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英 정부에 기후테크 스타트업 자금조달 문제 지적…4가지 해결방안은?

英 기후테크 투자 매력도 ↓ …2023년 시리즈 B 이상 투자 전년 대비 48% 감소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성장 단계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내 자금조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습니다.

보고서는 얼마전 조기총선으로 정권이 바뀐 영국 정부에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해줄 것을 요구하고자 발간됐습니다.

29일 보고서에 의하면, 바클레이즈는 기후테크 산업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영국 역시 기후테크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기후금융이 총수요의 약 16%만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 바클레이즈의 지적입니다.

유럽에서 기후테크 투자를 주도하는 영국 또한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 상반기 英 시리즈 B 이후 기후테크 투자 48% ↓ 📉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사이트라인클라이밋에 의하면, 올해 2분기 기후테크 스타트업 내 벤처캐피털(VC) 투자는 48억 달러(약 6조 6,185억원)에 그쳤습니다. 1분기 65억 달러(약 8조 9,600억원)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것입니다.

특히, 시리즈 B 단계에 머물고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일수록 상황은 더 안 좋습니다.

흔히 ‘데스밸리(죽음의 계곡·Death Valley)’를 넘지 못한다고 표현합니다. 수익화와 자금조달에 실패해 문을 닫는다는 뜻입니다. 그간 피치북을 비롯한 주요 시장조사기관과 투자자 모두 시리즈 B 투자 격차가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줄곧 피력해 왔습니다.

바클레이즈 역시 영국에서 시리즈 B 단계에 머무는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심각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클린테크그룹에 의하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시리즈 B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영국 내 자금조달 격차는 15억 파운드(약 2조 6,638억원)에 달합니다.

2023년 상반기 시리즈 B 이후 단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조달 역시 전년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기침체·투자 감소에 기후테크 스타트업 폐업 잇따라” ⚗️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기후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가 소폭 줄어든 영향도 있습니다.

구조적인 원인도 있습니다. 통상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수익화에 성공하기까지 확보하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여기에 공장 등 초기 기반시설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기존 금융사나 투자사들이 수익화를 이유로 투자를 꺼리기도 합니다.

이같은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영국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기술 상용화까지도 가지 못하고 폐업한다는 것이 바클레이즈의 지적입니다.

바클레이즈의 지속가능금융 책임자인 다니엘 한나는 “기관·기업·대학에서 나온 혁신적인 탄소중립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시리즈 B 단계 이후) 자금조달 부족 문제가 확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 어니스트앤영이 매년 발표하는 재생에너지 국가별 매력지수에 의하면, 영국은 2022년 4위에서 2023년 7위로 3단계 하락했다. 한국 역시 2022년 25위에서 2023년 27위로 떨어졌다. ©EY

美·EU 등 주요국 경쟁 속 英 기후테크 투자 매력도 ↓ 💰

나아가 이는 국가 경쟁력 하락과도 연결됩니다. 기관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해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 기술 육성에 3,750억 달러(약 518조원)를 투입합니다.

EU 역시 2030년까지 기후대응과 지속가능성 분야 향상을 위해 최대 1조 유로(약 1,498조원)를 투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정권 교체 직전까지 영국 정부는 청정에너지 육성을 위해 별다른 조치나 입법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영국이 역사적으로 탈탄소화·재생에너지 등 기후혁신 분야서 선두주자를 지켜왔다”면서도 “최근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영국 내)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국제적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회계컨설팅기업 어니스트앤영(EY)이 발표한 ‘재생에너지 국가별 매력지수(RECAI)’에 의하면, 영국은 2022년 4위에서 2023년 7위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당시 에너지 기업의 81%는 주요국 간 경쟁에서 영국이 뒤처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기관은 “혁신 기업 중 다수가 경쟁에서 밀려날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습니다.

 

▲ 바클레이즈는 영국 정부에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선 기존 정책과 기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명확한 투자 신호가 중요하단 것이 기관의 설명이다. ©Barclays

바클레이즈, 英 기후테크 육성 위해 제언한 4가지는? 🤔

이에 바클레이즈는 영국 정부에 역내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크게 4가지 방안을 제시합니다.

①공공재원 투자 확대 ②기존 정책·재원 활용 극대화 ③부처·기관 간 협력 강화 ④공공금융 구조 재평가 순입니다.

먼저 기관은 영국 정부가 시리즈 B 이후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위해 자금 지원을 늘려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소 1,000만 파운드(약 177억원)에서 최대 2,500만 파운드(약 440억원) 규모입니다.

해당 규모에서 부채 또는 지분투자가 필요한 기후테크 투자에 초점을 맞춘 기금이 나와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습니다. 이에 바클레이즈는 영국기업은행(BBB)이나 영국인프라은행(UKIB)이 관련 기금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자금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단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바클레이즈는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명확한 약속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투자에 명확한 신호를 줌으로써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BBB 같은 공공 금융기관이 기존 정책을 최대한 활용하고, 가용 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시됐습니다. 이는 최근 영국 정부의 재정난이 고려된 조치입니다.

좋은 사례도 있습니다. 기관은 BBB가 운영하는 ‘미래기금’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2021년 시작된 기금으로 획기적인 기술 분야에서 성장하는 연구개발(R&D) 집약 영국 기업에 민관이 합동으로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규모만 3억 7,500만 파운드(약 6,655억원)에 달합니다.

이 기금은 주로 생명과학 기업에 집중 투자됐습니다. 생명과학 분야 역시 기후테크와 마찬가지로 수익화까지 여정이 길뿐더러, 초기 지출해야 할 비용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술개발까지 난이도가 높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또 창업 극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위해 신용보증 제도도 개선돼야 한단 점이 언급됐습니다.

바클레이즈는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선 초기 녹색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민간투자를 위해선 먼저 공공투자가 가장 필요한 곳에 투입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선 기관 간 협력이 강화돼야 한단 점도 중요하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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