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미국이 기후테크 산업에 투자한 금액이 중국보다 많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6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BNEF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전 세계 기후테크 투자 규모는 220억 달러(약 29조원)로 파악됐습니다. 2023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50% 가까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중 미국의 기후테크 투자 규모는 67억 달러(약 9조원)입니다. 투자 규모 자체는 작년 하반기 98억 달러(약 13조원) 대비 31.63% 감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기후테크 투자 규모는 51억 달러(약 6조 9,315억원) 규모였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145억 달러(약 19조원)와 비교해 투자 규모가 64.83% 줄어든 것입니다.
중국의 기후테크 투자 하락 폭이 큰 탓에 미국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져 보인 것입니다.
IRA 덕에 캐나다 기후테크 투자 상반기 3위 기록 🇨🇦
블룸버그통신은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이 가시화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22년 8월 발효된 IRA는 배터리나 재생에너지 등 여러 청정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 덕에 투자자들이 확신을 두고 기후테크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BNEF의 분석입니다.
무스피카 미시 BNEF 분석가는 “미국은 IRA 덕분에 현재 기후테크 산업에서 가장 호의적인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이웃나라인 캐나다의 투자 동향에서도 확인됩니다. 캐나다는 올해 상반기 기후테크 투자 규모가 18억 달러(약 2조 4,4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기후테크 투자 규모로 3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IRA에 따른 청정기술 세액공제 혜택이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IRA 발효에 따라 캐나다 역시 수혜를 받은 것입니다.
반면, 중국은 태양광 등 생산과잉 문제로 기후테크 투자가 후퇴하고 있다고 미시 분석가는 평가했습니다.
세계 최대 태양광·풍력발전 제조국인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수출 견제를 당하며 과잉생산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전기자동차 보조금도 폐지되며 중국 내 전기차 수요 역시 둔화됐습니다.
“거시경제 악화 속 일부 기후테크 투자자 AI로 눈 돌려” 💰
기후테크 산업으로의 전반적인 투자가 줄어든 것은 분명합니다. 이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여파를 반영한 것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이 더 호황인 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시 분석가는 “과거에는 기후테크에 투자를 집중했던 일부 투자자들이 AI 분야로 전환하면서 자금이 줄어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후테크 산업 내 투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줄어든 반면, 같은기간 AI 산업으로의 투자 규모는 약 60% 증가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의하면, 2024년 상반기 AI 산업으로의 투자 규모는 47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합니다.
기후테크 투자 약화 속 드라이파우더 계속 쌓여 📈
한편, 시장조사기관 사이트라인클라이밋은 올해 상반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 규모가 113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른다고 집계한 바 있습니다. BNEF와 달리 투자사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집계한 결과입니다.
사이트라인클라이밋 역시 거시경제 악화로 인해 기후테크로의 투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단, 시장에 돈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올해 1분기까지 기후테크 산업 내 누적된 드라이파우더만 820억 달러(약 113조원)에 달합니다. 이중 절반가량이 올해 1분기에 모였습니다. 드라이파우더는 당장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자금을 말합니다.
투자사들이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투자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사이트라인클라이밋의 진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