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 출범…2029년까지 EU 책임질 집행위원은?

유럽의회 정치그룹 내 갈등 속 한때 출범 지연 우려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을 이끌 차기 집행위원회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본격 출범했습니다.

연임에 성공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중심으로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가 이날부터 시작된 겁니다.

집행위원은 행정부로 치면 국무위원에 해당합니다. 지역·성별·담당 업무를 고려해 EU 27개 회원국에 1자리씩 할당됩니다.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EU 회원국 출신 인사 1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됩니다.

앞서 유럽의회는 11월부터 차기 집행위원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27일 투표를 통해 차기 집행위 출범을 승인했습니다. 찬성 370표 대 반대 282표로 과반수의 찬성으로 승인됐습니다. 기권은 36표에 그쳤습니다.

단, 이는 폰데어라이엔 1기 당시 유럽의회 승인 투표 결과(찬성 461표, 반대 157표, 기권 89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찬성률입니다. 유럽의회가 집행위 승인 투표권을 얻은 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찬성률이기도 합니다.

 

 

유럽의회 기싸움 속 한때 출범 지연 우려 🤔

앞서 실시된 청문회 과정에서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교섭단체) 간 ‘기싸움’ 여파로 집행위원 후보 26명 중 7명에 대한 승인이 한때 보류됐습니다. 이 때문에 폰데어라이엔 2기가 12월에 제때 출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유럽의회 내 규정상 후보들은 각자 청문회에서 승인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후 모두가 승인을 받아야만 본회의에서 표결이 가능합니다.

중도우파 성향이자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은 테레사 리베라 청정·공정·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의 임명을 보류하려 했습니다.

그가 맡은 직위는 사실상 EU 2인자 자리에 해당합니다. EU 역내 탄소중립 달성과 경제 혁신 나아가 역내 산업 보호란 3가지 역할을 요구받는 직책입니다.

리베라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기후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여러 굵직한 기후정책을 발의했을뿐더러, 연례 기후총회에서도 국가간 협상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EPP 소속 일부 스페인 의원들은 최근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발렌시아 홍수 참사 사태에 책임이 당시 리베라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중도좌파 정치그룹이자 제2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 소속입니다. 이를 두고 S&D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EPP가 본인들이 낸 후보 승인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직접 뽑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역시 EPP 소속입니다.

반면, S&D 소속 일부 의원들은 극우성향의 ‘유럽보수와개혁(ECR)’ 소속 라파엘레 피토 결속력 강화·개혁 담당 및 수석 부집행위원장 임명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극우성향의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PfE)’ 소속 올리베르 바르헬리 보건·동물복지 담당 집행위원 승인에도 반대했습니다. EU를 이끌 집행위의 주요 직책에 극우인사가 맡는 것에 우려를 표한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청문회 내내 EU 정책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이유로 갈등을 빚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다 지난 20일 유럽의회 내 주요 정치그룹간 회의에서 유보된 7명의 후보를 일괄 승인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후 집행위원단 최종 표결이 본회의 안건에 상정 후 가까스로 통과된 겁니다.

 

▲ 1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새 집행위원회가 출범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집행위 27명 중 12명이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소속이다. ©그리니엄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 이전보다 한층 더 보수화 🏛️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는 이전과 비교해 주요 정책이 한층 더 보수화될 띌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만브레드 베버 EPP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차기 집행위 구성에) EPP가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며 “EU의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필요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새 집행위에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중도우파 성향의 EPP 소속이 전체 27명 중 12명을 차지합니다. 이어 중도 성향의 ‘리뉴유럽(자유당그룹)’이 5명, 중도좌파 성향의 S&D가 4인입니다. 극우성향의 ECR과 PfE은 각각 1명입니다. 나머지 4명은 무소속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표결 후 “이번에 꾸려진 집행위는 EU 역사상 중요한 시점에 적합한 팀”이라고 피력했습니다.

기후·탄소중립 담당 집행위원은 붑커 훅스트라가 연임합니다. 환경·수자원·순환경제 담당 집행위원에는 제시카 로스웰이 임명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EPP 소속입니다. 리베라 수석 부집행위원을 제외하면 차기 EU 집행위의 기후·환경정책을 담당할 인원 상당수가 중도우파 성향에 가깝습니다.

스테판 세주르네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비롯해 신산업정책을 모두 총괄합니다.

한편, 집행위는 출범 후 100일 안으로 ‘청정산업협정’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량 억제 노력을 지원하는 동시에 EU 역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의 핵심 정책으로 꼽힙니다.

철강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의 탈탄소화 가속화를 위해 행정절차 간소화와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리베라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설계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정산업협정은 이르면 2025년 2월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EU, 경쟁력 강화 위해선 연간 8000억 유로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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