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인선 완료…“다중위기 시대 ‘회색 코뿔소’가 온다”

일시적 경제성장 전망…중장기적 정정불안 가능성 높아

2025년 1월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내각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의 공통점은 성장 지속과 규제 개혁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정책 불확실성과 시스템 리스크 그리고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회색 코뿔소(Grey Rhino)’ 유형의 위기가 동시 발생하는 ‘다중위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다중위기의 시대, 회색 코뿔소가 온다’라는 제목의 논단을 9일 하나금융연구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특정 위험의 징조가 계속 나타나 사전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을 간과하여 온전히 대응하지 못한 상황을 회색 코뿔소로 표현합니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엄청난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대조되는 개념입니다.

김 전문위원은 “트럼프 2기 시대에 내재한 복합적 위험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2기 내각 이전과 어떻게 다르나? 🤔

트럼프 1기 내각의 경우 전통적인 공화당원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외쳤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중점적으로 추진합니다. 이는 강력한 미국 중심주의, 즉 미국 우선주의를 말합니다.

2기 내각의 경우 이전보다 외연이 더 넓어졌습니다.

미국 외교·안보·이민·법무 등 내부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충성파로 채워졌습니다.

통상정책을 관장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는 강경한 관세론자를 내정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는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힙니다. 이와 달리 경제팀 전반에는 감세와 규제완화 등 전통적인 공화당의 의제를 중시하는 인사들이 주축이 됐습니다.

차기 노동장관으로 발탁된 로리 차베스-디레머 하원의원(공화당·오리건)의 경우 친(親)노동 성향을 보여온 인물입니다. 김 전문위원은 “다인종 노동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작 미국 정부의 개혁을 주도할 인사들로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같은 기술자유주의자를 택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입니다.

 

‘마가’ 기조 속 경제성장·규제완화·정부개혁 추진 전망 💸

김 전문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각 인선은) 향후 마가 아젠다를 추진해도 경제성장·물가안정·증시 부양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에 스콧 베센트를 내정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베센트 장관 내정인은 해지펀드 업계 대부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소로스 펀드’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는 작년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자문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소수자인 베센트 장관 내정인은 그간 동성애를 반대해 온 트럼프 당선인과 강성 지지층 모두가 불편해할 인물입니다.

이념 성향 등이 다소 배치되는 인물들도 발탁했다는 건 개방적인 방식으로 경제를 이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향후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단 금융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따른 세계 경제를 비교적 낙관하고 있습니다. 김 전문위원은 “세계를 상대로 관세부과를 협박해도 대부분 협상용일 것이란 판단 속에 대중관세 인상폭은 10% 내외가 될 것”이라며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예측 불확실성·정책 불확실성·시스템 위협 등 변수 ↑” 📈

여기서 떠올려야 하는 것이 ‘회색 코뿔소’입니다.

김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예측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트럼프에게 호의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만이 아닌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상대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민자 추방이나 규제완화 그리고 정부 개혁 등은 다른 의제들과 법적 분쟁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해당 의제들의 경우 추진에 따른 충격을 현시점에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정부효율부가 추진할 연방정부 개혁의 ‘프로젝트 2025’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 청사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전문위원은 “초강경 극우 보수의 논리로 점철된 프로젝트 2025의 행정국가 해체론, 대통령 권한 강화론 등과도 연결돼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연방공무원 해고, 정부기관 축소·폐지 등은 미국 사회를 정정불안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라고 김 전문위원은 평가했습니다.

김 전문위원은 “시장이나 실물경제는 불확실성과 상극”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감세·규제완화 등의 기대감으로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규제완화로 시스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머스크 CEO는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일체 규제를 해방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 전문위원은 “규제 없는 빅테크나 시장은 언제든 시스템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정책들로 인해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2기서 회색 코뿔소 유형 위기 ‘동시’ 발생 가능” 🗺️

여러 불확실성을 모두 고려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불안정성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김 전문위원의 결론입니다.

그는 일시적으로는 성장과 개혁 간의 절묘한 균형에 성공해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경기과열 ▲물가 재상승 ▲금융시스템 균열 ▲미국 내 정정불안 ▲지정학적 충돌 같은 위기가 순차적 혹은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다중위기 상황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가 다시 발생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자간협력이 약해져 공급망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김 전문위원은 “미리 감지되지만 마땅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 대응하기 어려운 회색 코뿔소 유형의 위기가 복수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산업

트럼프 손잡은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 “AI 인프라 5000억 달러 투자”

그린비즈, 정책

트럼프 취임 첫날 쏟아진 행정명령 “역대 대통령 중 최다”

그린비즈, 정책

트럼프 신규 풍력발전 전면적 일시 중단 선언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