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최대 1,640억 달러(약 236조 원)에 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번 산불이 LA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7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연구진은 주요 화재인 팰리세이드 산불과 이튼 산불로 총 5만 5,082에이커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29명이 사망하고 1만 6,240개의 건물이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직접적인 자산 손실과 복구 비용을 포함한 총 경제적 피해는 950억 달러(약 137조 원)에서 1,640억 달러(약 236조 원)로 추산됩니다.
보험 청구액만 750억 달러(약 10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A 카운티의 국내총생산(GDP)은 46억 달러(약 6조 원)가량 줄어 0.48% 감소할 전망입니다.
LA 산불 여파는? 주목할 만한 충격 6가지 🚨
특히, 연구진은 이번 산불이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보험시장 붕괴, 주택시장 불안정, 공공재정 악화 등 복합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산불 예방과 대응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보험료와 건강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연구진은 LA 산불로 인한 여파로 다음의 6가지를 꼽았습니다.
① 전례 없는 경제적 피해, 복구비용 최대 1,640억 달러 💸
이번 산불로 전소된 건물 1만 6,240채의 직접적인 피해액은 339억 4,000만 달러(약 49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인프라(기반시설) 피해와 환경 복구 비용을 포함한 총 자본 손실은 최소 950억 달러(약 137조 원)에서 최대 1,640억 달러(약 236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이번 산불의 경우, 단위 면적당 피해액이 기존 캘리포니아 산불 사례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피해 지역이 LA의 고급 주거지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② 보험시장 ‘퍼펙트 스톰’에 재정 불안 가중 🏦
보험시장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산불로 인한 보험손실액이 약 7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과거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 보험손실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규모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보험 모델이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주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인 ‘페어플랜’에도 재정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가중된 산불 위험으로 많은 보험사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철수·갱신 거부를 단행하는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로 불립니다.
페어플랜은 현재 59억 달러(약 8조 5,154억 원)의 고위험 노출 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 20억 달러(2조 8,868억 원)의 재보험과 2억 달러(약 2,886억 원)의 잉여금만을 보유하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보험부(CDI)에 따르면, 이미 45만 2,000건 이상의 페어플랜 가입이 진행됐으며, 이는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③ 주택 시장 이중고…가격 하락·임대료 상승 동시 진행 🏠
주택 시장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의 주택 가격은 단기적으로 11% 가량 하락했으나, 재건축 수요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임대료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 남가주대학(USC) 러스크 부동산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화재 발생 이후 신규 임대 물건의 평균 임대료가 공정시장 임대료(FMR)의 315%를 기록하며, 법정 한도를 크게 초과했습니다.
아울러 LA 카운티의 연간 신규 주택 공급의 70%가량이 이번 산불로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이미 심각한 주택 공급난이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④ GDP 및 고용시장 타격, 산업 전반에 악영향 📊
LA 카운티의 GDP는 0.48% 감소한 46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산업별로는 건설(▼0.9%), 유틸리티(▼1.47%), 교육(▼1.4%), 헬스케어(▼1.2%) 등 주요 부문에서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됩니다.
피해 지역의 전문직 서비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생산성 하락이 관찰됐습니다. 연구진은 하락세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노동시장에서는 약 2억 9,700만 달러(약 4,286억 원)의 임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⑤ 공공재정 압박에 정부 대응 역량 시험대 올라 🏛️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산불 복구와 공공 안전 예산이 17.3% 증가했으며, 소방 및 안전 예산은 18.5%, 커뮤니티 개발 예산은 40% 증가했습니다.
2022년 시카고대학 리오와 코우스키(2022)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대형 산불 발생 시 지방정부의 재정적자 가능성이 25%p(퍼센트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위원회(BOE)의 피해 주민 재산세 감면 조치로 인해 지방정부의 세수 감소는 더욱 악화할 전망입니다.
⑥ 대기오염·건강 위기…장기적 사회적 비용 증가 🌫️
환경보건 측면에서도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기후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자료에 의하면, 이번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 전미경제연구소 마샬 버크 등(2023)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대기오염 추세에서 산불 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어,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산불로 인한 PM2.5 등 대기오염 물질 노출이 장기적으로 432억 달러(약 62조 원)에서 456억 달러(약 65조 원)의 건강 관련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LA 산불이 남긴 교훈? “예방 투자가 최선의 해결책” 🚨
연구진은 이번 LA 산불이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후 복구보다 사전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란 점이 강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과 드론을 활용한 ▲조기 화재감지 시스템 구축 ▲산림·도시 경계 지역 관리 강화 ▲건축 규제 개선 등 종합적인 산불 예방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방화 강화 지원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보험시장 안정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습니다. 기후리스크를 반영한 새로운 보험 모델 도입과 함께, 보험사들의 고위험 지역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모든 산불 예방과 완화 투자는 정당화될 것”이라며 “산불로 인한 천문학적 비용을 고려할 때, 예방에 대한 투자는 절대 과하지 않다”고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