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지수가 처음으로 2만 선을 돌파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자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푼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1일(이하 현지시각) 전 거래일보다 347.65(1.77%) 오른 2만 34.90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지수가 2만 선을 넘은 것은 1971년 지수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나스닥지수의 상승률은 올해 들어 33%에 이릅니다.
노동부는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10월 수치와 비교해 1%p(퍼센트포인트) 높아진 것이기는 하나, 시장 예측치와 대체로 일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오는 12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의 판단이 기울었습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다음주(12월 3주차)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할 확률을 94.9%로 보고 있습니다.
애플·알파벳·메타·테슬라 등 M7 종목 다수, 사상 최고치 📈
빅테크 기업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중 5종목이 장중 신고가를 수립해 역시 나스닥지수 오름세를 주도했습니다. M7은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7대 대형 기술주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먼저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250.8달러(약 35만 9,370원)까지 올랐습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경우 195.40달러(약 28만 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알파벳은 초고성능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 덕에 이틀째 강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알파벳은 인공지능(AI) ‘제미나이 버전 2.0’을 공개하며 주자가 오름세입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632.68달러(약 90만 6,750원)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아마존 역시 230.26달러(약 33만 원)로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424.77달러(약 60만 8,730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테슬라는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명됐다는 소식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단, 올해 7월 5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467.56달러(약 67만 원)와 비교해 갈 길이 멉니다.
엔비디아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 착수 소식으로 인해 하락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트럼프 2기 규제완화·재무장관 임명에 투자심리 ↑ 💰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규제완화 정책을 시사한 것 역시 나스닥지수 강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AI와 자율주행하 등 주요 산업의 기술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입니다.
여기에 헤지펀드 창업자 출신인 스콧 베센트를 미국 재무장관으로 지명한 것 역시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베센트 장관 내정인은 해지펀드 업계 대부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소로스 펀드’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한 이력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자문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의 10% 보편관세·60% 대(對)중국 관세정책을 일거에 도입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대신 협상을 통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급진적인 경제정책 시행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규제완화 시사가 이어지자 월가 내 투자심리가 자극됐다는 겁니다.
미국 스파르탄캐피털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피터 카딜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나스닥이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49.28(0.82%) 오른 6,084.19로 마감했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2025년 말까지 S&P500 지수가 6,50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도이치뱅크의 경우 더 높은 7,00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단, 같은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9.27(0.22%) 내린 4만 4148.5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마트·맥도날드 등 소비재 위주 대기업이 포함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