘보베어(Bovaer)’가 대표적입니다. 사측은 해당 제품이 젖소 기준 메탄 배출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2024년 5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보베어의 안전성 검증을 마쳤단 소식이 나왔습니다. 메탄저감 사료 중에서 FDA의 안전성 기준을 통과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DSM은 2007년 ‘클린 카우(Clean Cow)’ 프로젝트로 시작해 10여년만의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체는 “기후변화의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인 소 트림 문제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SAF|2027년 사용 의무화 앞두고 부상

항공 배출량은 세계 총배출량의 4%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SAF는 항공 탈탄소화의 주요 해법으로 기대받습니다. 기존 비행기에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7년부터 모든 국제 항공기에 SAF 1% 의무 혼합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개별 국가에서도 SAF 의무화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가장 빠른 국가는 유럽연합(EU)과 영국입니다. 이미 이달 1일부터 SAF 2% 의무화가 시작됐습니다.

2024년은 SAF 업계가 규제도입을 앞두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란자제트의 성과가 두드러집니다. SAF 대량 생산을 위한 세계 최초의 상업 시설 ‘프리덤 파인스’가 작년 2월 가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연간 SAF 생산용량은 900만 갤런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배경으로 했습니다.

미 에너지부는 작년 10월 폐식용유 SAF 기업 ‘몬태나 리뉴어블’과 바이오에탄올 SAF 기업 ‘제보’에도 합산 29억 달러(약 4조 2,300억 원)가량의 대출 보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매년 우리 삶을 변화시킬 기술 발전 10가지를 선정·발표한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2025년에는 기후테크로는 3가지가 포함됐다. ©MIT Technology Review, Linkedin

녹색철강|주요 이정표까지 1년

마지막 기후테크 기술은 녹색철강입니다.

철강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약 8%를 차지합니다. 원료와 연료 모두 석탄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그린수소 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녹색철강입니다.

매체는 녹색철강 상용화를 이끄는 기업으로 ▲스테그라(구 H2그린스틸) ▲보스턴메탈 ▲LKAB ▲미드렉스 등을 꼽았습니다.

선도를 달리는 곳은 스웨덴 스타트업 스테그라입니다. 그린수소를 사용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사용합니다.

스테그라가 지금까지 조달한 자금은 총 109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합니다. 이중 65억 유로(약 9조 7,800억 원)가 세계 최초의 녹색철강 공장을 짓기 위해 조달된 자금입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또 다른 이정표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녹색철강 주자 보스톤메탈이 ‘용융산화물 전기분해(MOE)’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보스톤메탈의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철광석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입니다. 폐기물 배출이 거의 없고 금속촉매제가 필요 없어 차세대 기술로 기대받습니다.

 

‘아차상’ 가상발전소…전력망 부족에 필요성 ↑

2025년 10대 혁신 기술에 포함된 나머지 7개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베라 C. 루빈 천문대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 ▲소규모 언어모델(Small language model) ▲로보택시 ▲빠른 학습 로봇(Fast-learning robot) ▲장기 지속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예방 약물 ▲줄기세포 치료제 등입니다.

이와 함께 10대 혁신 기술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주목해야 할 기술로 가상발전소(VPP)가 선정됐습니다.

가상발전소는 정보통신기술(ICT)로 다양한 곳에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연결해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생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의 사용을 효율화할 수 있어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약 500개의 가상발전소가 최대 60GW(기가와트)의 전력을 관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가상발전소는 전력망이 재생에너지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으로 주목받습니다. 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약 2,600GW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전력망 연결 문제에 놓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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