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된 이유는 경기둔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때문입니다.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 2,420만 톤(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밝혔습니다.
2022년 잠정 배출량(약 6억 4,280만 톤)과 비교해 4.4% 줄어든 것으로, 2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그럼에도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탄소중립기본계획) 내 연도별 목표(2023년 약 6억 3,390만 톤)보다 970만 톤 덜 줄어든 것입니다,
잠정치는 유관지표를 활용해 추계한 수치로 향후 확정 배출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3년 석유화학·시멘트 배출량 ↓ 철강 배출량 ↑ 🏭
지난해 배출량이 줄어든 가장 주된 원인은 경기둔화로 인해 석유화학·시멘트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9%였습니다. 1998년(67.6%) 이후 최저입니다.
2023년 산업 부문 잠정 배출량은 2억 3,890만 톤입니다. 전년 대비 3%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 중에서도 석유화학업 배출량이 전년 대비 6.8% 줄었습니다. 수출 감소로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멘트업 역시 건설업 경기 부진으로 같은기간 배출량이 2.3% 감소했습니다.
국가 주력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업의 배출량은 전년보다 53.1% 감소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생산량이 감소했습니다. 반도체는 온실가스 감축기술인 ‘공정가스저감시설’이 확충돼 감축이 증가했다고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밝혔습니다.
반면, 철강업은 다른 업계와 달리 작년 배출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침수됐다가 작년 1월 복구되며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건물·수송·농축수산·폐기물 배출량 감소한 까닭은? 🤔
같은기간 건물 부문 배출량은 4,420만 톤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7% 줄어든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겨울철 기온이 따듯했을뿐더러, 요금 인상으로 도시가스 사용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수송 부문은 9,490만 톤이 배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주행거리 감소와 무공해차 보급 확대로 배출량이 전년 대비 1% 감소했습니다.
농축수산 부문은 2,500만 톤이 배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배출량 0.1% 줄었습니다. 벼 재배면적 감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벼농사에서는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이 나옵니다.
폐기물 부문은 매립량의 지속적인 감소 덕에 같은기간 배출량이 1.3% 소폭 감소했습니다. 1,560만 톤을 방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둔화로 수요감소…“화력발전↓·청정발전↑” ⚡
경기둔화로 인한 산업 분야 전력수요 감소에 따라 지난해 총발전량 역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3년 총발전량은 587TWh(테라와트시)입니다. 전년(594TWh)과 비교해 약 1.2% 줄어든 것입니다.
총발전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불던 2020년까지 감소했으나, 2021년과 2022년에는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후 작년에 다시 줄어든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전체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환(발전) 부문의 배출량 역시 2억 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7.6% 줄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 발전량이 각각 전년 대비 6.6%(3.5TWh)와 2.5%(4.4TWh) 증가한 반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력발전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최근 2년간(2022~2023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4% 증가한 반면, 배출량은 4.4% 감소한 점을 짚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GDP 10억 원 당 배출량이 312만 8,000톤으로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가 경제성장과 배출량 간의 탈동조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입니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배출량을 더욱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후환경단체, 경기둔화 따른 일시 효과…노력 강화 필요 🗺️
한편, 주요 기후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일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경기둔화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뿐, 감축노력이 미비했다는 주장입니다.
플랜 1.5는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효율 개선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높인 것이 아니다”라며 “경기둔화로 인해 가동률이 감소하여 자연스럽게 배출량도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추후 경기회복에 따라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단체의 지적입니다.
기후솔루션·빅웨이브 등 7개 단체는 산업 부문에서 철강 부문이 유일하게 배출량이 작년에 증가한 점을 우려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철강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재정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