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등 공급망 공시 관련 국제사회의 흐름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공급망 보고서를 사전에 발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아직 국내 주요 기업이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급망 관리’가 보고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속가능센터장은 한국경제인협회에 이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기고했습니다. 해당 기고문은 ‘공급망 ESG 평가대응 실무와 공급망 보고서 발간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나왔습니다.
유럽연합(EU)이 만든 CSDDD는 국내에서는 ‘공급망실사법’으로 불립니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공급망 내 강제노동, 삼림벌채 등 인권·환경 문제에 있어 기업에게 예방 및 해결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CSDDD는 EU의 여러 정책 중에서도 한국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 공급망 ESG 관리, 자발적 관리 → 의무 변화 추세 ⚖️
24일 보고서에 따르면, 안 센터장은 공급망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가 관리 측면에서 어려운 이유로 크게 2가지를 꼽았습니다.
①공시기준 보편성 부재 ②협력사 자생적 ESG 경영 추진 애로 순입니다.
먼저 ESG 공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표준화된 기준은 없는 상황입니다. 통일된 공시지표가 부재한 탓에 혼란도 여럿 발생했습니다.
안 센터장은 “글로벌 ESG 공시기준은 기업의 자발적 공시를 독려했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 간 공시 수준에 편차가 발생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공시기준마다 협력사나 공급망에 대한 정보공시 기준이 존재하지 않거나 요구하는 세부내용이 상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많은 기업이 공급망 ESG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ESG 경영에 대한 협력사의 준비와 대응수준이 저조한 점에서 발생합니다.
중소·중견기업 대다수는 ESG 경영을 이행하기 위한 예산이나 전문인력이 부족합니다. 정보 수집도 어렵단 뜻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를 관리해야 하는 대기업 역시 영향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안 센터장은 EU를 넘어 각국이 공급망 실사를 법제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공급망 ESG 관리가 이제 기업의 의무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에 그는 “대기업들이 협력사들의 ESG 경영을 위해 재무적·비재무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공급망 관리서 핵심적으로 집중해야 할 단계는? 🤔
그렇다면 공급망 관리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공급망 관리는 총 3단계(①관리기반 구축 ②실사·관리 이행 ③관리성과 공유) 11개 세부과정을 통해 진행됩니다.
안 센터장은 “전체 과정은 통상적인 협력사 ESG 평가와 유사하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ESG 공급망 보고서 작성을 주목적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11개 세부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핵심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단계도 꼽혔습니다.
▲고위험군 식별 ▲개선조치계획(CAP) 도출 ▲공급망 ESG 관리 보고서 작성 순입니다.
고위험군 식별은 말 그대로 현장 점검을 통해 ESG 리스크 개선이 단기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협력사를 선별하는 단계입니다.
선별 직후 개선조치계획이 도출돼야 합니다. ESG 리스크를 즉시 시정할 수 있는 사항과 장기 시정 사항으로 구분한 계획입니다. ESG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안 센터장은 “원청사는 협력사가 제출한 개선조치계획의 적절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하여 승인 또는 재작성을 요청해야 한다”며 “확정된 계획의 이행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제언됐습니다.
작년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ESG 공급망 평가를 수행 중인 기업 26곳 중 18곳은 평가 결과를 구매정책에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인센티브나 페널티가 부여되는 등 반영 방식은 다릅니다.
당시 조사 결과, ESG 공급망 평가 결과를 구매정책에 반영한 18곳 중 페널티를 부과한 곳은 16곳이었습니다.
안 센터장은 “협력사에 인센티브보다 페널티 부여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그는 역설했습니다.
원청사와 협력사 간 ESG 관리방침과 현황에 대한 정보 공유 결과를 기반으로 공급망 보고서를 완성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안 센터장은 설명했습니다.

“공급망 실사 단계적 적용…신속 대응 필요” 🗺️
한편, EU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 역시 CSDDD를 적용받습니다.
직원수 구분 없이 EU 내 순매출액이 4억 5,000만 유로(약 6,665억 원)를 초과하는 기업이 대상입니다.
사실상 국내 주요 대기업 모두가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3년 기준 EU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1만 8,043개입니다. 전체 수출 기업(9만 5,015개) 중 19%를 차지합니다. 이중 대기업은 573개, 중견기업은 1,221개입니다. 나머지 1만 6,249개는 중소기업입니다.
안 센터장은 “(2027년부터) 기업 규모별로 공급망 실사 의무화 조치가 순차 적용될 예정”이라며 “CSDDD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실사 이행 의무화 동향에 맞춰 전사 차원에서 신속히 대응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안 센터장은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을 공시할 경우 CSDDD가 면제된다는 점도 짚은 바 있습니다. CSRD는 EU의 ESG 공시입니다. 2023년 1월 발효됐고, 향후 18개월 안에 27개 EU 회원국은 CSRD를 자국 법률에 법제화해야 합니다.
EU 영향권에 있는 시장에 상장된 주식이나 증권을 보유한 대기업 또한 CSRD의 적용 대상입니다. 국내 상장 대기업 100대 기업 중 최소 30%가 CSRD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CSRD와 CSDDD는 비슷한 지점이 많습니다. 이에 EU는 중복 규제를 피하고자 CSRD 적용 기업의 경우 CSDDD 정보 공개 의무를 면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