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세계 배터리 시장 개도국·신흥시장 주도…“2030년 中 우위 꺾일 수도?”

韓 배터리 3대 과제, 공급망·재활용·기술 확보 꼽혀

전기자동차 시장 둔화로 배터리(이차전지) 업계 성장이 주춤하고 있으나 향후 배터리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지난 11일 공개된 산업통상자원부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113호에 담긴 전망입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에너지연구실이 지난 4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향후 인도 등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에서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 결과, 2030년경이면 독과점 수준의 중국 비중은 점차 하락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다른 배터리 분야인 에너지저장장치(ESS)도 미국·유럽연합(EU)·중국 주도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2023년 기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약 50%에 달한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는 개발도상국 및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2030년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30~40%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니엄

개도국·신흥시장 주도…2030년 中 배터리 점유율 꺾여 🚗

16일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2023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부문에 사용되는 배터리 누적 생산용량은 2,400GWh(기가와트시)를 초과했습니다. 2020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배터리 생산용량 증가의 90% 이상을 주도한 것은 전기차 부문입니다. 2023년 한해에만 전기차 배터리 생산용량은 750GWh를 기록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EU·미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의 90%를 차지합니다. 2023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세계 평균 약 18%에 달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23년 신차 내 전기차 비중 40%에 달합니다. 중국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탄소배출량·연비 목표 설정 ▲직접 금융 지원 등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같은 중국 주도는 2030년경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보고서는 2030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최대 67%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수치는 탄소중립 달성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도국과 신흥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한 결과입니다. 이 경우 중국의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30%대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경우에는 2030년 중국 시장점유율은 40%대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 또한 50% 수준에 머무를 전망입니다.

 

신흥강자 ESS, 2030년 최대 14배 증가 전망 📈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반면, ESS의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설비가 급증하면서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ESS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ESS 설치용량은 2013년 1GW(기가와트)에서 2023년 85GW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2030년경 ESS 용량이 2023년 대비 최대 14배 증가한 1,200G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상황이 유지되더라도 2023년 대비 9배 증가한 760GW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2050년 ESS 용량이 최소 3TW(테라와트)에서 최대 5TW에 달할 것이라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ESS 분야 내 중국의 비중은 전 세계 탄소중립 달성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현재 ESS 시장 선도국은 단연 중국입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ESS 보급은 23GW였습니다. 세계 ESS 시장점유율은 55%에 달합니다.

보고서는 탄소중립 달성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35%대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개도국·신흥시장의 비중은 크게 증가해 약 25%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반면,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경우 2030년 기준 중국은 여전히 시장점유율 50%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2023년 기준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한다. IEA는 한국과 일본의 공급망 비중은 4%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리니엄

韓 배터리 차별화 과제는? “공급망·재활용·기술 확보” 🤟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현재 중국 외 국가들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불과합니다.

IEA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을 묶어도 공급망 내 비중은 4%에 그칩니다.

우리나라 ESS 분야의 경우, 2023년 한해 설치용량은 300㎿(메가와트) 이상 크게 증가했습니다. 단, 2018년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단 것이 IEA의 설명입니다. 2018년 잇따른 태양광 ESS 화재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관은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산업연구원은 한국 배터리 산업 확장을 위한 과제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최종서 한국 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은 배터리 산업의 차별화 경쟁력을 위한 과제로 3가지를 꼽았습니다.

①공급망 다변화 및 가격경쟁력 확보 ②사용후배터리 산업 육성 ③장기 경쟁력 확보 등입니다.

 

1️⃣ 공급망 다변화 및 가격경쟁력 확보

한국 기업이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업스트림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최 본부장은 제언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배터리 8대 핵심광물 수입 현황에서 한국의 중국 의존도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공급망 확보와 함께 해외 공급망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단 것이 그의 제언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가격에 집중한 중장기적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액공제, 금융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 사용후배터리 산업 육성

사용후배터리 산업 육성도 원료 공급망 확보를 위한 과제로 꼽혔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EU 핵심원자재법(CRMA) 등의 영향입니다. 해당 법안은 각각 중국 등 제3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미국 및 EU 시장 확보를 위해선 재활용 원료 확보가 필수란 뜻입니다.

최 본부장은 배터리 업계가 지난해 11월 정부에 제출한 ‘사용후배터리 관리체계’ 업계안 및 관련 법안이 조속히 법제화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3️⃣ 장기 경쟁력 확보

전기차 보급 확대와 전기화 기조로 배터리 산업의 성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에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과 기술개발도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는 ▲배터리 비용절감 설계 ▲재생에너지 ESS 결합 의무화 및 지원 등입니다. 기술개발 과제로는 ▲전고체·반고체 등 ESS 안전성 강화 기술 ▲친환경 정·제련 기술 ▲’전구체 프리(precursor-free) 양극재’ 기술 등이 꼽혔습니다.

그중 전구체 프리 양극재는 양극재 생산의 중간 단계인 전구체 단계를 건너뛰는 기술입니다. 전구체는 양극재 생산원가의 60~70%를 차지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할 경우 생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한편,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추출에 있어 친환경 연구개발(R&D)의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현재 주로 이용되는 기술은 습식·건식 재활용입니다. 폐수·유해가스가 배출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친환경 재활용 기술개발에 정부 지원이 확대·다양화돼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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