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연합 추진 경과는? “정부, 美 SMR·빅테크 우선 공략 나서”

CFE 콘퍼런스, 원자력 중점 논의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던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CFE 이니셔티브)’의 최근 추진 현황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4일 무탄소연합(CF연합)이 부산에서 개최한 ‘CFE 이니셔티브 콘퍼런스’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한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동주최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행사에는 이회성 CF연합 회장과 비브하 다완 인도 에너지자원연구소(TERI) 이사장 등 주최 측 추산 국내외 전문가 1,000명이 참석했습니다. 콘퍼런스는 ‘기후해법을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CFE 이니셔티브 확대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CF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하며 설립됐습니다. 원자력발전·수소·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등을 포함해 무탄소에너지 활용을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간 무탄소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중립 추진 방향에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계속 지적됐습니다.

이날 CF연합은 무탄소에너지 협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미국이 최우선 협상 대상국입니다. 이어 협력 대상국으로는 폴란드·체코·아랍에미리트(UAE)·헝가리 등 4개국이 꼽혔습니다. 각국의 무탄소에너지 사용 비중과 산업 구성, 협력 용이성 등이 고려됐습니다.

 

CF연합, 美 SMR·빅테크 공략 나서 🇺🇸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CF연합이 CFE 이니셔티브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우선 정부는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 재가동을 추진 중입니다. HLBC는 한미 원자력 협력을 위한 상설 협의체입니다. 미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전력공사 간 지식재산권 분쟁을 계기로 2018년부터 중단된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심 부원장은 미국 주요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의 CFE 이니셔티브 합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협력 대상으로는 뉴스케일·테라파워·X에너지·USNC 등이 거론됐습니다.

CF연합은 이들 SMR 스타트업에 투자한 국내 기업을 통해 이니셔티브 가입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GS에너지 ▲한국조선해양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해당됩니다.

나아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주요 빅테크 기업에게도 CFE 이니셔티브 가입 독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심 부원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 등이 전력수요 증가로 원전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마존이 이미 미국 내 원자력 기업과 전력공급 계약을 체결한 점이 소개됐습니다.

그는 또 빅테크 기업들의 한국 지사가 CFE 이니셔티브 가입을 위한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협력도 추진됩니다. 심 부원장은 그중에서도 최우선 협력 대상은 폴란드라고 설명했습니다. 방위산업에서 긴밀한 협력을 맺은 만큼 이러한 관계를 활용해 무탄소에너지 기술 협업으로도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또 개발도상국의 에너지·비(非)에너지 산업에 대한 맞춤형 협력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CFE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국가 간 실무그룹인 글로벌 작업반 출범 시기도 공개했습니다. 올해 10월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청정에너지장관회의에서 공식 출범합니다.

 

CF연합
▲ 지난 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CFE 이니셔티브 콘퍼런스에는 이회성 CF연합 회장과 비브하 다완 인도 에너지자원연구소(TERI) 이사장 등 주최측 추산 국내외 전문가 1,000명이 참석했다. ©그리니엄

SMR 얼라이언스, 韓서 ‘석탄 → 원자력 전환’ 요구 나와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해외 무탄소에너지 확장 동향으로 ‘콜투뉴클리어(Coal to nuclear)’를 소개했습니다.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부지를 원자력발전소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말합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주민수용성과 부지 확보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대체 일자리 확보도 가능하단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황 사장은 지난 6월 테라파워의 첫 기공식을 계기로 콜투뉴클리어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의 건설 부지는 유명 투자자 워렌 버핏이 소유한 미국 와이오밍주 석탄발전소 내에 마련됐습니다. MS 설립자이자 테라파워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버핏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국내에서는 발전사들이 콜투뉴클리어 전환을 두고 고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민간 단체인 ‘SMR얼라이언스’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콜투뉴클리어 전환을 건의해야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황 사장은 전했습니다. 이는 SMR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작년 7월 구성한 협의체입니다.

 

CFE 이니셔티브 성공? REC 벤치마킹 필요 ⛅

CFE 이니셔티브 성공을 위한 제언도 나왔습니다.

이창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장은 RE100 이니셔티브의 성공 비결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메커니즘을 짚었습니다. REC는 전력 1MWh(메가와트시)가 재생에너지로 생산·공급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인증서입니다. 이 학회장은 “REC처럼 단순하면서도 효과가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CFE 이니셔티브가 빠르게 확장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인증체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안윤기 포스코 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무탄소에너지에 맞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포스코의 경우 무탄소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원전 전력구매계약(PPA)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안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의 택소노미를 우리가 바꿀 수는 없다”면서도 “최소한 K-택소노미는 한국의 2050 탄소중립 계획에 맞춰서 기준이 변경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수소·CCUS 묻힌 CFE 콘퍼런스 “무탄소=원자력?” 🤔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유독 원자력 에너지가 강조됐습니다.

수소나 CCUS 등 다른 무탄소에너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습니다.

팀 굴드 IEA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한-IEA 공동연구 결과에서 그 이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공동연구는 ▲국가별 특성 ▲1인당 국내총생산(GDP) ▲전력계통 여건 ▲토지가용성 ▲인구밀도 등을 고려해 각국의 발전원(에너지믹스) 구성을 분석하는 것을 골자로 이뤄졌습니다.

굴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전력계통망이 독립돼 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그는 인근 지역에서 수입이 가능한 유럽과 달리 한국은 전력 공급이 부족할 경우 어려움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따라서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한 참석자는 콘퍼런스 질의응답에서 많은 우려가 있는 원자력을 최종 해법으로 볼 수 있을지를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원전을 포함해 어떤 에너지도 완벽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원전의 경우 안전 규제와 기술, 비핵화 보증 등 체제를 갖춰야 가능하단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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