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자 장중 한때 12% 넘게 급락했습니다.
같은날 미국 증시를 이끄는 빅테크 기업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 역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504.22포인트(1.25%) 하락했습니다.
같은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떨어진 1만 7,342.41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022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률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또한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떨어진 5,427.13을 기록했습니다. S&P 역시 2022년 12월 15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①테슬라(-12.33%) ②구글 모기업 알파벳(-5.04%)을 포함해 ③엔비디아(-6.8%) ④메타(-5.61%) ⑤마이크로소프트(-3.59%) ⑥아마존(-2.99%) ⑦애플(-2.88%) 등 M7의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날 하루 동안 M7의 시가총액은 7,680억 달러(약 1063조원)가 증발했습니다. 주가 상승을 견인해 온 인공지능(AI) 열풍이 식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영업이익 감소·로보택시 연기…테슬라 주가 12.3% ↓ 🤔
이같은 주가 폭락의 원인이 ‘테슬라 쇼크’에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날 회사 주가는 M7 중에서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테슬라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255억 달러(약 35조원)입니다. 이중 자동차 매출은 198억 7,800만 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습니다. 여기에는 규제 크레딧 판매가 포함돼 있어 실제 차량 판매 매출은 더 낮습니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은 44만여대입니다. 작년 2분기(46만여대)와 비교해 4.8%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이보다 더 큰 폭인 7%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실적은 4개 분기 연속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무엇보다 사측이 자율주행 로보택시 공개 시점을 오는 8월에서 10월로 연기하면서 실망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으나,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랠 만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전망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올해 공장에 배치될 예정이라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조차 배치가 1년 뒤로 연기됐습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공장무인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받아 왔습니다.
美 월가 테슬라 주가 하향 조정…머스크 CEO 일축 🚘
주요 투자사와 증권가 역시 연이어 테슬라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 투자사 씨티그룹의 분석가인 이태이 미카엘리는 “2분기 자동차 부문 마진과 전망이 회사 인도량 선방에 따른 주가 상승 추진력을 일부 훼손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씨티그룹은 회사 목표주가를 기존 274달러(약 37만원)에서 258달러(약 35만원)로 낮췄습니다. 마크 델라니 골드만삭스 분석가 역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248달러(약 34만원)에서 230달러(약 31만원)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테슬라의 주가는 자율성과 AI에 의해 책정되고 있다”며 “(UBS는) 현 상황이 현실화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성공 가능성도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테슬라의 현재 사업과 수익 구조가 전기차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로보택시 등 추진하는 다른 사업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자율주행과 AI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적어도 자금줄인 전기차 사업이 당분간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다만, 같은날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 사람은 주식을 팔아야 한다”며 “이외 모든 질문은 잡음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로보택시 출시에 대해서도 재차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고금리 무시한 AI 투자, 동력 잃을 가능성 있어” 💸
다른 빅테크 기업들 역시 약세를 보였습니다.
알파벳은 수치상으로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2분기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약 18조원)로 증가했습니다. 분석가들이 예상한 122억 달러(약 16조원)를 8% 초과한 것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반시설에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AI 투자금으로 쏟은 클라우드 부문 역시 28.8% 성장했으나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유튜브 광고 매출 둔화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2024년 들어 분기마다 최소 AI 부문에 120억 달러(약 16조원)를 투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피차이 CEO는 그러면서 “AI 투자에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대장주 역할을 하는 M7 중 (테슬라와 알파벳) 두 업체의 실적이 불안을 유발했다”며 “이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미국 증시 급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 나머지 5개 업체의 실적 발표 이후 분위기가 다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 역시 “AI 모멘텀과 상승세를 같이 해 온 M7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며 “AI 산업의 주요 과제인 AI 엔드마켓(최종 소비자 시장) 수익 시점을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그간 고금리 환경도 무시했던 AI 투자 사이클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미국 빅테크와 관련해 실적 경계감이 부상했다고 진단했습니다. 8월초까지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로 부상했다고 기관은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