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에도 멈추지 않는 지구 온난화, 2025년 1월 최고 기온 경신

라니냐 효과까지 상쇄…기후불안정성 우려 높아

2025년 1월 글로벌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연합(CS)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C3S)는 최근 이같은 관측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75℃ 상승했습니다. 최근 19개월 중 18번째로 1.5°C 상승 임계점을 넘어선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기록적인 기온 상승이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라니냐 현상은 서태평양 수온 상승으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지구 온도는 약 0.2℃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올해 1월은 작년 1월 대비 기온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라니냐와 기온 상승의 역설, 심화되는 기후위기 📈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온도 상승의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특히, 유럽의 온난화 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되었습니다. 유럽의 1월 평균 기온은 1.80°C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0년(1991~2020년) 평균 대비 2.51°C나 상승한 것입니다. 이는 2020년 1월에 기록한 2.64°C 상승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북미 지역의 경우 북동부와 북서부 캐나다, 알래스카에서 평균 이상의 기온이 관측되었으며, 시베리아 전역에서도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지속되었습니다.

해수면 온도 역시 비정상적 고온을 기록하며 기후변화 가속화 상황을 드러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월 전 지구 해수면 온도는 20.78°C를 기록하며 역대 1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2024년 1월의 최고 기록에서 불과 0.19°C 낮은 수준입니다.

지역별로는 중부 적도 태평양 온도가 다소 냉각됐으나, 그 외 여러 해역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를 보였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지적입니다.

 

▲ 1940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의 월별 지구 표면 기온 이상치(°C)를 1850~1900년 대비 시계열로 나타냈습니다. 2025년은 두꺼운 빨간색 선, 2024년은 두꺼운 주황색 선, 2023년은 두꺼운 노란색 선으로, 다른 모든 연도는 얇은 회색 선으로 표시되었습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C3S)

 

지역 내 냉각·고온 공존…기후불안정성 우려 높아 ⏳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라니냐 현상이 시작됐음에도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UCL)의 빌 맥과이어 명예교수는 “1월 데이터는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발렌시아 홍수와 로스앤젤레스 대형 산불을 볼 때 위험한 수준의 기후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기후 전략책임자인 사만다 버지스는 “지난 2년간 관측된 기록적인 기온이 열대 태평양의 라니냐 조건 발달과 그에 따른 일시적 냉각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라니냐로 인한 냉각 효과와 비정상적 고온이 한 지역 내에서도 혼재해 나타나는 점도 우려를 높입니다.

남부·동부 유럽과 러시아 서부에서는 지난 30년간(1991~2020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기온이 관측되었습니다. 반면, 아이슬란드·영국·아일랜드·프랑스 북부·북부 유럽(페노스칸디아) 지역은 평균 이하의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북극해 얼음 면적은 1월 기준 평균보다 6% 감소해 2018년 1월과 함께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달리 남극 해빙 면적은 지난 2년(2023~2024년)의 기록적인 감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평균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편차는 기후변화가 단순한 온난화를 넘어 기후 패턴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맥과이어 교수는 “현재의 기온 상승 추세는 기후변화의 가속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하며, “특히 라니냐 조건에서도 지속되는 고온 현상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 의지, ‘2035 NDC’서 확인될까 🌍

전문가들은 2025년 1월의 기록적인 기온이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라니냐의 자연적 냉각 효과마저 상쇄할 만큼 강력해진 온난화 추세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지스 기후전략 책임자의 언급처럼, 전 세계 해양의 지속적인 온도 상승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해양은 지구 기후시스템의 핵심 요소로, 해수온 상승은 ▲기상 패턴 교란 ▲해수면 상승 ▲해양 생태계 파괴 등 연쇄적인 환경 문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후변화가 ‘발생 가능한 위험’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위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1월의 데이터는 그간 과학자들이 경고해 온 기후변화의 가속화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백한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의 기후대응 의지가 후퇴하는 모습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파리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약 탈퇴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가 다른 국가의 기후대응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례로 이미 캐나다의 경우 작년 12월, 낮은 수준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시해 비판받았습니다. 당시 제출안은 2005년 대비 45~50% 감축으로, 정부 고문 기관의 권고인 50~55%보다 매우 낮았습니다. 캐나다의 2030 NDC는 2005년 대비 40~45% 감축입니다.

모든 당사국은 파리협정에 따라 올해 9월까지 2035 NDC를 제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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