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최대 철강기업 사브, 미국 녹색철강 프로젝트서 소리 소문 없이 철수

수소공급 협력사 하이스토어, 홈페이지 접속 불가능 상태

스웨덴 최대 철강기업 사브(SSAB)가 추진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원했던 미국 대형 녹색철강 프로젝트가 중단됐습니다.

사브는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미국 내 녹색철강 생산시설 건설을 계획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브가 돌연 미 에너지부와의 자금조달 협상에서 철수한 것입니다.

해당 소식은 기후전문매체 카나리미디어를 통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처음으로 전해졌습니다.

17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사브의 협력사인 ‘하이스토어에너지(Hy Stor Energy·이하 하이스토어)’의 경우 홈페이지 접속도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 정부 5억 달러 약속에도 철수 “이번에도 트럼프 효과?”

사브는 수소환원제철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릿(Hybrit)’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작년 8월 해당 기술의 파일럿 단계를 완료하며 상용화에 다가섰습니다. 목표는 2026년부터 하이브릿 기술 기반의 녹색철강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미국 미시시피주의 녹색철강 생산시설 건설은 그 계획의 일환이었습니다.

미 에너지부도 적극 지원에 나섰습니다. 작년 3월 산업 탈탄소화 60억 달러(약 8조 7,400억 원) 투자 중 5억 달러(약 7,300억 원)를 사브에 지원한 것입니다.

단,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사브 역시 프로젝트 전체 비용의 50% 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후 사브가 미 에너지부와의 협상에서 언제 철수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사측은 복수의 외신 인터뷰에서 ‘더 이상 에너지부와의 계약 완료를 위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너지부와 기술교류, 수소, 청정에너지, 장비 공급망 등과 관련된 다른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사브의 설명입니다.

사측은 협상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사측이 “자세한 설명은 거부했다”면서도 이번 소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나왔단 점을 짚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을 뒤엎을 수 있단 우려가 작동했을 수 있단 분석입니다.

 

수소공급사 하이스토어 부진 영향 “설립자도 떠났다”

핵심 협력사인 하이스토어가 고전하고 있단 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습니다.

2021년 설립된 재생에너지 기업 하이스토어는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청정수소허브 프로젝트를 개발해 왔습니다. 사브 역시 하이스토어의 청정수소허브로부터 수소를 공급받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이스토어의 프로젝트는 2023년 10월 미국 정부의 지원 프로젝트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른바 ‘지역 청정수소 허브(H2 허브) 프로젝트’입니다. 선정된 지역은 최대 12억 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작년 9월 하이스토어가 수소 생산을 위한 전해조 공급계약을 취소했단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노르웨이 전해조 기업 넬과 체결한 1기가와트(GW) 이상의 전해조 공급계약이었습니다.

현재 하이스토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하이스토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로라 루스 역시 회사를 떠난 상황입니다. 그의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그는 작년 10월 하이스토어를 퇴직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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