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지속가능항공유 29억 달러 대출 보증 발표

중서부 SAF 확장, CCS 프로젝트에 달려

미국 정부가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PO)은 자국 SAF 업체 2곳에 총 29억 달러(약 4조 원) 상당의 조건부 대출 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23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미국 에너지부가 SAF 기업에 대출 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LPO는 미국 내 청정에너지 확대를 위해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기반시설)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대형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배터리·가상발전소(VPP)·연료전지 생산 등이 주로 지원 대상이었습니다.

이번 지원 기업은 폐식용유 SAF 기업 ‘몬태나 리뉴어블(이하 몬태나)’과 바이오에탄올 SAF 기업 ‘제보’입니다. 각각 14억 달러(약 1조 9,300억 원)와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대출 보증이 제공됩니다.

두 기업이 관련 기술과 법 그리고 환경 조건 등을 충족해야 대출이 최종적으로 전달됩니다.

에너지부는 “SAF 생산 증가에 미국 운송·산업 부문 탈탄소화가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지원 취지를 밝혔습니다. SAF는 추가 설비나 개조 없이 기존 항공기에 바로 사용 가능한 탈탄소화 수단입니다.

이어 에너지부는 “(SAF 확대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농업 지역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몬태나 리뉴어블|SAF 연 3억 배럴 목표 📢

먼저 몬태나입니다. 회사는 본사가 위치한 미 북서부 몬태나주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SAF와 재생디젤 등의 제품을 생산합니다.

당초 에너지 기업 칼루멧의 자회사였으나 2021년 분할됐습니다. 현재는 연간 3,000만 갤런의 SAF를 생산하는 북미 최대 SAF 기업입니다.

사측은 이번 대출 보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맥스SAF(MaxSAF)’란 시설을 확장하는 작업에 사용한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하루 최대 4,000배럴 수준의 SAF 생산용량을 하루 1만 5000배럴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총 14억 달러의 대출 보증은 2단계로 진행됩니다. 우선 올해 4분기까지 7억 7,800만 달러(약 1조 원)가 제공됩니다. 나머지 금액은 2025년 확장시설 건설이 시작되면 제공됩니다.

몬태나 측은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2028년까지 연간 SAF 생산량을 연간 3억 갤런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 제보는 재생농업과 풍력발전, 재생 천연가스 등을 기반으로 전주기 탄소중립 SAF 생산을 목표로 한다. ©Zevo

제보|재생농업+풍력+RNG로 탄소중립 목표

제보는 15억 달러 규모의 대출 보증을 제공받습니다. 2005년 설립된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입니다.

목표는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에 연간 6,500만 갤런의 재생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제보 넷제로 1(Zevo Net Zero 1)’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몬태나와 비교하면 대출 규모 대비 목표 생산량이 매우 적습니다. 이는 생산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보는 옥수수를 원료로 SAF를 생산합니다. 옥수수를 발효해 얻은 에탄올을 원료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방식은 옥수수 재배 과정에서 비료·살충제가 사용돼 탄소배출량이 높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사측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재생농업으로 재배된 옥수수를 원료로 사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생농업이란 토양의 탄소격리 능력을 증가시키는 농법을 말합니다.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전력의 70%는 인근 풍력발전소에서 공급받습니다. 열에너지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축산분뇨로 만든 ‘재생천연가스(RNG)’를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자사의 SAF가 전주기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사측은 설명했습니다.

 

지속가능항공유 첫 대출 보증, 지원사격 본격 신호탄 ⚖️

한편,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가 SAF 생산 확대에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단 것을 보여줍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AF 연간 생산량을 2030년 30억 갤런, 2050년까지 350억 갤런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미국 정부는 SAF 관련 정책을 대거 쏟아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지난 5월에는 ‘SAF 세액공제 지침 세부규정 개정안’입니다.

갤런당 최대 1.75달러(약 2,400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해 SAF 생산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습니다.

지난 8월 미 연방항공청(FAA)이 총 2억 9,100만 달러(약 4,020억 원)의 SAF 보조금도 발표했습니다. SAF 생산 프로젝트 22개, 저배출 항공 기술개발 프로젝트 14개가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미드웨스트 카본 익스프레스 프로젝트’는 미국 중서부 5개주에 걸쳐 옥수수 에탄올 생산시설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ummit Carbon Solution

“SAF 확장, CCS 프로젝트에 달렸다?” 🤔

미국 정부의 계획과 달리 SAF 생산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옥수수 기반 SAF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연계된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 다수가 좌초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옥수수 기반 SAF는 여러 SAF 생산 방식 중에서도 잠재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습니다. 현재 주류 방식인 폐식용유는 원료 수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풍부한 옥수수 에탄올과 대규모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를 더해 SAF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미드웨스트 카본 익스프레스(Midwest Carbon Express)’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미국 중서부 5개주 내 32개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옥수수 기반 SAF의 높은 탄소배출량을 CCS로 상쇄하는 동시에 SAF 세액공제의 배출량 기준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포집된 탄소를 운송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이 주민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단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지원 대상 기업인 제보도 현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CCS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제보 넷제로 1 시설이 경제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이에 지난달 사측은 위험 분산을 위해 지하저장 시설이 포함된 에탄올 공장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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