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에너지 13억 유로 규모 순수익 기록…풍력터빈 불량 문제 일부 해소

RWE 등 재생에너지 기업, 트럼프 재집권 따른 리스크 최소화 나서

독일 에너지 기업 지멘스에너지가 지난 1년간 13억 유로(약 1조 9,090억 원) 규모의 순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지멘스에너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회계연도 실적을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회사가 순수익을 기록할 수 있던 배경에는 전력 변압기 등 기업 탈탄소화에 도움이 되는 기술에 주문이 급증한 덕분이라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지멘스에너지는 2023년 회계연도에만 46억 유로(약 6조 7,745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에 나선 바 있습니다.

당시 지멘스에너지가 인수한 풍력터빈 개발 자회사인 지멘스가메사의 육상풍력발전 터빈에서 높은 불량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안 브루흐 지멘스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지멘스가메사가 너무 많은 것을 숨겼다”며 “(풍력터빈) 품질 문제는 회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해당 문제가 알려진 직후 회사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이후 1년간 지멘스에너지는 자회사인 지멘스가메사의 문제 해결에 주력해 왔습니다.

 

 

지멘스에너지 CEO, 풍력터빈 불량 문제 일부 정리

일단 풍력터빈 문제가 일정 부분 정리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브루흐 CEO는 풍력터빈에서 추가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에 목표로 했던 모든 것을 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풍력터빈 문제가 종식된 것은 아닙니다. 브루흐 CEO는 “(풍력터빈)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는 끝이 없다”며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멘스가메사는 2024년 회계연도에 4억 7,200만 유로(약 6,930억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6억 7,000만 유로(약 9,835억 원) 규모의 손실보다는 소폭 줄어든 겁니다.

사측은 기존의 불량 문제로 인해 추가 지불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실적 개선 덕에 지멘스에너지의 주가는 같은날 46.33유로(약 6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12일) 대비 19%나 상승한 겁니다.

도이체은행의 게일 드브레이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최근 3개월간 지멘스에너지의 주가가 60% 상승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은행이 투자자들에게 “지멘스에너지의 주가가 여전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따른 해상풍력 사업 리스크 최소화 나서 🏛️

한편, 브루흐 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한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유세 중 집권 첫날 해상풍력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멘스에너지는 작년에만 미국 제조 시설에 5억 달러(약 6,980억 원)를 투자했습니다. 총 4.2GW(기가와트) 용량의 풍력터빈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브루흐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향후 미국 내 해상풍력설비의 승인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단, 이미 승인받은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미국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안전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습니다. 주정부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든 덕분입니다.

그의 발언은 같은날(13일) 독일 에너지 기업 RWE 리뉴얼블즈(이하 RWE)가 향후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550억 유로(약 80조 원) 규모 축소한다고 밝힌 직후 나와 주목받았습니다.

RWE는 대선 결과로 인해 미국 내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계획상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기존 프로젝트들 역시 계획대로 실행될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FT는 “트럼프의 승리가 녹색에너지로의 전환을 어떻게 방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 중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에너지 기업 GE 베르노바 역시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신규 해상풍력 터빈을 주문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E 베르노바는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3위 풍력터빈 제조업체입니다.

스콧 스트래직 CEO는 FT에 “기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2년간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측은 올해 9월 해상풍력사업부를 축소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GE 베르노바는 미국 내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블레이드(날개) 파손 사고를 겪었습니다. 또 회사가 만든 다른 블레이드들 역시 유사한 제조 결함이 발견돼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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