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가 주요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취소했습니다.
뉴욕주 에너지연구개발청(NYSERDA)은 2023년 10월 임시 보조금을 수여한 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 3건이 최종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어텐티브 에너지 원 ▲커뮤니티 오프쇼어 윈드 ▲엑셀시어 윈드 등입니다.
당초 3개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주는 4,032MW(메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을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뉴욕주가 2035년 목표로 세운 해상풍력 9GW(기가와트)의 45%가량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프로젝트가 대거 취소됨에 따라, 미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해상풍력 확대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25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프로젝트 취소 이유에 대해 뉴욕 주정부는 “임시 선정자와 파트너 사이에 기술 및 상업적 복잡성이 발생해 임시 선정자가 조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주는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해상풍력 프로젝트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정부는 공급업체의 계획 변경 때문에 취소가 불가피했단 입장입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풍력업계가 겪은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035년 9GW 목표 세운 美 뉴욕주,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좌초 💨
뉴욕주는 해상풍력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대거 추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30GW 설치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습니다. IRA에 따라 해상풍력 프로젝트 비용의 30% 이상을 세액공제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품을 미 역내에서 생산할 경우 그에 따른 세액공제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뉴욕 주정부로서 해상풍력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2019년 주의회를 통과한 ‘기후 리더십 및 지역사회 보호법(기후법)’에 따르면, 뉴욕주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7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합니다.
이에 뉴욕 주정부는 2035년까지 9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단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주가 개발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는 총 8건입니다.
허나, 이번에 취소된 프로젝트는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인 작년 10월에 발표된 프로젝트입니다.
1️⃣ 어텐티브 에너지원(Attentive Energy One)
- 규모|1,404GW
- 개발사|토탈에너지, 라이즈 라이트 앤 파워, 코리오제너레이션
2️⃣ 커뮤니티 오프쇼어 윈드(Community Offshore Wind)
- 규모|1,314GW
- 개발사|RWE 오프쇼어 리뉴어블, 내셔널그리드벤처
3️⃣ 엑셀시어 윈드(Excelsior Wind)
- 규모|1,314GW
- 개발사|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 빈야드 오프쇼어
뉴욕주가 돌연 프로젝트 계획 취소한 까닭? “GE 터빈 설계 변경 때문” 🗽
당초 위 3개 프로젝트 모두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2035년 뉴욕주 목표치의 45%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주정부에 의하면, 3개 프로젝트 모두 미국 풍력터빈 제조사인 ‘제너럴일렉트릭 베르노바(GE 베르노바)’에서 개발한 신형 풍력터빈을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주정부는 GE 베르노바에 3억 달러(약 4,1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조건부로 수여했습니다.
3개 프로젝트 개발사 모두, GE 베르노바의 대형 터빈을 기준으로 프로젝트 비용과 환경 영향을 분석해 규제당국에 제출했습니다.
그렇다면 뉴욕주가 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에 최종 결정 없음을 통보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주정부는 풍력터빈 생산기업인 GE 베르노바의 풍력터빈 설계 변경을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GE 베르노바는 당초 18MW 규모의 풍력터빈을 개발 중이었습니다. 이는 역대 생산된 풍력터빈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합니다.
풍력터빈은 클수록 설치 횟수가 감소하고 개발 기간이 줄어듭니다. 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은 자연히 감소합니다. 해당 모델은 2023년 3월 공개됐습니다.
문제는 GE 베르노바가 해당 개발을 취소하며 프로젝트에 중대한 변경이 발생했단 것입니다.
지난 2월 GE 베르노바는 해당 풍력터빈 생산을 취소하면서 불거졌습니다. 18MW급 터빈 대신 15.5MW급의 기존 터빈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해당 소식에 주요 외신은 뉴욕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풍력터빈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더 많은 풍력타워를 설치해야 하고,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 결과, 해상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 최종 선정은 이뤄지지 않으며 향후 경쟁 모집을 추진할 것이라고 뉴욕 주정부는 밝혔습니다.
GE 대형 풍력터빈 취소, 해상풍력 업계 상황 반영됐단 분석 나와 🔍
취소 직후, 개발사 중 한 곳인 빈야드 오프쇼어 대변인이 성명에서 “GE 베르노바가 18MW 설비 제공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주당국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해상풍력 업계가 겪는 어려움이 중첩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간 많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미국 내에서 공급망 문제와 고금리, 비용 상승으로 좌초됐습니다.
지난 1월에도 뉴욕주는 비용 상승 문제로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와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전력거래계약을 해지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풍력터빈 제조사의 손실이 커졌습니다.
스탠더드앤푸드어스(S&P)에 따르면, GE 베르노바는 2023년 한해 약 11억 달러(약 1조 5,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3월 GE 베르노바 경영진은 2년간(2021~2023년) 약 4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 상당의 해상풍력 장비 재고가 쌓여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형 터빈 대신 기존 터빈으로의 집중은 재고 처리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필연적인 선택이었단 것.
한편에서는 대형 풍력터빈 개발 중단이 업계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란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풍력발전 제조사들이 ‘터빈 확장 경쟁’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터빈 대형화가 비용 인하의 강점이 있지만 동시에 공급망의 표준화를 방해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세계 풍력터빈 1위 기업 베스타스의 모르텐 디르홀름 부사장은 “대형 터빈 개발을 중단”해야 하며 “대량생산과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뉴욕주 가동 해상풍력 단 1곳 “목표 달성 가능할까?” 🤔
한편, 이번 취소 소식으로 뉴욕주의 해상풍력 목표 달성에는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의 해상풍력 발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좌절을 의미한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뉴욕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고 풍자하며 “또 다른 기후정책 실패”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주에서 추진한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현재 가동 중인 곳은 ‘사우스 포크 발전단지’ 뿐입니다. 덴마크 풍력 기업 오스테드와 미국 유틸리티 기업 에버소스가 공동 개발해 지난 3월 공식 개장했습니다. 해당 시설은 미국에서는 최초의 상업 규모 해상풍력발전소로 주목받았습니다.
물론 이 시설은 130MW 규모의 소형 프로젝트였단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뉴욕주에서 추진되는 나머지 7개 프로젝트의 규모는 해당 발전소의 최소 6배에서 10배를 넘습니다.
그럼에도 주정부는 빠른 경매를 통해 해상풍력 목표(9GW)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주정부는 그 사례로 ‘선라이즈 윈드’와 ‘엠파이어 윈드1’ 프로젝트를 언급했습니다.
전력가격 협상 문제로 해당 프로젝트가 취소될뻔 했으나 지난 1월 재입찰을 통해 성공리에 프로젝트를 회생시켰단 것이 주정부의 설명입니다.
금번 취소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새로운 경쟁 입찰을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할 것이라고 주정부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