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청정수소 허브 7곳을 선정해 모두 70억 달러(약 9조 5,000억원)를 지원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청정수소 생산 및 사용 가속화를 위한 ‘지역 청정수소 허브(H2 허브) 프로젝트’ 선정 지역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애팔래치아 수소 허브’를 포함해 미국 16개 주에 걸처 7개 프로젝트가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선정된 지역 청정수소 허브는 1곳 당 최소 7억 5,000만 달러(약 1조원)에서 최대 12억 달러(약 1조 6,0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됩니다. 정부 지원금은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에 의해 지원됩니다.
청정수소란 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거나 낮은 수소를 말합니다.
美 정부, H2 허브로 청정수소 생산·사용 촉진…“전국 네트워크 구축 핵심” 🗺️
H2 허브는 지난 6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공개한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이하 국가 청정수소 전략)’의 일환입니다.
당시 DOE는 중화학공업·중장비 운송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의 탄소중립을 돕고자 청정수소의 사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청정수소 연간 생산량 1,000만 톤 및 생산비용 1kg당 1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계획이 바로 H2 허브입니다. DOE는 미 전역에 6~10개 H2 허브를 세울 것이라고 밝히며, 이를 위해 80억 달러(약 10조원)의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서 지원금은 70억 달러로 감액됐습니다.
청정수소 생산량·성장잠재력·지역사회 혜택 등 종합 고려돼 👀
DOE는 H2 허브 선정 기준으로 ▲청정수소 일일 50~100톤 생산 ▲성장잠재력 ▲시장경쟁력 ▲프로젝트 협력사 ▲지역사회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청정수소에는 재생에너지·원자력 기반의 수전해 수소(그린수소·핑크수소)와 함께 탄소포집이 적용된 천연가스 기반 블루수소가 포함됩니다.
DOE는 H2 허브가 미국 수소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기간시설의 총집합체란 점을 강조합니다.
실제 선정된 프로젝트들을 각각 살펴보면 기반 지역의 수소생산 기업뿐만 아니라 유통 기업, 철강·운송 등 수요처가 포함됩니다.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 지역사회 또한 공동으로 참여하거나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번 정부 자금으로 약 430억 달러(약 58조원)의 민간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단 백악관 고위인사의 논평을 전했습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79곳 중 7곳 선정 “어떤 곳들 선정됐나?” 🤔
DOE는 이번 프로젝트 신청에는 약 79개의 제안이 몰렸다고 밝혔습니다. 각 프로젝트 당 10억 달러에 이르는 지원금에 미국 주들 간의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이중 33개 프로젝트 대상으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한 끝에 16개 주에 걸친 7개 프로젝트가 선정됐습니다. 7개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애팔래치아 수소 허브 ②캘리포니아 수소 허브 ③걸프 연안 수소 허브 ④하트랜드 수소 허브 ⑤대서양 중부 수소 허브 ⑥중서부 수소 허브 ⑦태평양 북서부 수소 허브 등입니다.
각 H2 허브는 그린·블루·핑크수소 중 조건과 상황에 맞는 청정수소를 생산합니다. 청정수소라면 수소 종류 구분 없이 생산이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7개 H2 허브 중 3곳은 그린수소를 중점으로 운영하고 4곳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생산을 포함합니다. 이 중 2곳은 원자력발전을 활용한 핑크수소도 함께 생산합니다.
DOE는 7개 H2 허브가 모두 구축될 경우, 일일 8,000톤·연간 300만 톤의 청정수소가 생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미국 국가 청정수소 전략에서 제시한 2030년 목표 연간 생산량의 30%에 달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H2 허브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5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내연자동차 550만 대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합니다.
또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일자리 33만여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DOE는 덧붙였습니다.
CCS 실현가능성·석유기업 수혜 논란 과제로 남아 💬
선정된 H2 허브 프로젝트는 향후 설계 및 개발, 건설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단, 그에 앞서 해결되야 하는 과제들도 있습니다.
먼저 천연가스 기반 블루수소는 청정수소로 인정받기 위해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탄소배출량을 낮춰야 합니다. CCS(탄소포집·저장) 관련 탄소포집 기술 대부분이 실증 단계인 상황에서 상업적 규모로 블루수소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블루수소 기반 H2 허브 프로젝트의 주요 참여 기업에 엑손모빌·셰브론 등 화석에너지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논란입니다.
한편, 수소가 재생에너지·원전 등을 통해 만드는 2차 에너지란 점에서 다른 산업의 탈탄소화를 도울 수 있는 무탄소·저탄소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