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최악의 캐나다 산불, 美 동부 기후테크 확장에 전화위복 될 수 있다고?

“최악의 산불 경험, 주택 전기화 솔루션으로 이어져”

캐나다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초대형 산불로 한국 국토의 40%에 달하는 430만 헥타르(㏊)가 소실됐습니다.

15일(현지시각) 캐나다 산불 정보 시스템(CWFIS)에 의하면, 올해 산불로 인한 피해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13배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캐나다 산림청은 이에 대해 “(올해 산불은) 이례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산불은 캐나다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와 동부 퀘벡주에서도 수백 건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산불로 인한 연기는 북미 동부 및 중서부 전역에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캐나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로 인해 미국 뉴욕의 하늘이 주홍색으로 변했고, 뉴욕시 공기질지수(AQI)가 342까지 치솟아 세계 주요 도시 중 1위에 올랐습니다.

최대 500까지 측정하는 이 지수는 300을 넘으면 ‘위험’ 수위로 분류됩니다.

캐나다와 미국 양국 정상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과 가뭄 때문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이번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극심하게 상기시키는 또 다른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2018·2020 미국 최악의 산불 계기로 기후테크 83% 성장해! 📈

한편, 캐나다 산불을 계기로 북미 동부 지역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산불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현상에 대한 직접경험이 대중의 인식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합니다.

앤서니 레제로비츠 예일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경험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며 연기로 덮인 주황빛 하늘은 기후변화를 “구체적이고 (자신과)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라 밝혔습니다.

2021년 미국 프린스턴대 또한 이상기후로 인한 경험이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연구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 정보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018년과 2020년 미국 서부 지역의 산불 피해 경험이 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증가에 영향이 끼쳤다고 분석했다. ©TechCrunch 제공, greenium 재가공

실제로 대형 산불을 계기로 미국 서부 지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증가했단 분석도 나왔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2018년과 2020년의 산불 피해 경험으로 인해 미국 서부와 인근 지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숫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8년과 2020년, 장기간 대형산불이 일어니 큰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특히, 2020년 산불의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의 26배에 달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테크크런치에 의하면, 미국 서부 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2018년 전후로 50%, 2020년 전후로는 83%나 성장했습니다.

같은기간 전체 스타트업의 평균 성장률이 2018년 전후 33%, 2020년 전후 40%인 것과 비교됩니다.

이러한 증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 동부에서만 내년 30~35개 가량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테크크런치는 밝혔습니다.

 

▲ 산림 복원 스타트업 바이브런트플래닛의 앨리슨 울프 CEO는 2018년의 산불을 계기로 기후테크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한다. ©Vibrant Planet

전직 ‘넷플릭스 마케터’가 설립한 산림복원 스타트업 ‘바이브런트플래닛’ 🌲

실제로 미 서부 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설립자 상당수는 자신들이 겪은 산불 피해 경험이 스타트업을 세우거나, 사업을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합니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20여년간 넷플릭스, 페이스북(현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온 마케팅 전문가가 ‘자연복원’이란 분야에 뛰어든 계기도 2018년 산불 때문입니다.

산림복원 스타트업인 바이브런트플래닛(Vibrant Planet)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리슨 울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2018년 산불을 겪은 후,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알게 된 기후과학자, 토지관리자, 보험업계 종사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결과, 산불이 기후와 관련된 문제이며 해결하기 위해서는 ‘숲을 더 빨리 복원해야 한다’는 해답을 얻었습니다.

 

▲ 바이브런트플래닛의 산림 복원 플랫폼 랜드텐더를 개발에는 유명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출신의 개발 인력이 참여했다. ©Vibrant Planet

이에 2020년 바이브런트플래닛을 세운 울프 CEO는 산림 복원 플랫폼 ‘랜드텐더(Land Tender)’를 출시했습니다.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AI), 인공위성 이미지 등을 사용해 산림 관리지역의 복원력과 위험을 평가하고, 복원 시나리오도 생성·비교해주는 플랫폼입니다.

울프 CEO는 이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페이스북, 리프트, 넷플릭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인력을 끌어들였습니다. 생태학자, 산림전문가, 지리공간 전문가 그리고 개발인력이 참여해 1년여에 걸쳐 개발했습니다.

그는 실리콘밸리 최고의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었던 까닭 또한 산불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서부 전역에 산불이 산발했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많은 사람 이의 관심이 쏠려있었단 것.

 

▲ 산불복구 스타트업 마스트의 그랜트 카나리 CEO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경험을 계기로 더 많은 미국 동부 지역 주민들이 기후테크로 이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Grant Canary, 링크드인 갈무리

TO. “산불의 무서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동부 사람들에게” ✉️

2016년 미국 시애틀에서 설립된 산불복구 스타트업 ‘마스트 리포레스트레이션(이하 마스트)’. 그리니엄에서도 사명 변경 전, 드론시드(DroneSeed)란 이름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마스트는 드론을 이용해 빠르게 재조림 하는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캐나다 산불 연기가 미 동부 지역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한 지난 6일(현지시각), 그랜트 카나리 마스트 CEO는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번 산불을 계기로 더 많은 동부 지역 주민들이 기후테크 산업으로 이직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카라니 CEO는 SNS에 “2020년 (서부 산불에) 공감을 표했지만 주홍색 연기의 하늘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호소했습니다. 그는 “이것(산불)이 많은 (서부) 사람들이 2020년 경력을 기후(산업)로 변경한 원인”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테크에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한편, 2020년 산불은 마스트가 사명을 바꾸고 사업을 전환하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마스트가 아직 드론시드였던 당시, 너무나 거대해진 산불에 드론 재조림 사업의 문제를 발견한 것. 산불이 캘리포니아를 넘어 여러 주로 확산되자 산림복원을 의한 종자 자체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카나리 CEO는 종묘기업 실버시드를 인수합니다. 이후로도 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느낀 카나리 CEO. 지난 3월에는 캘리포니아 최대 종묘장인 ‘칼포레스트(Cal Forest Nurseries)’를 인수하고 사명도 변경했습니다.

이후 마스트는 세계 최초로 종자 생산부터 재조림까지 수직 통합된 원스톱 산불복구 기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 왼쪽부터 주택 전기화 스타트업 코퍼필드의 공동설립자 제시 본과 마크 웡. ©Kopperfield

코퍼필드 “최악의 산불 경험, 주택 전기화 솔루션으로 이어져” ⚡

산불이 기후테크 산업 중에서도 산림 분야에만 촉매제가 된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유니콘 핀테크 스타트업 스프라이트(Stripe)에서 경력을 쌓은 마크 웡.

그는 전기차 충전기, 히트펌프, 태양광패널 등 주택 전기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코퍼필드(Kopperfield)의 공동설립자 겸 CEO입니다.

그가 산불과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이들과의 대화였습니다. 그는 2020년 캘리포니아 산불 당시, 산불이 왜 일어났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스스로에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기후변화를 공부하고 솔루션을 찾던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습니다. 자신의 집을 전기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경험이, 사실은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2021년 주택 전기화 플랫폼 코퍼필드를 설립한 것.

웡 CEO는 먼저 미국 11개 도시에서 가정 내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출시했고, 향후 가정용 전기온수기, 히트펌프, 태양광패널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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