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양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노스볼트와 완성차 기업 BMW 간의 공급계약이 생산 지연으로 인해 지난달 20일(이하 현지시각) 파기됐습니다. 2020년 양사가 맺은 계약 규모는 20억 유로(약 2조 9,500억원)에 달합니다.
그리니엄이 1일 확인한 바에 의하면, 노스볼트의 거듭된 공급 연기가 계약 취소 원인으로 파악됩니다.
스웨덴 베스테르보텐주에 위치한 노스볼트의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는 지난해 생산 부진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터리 품질 문제 역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BMW는 계약 취소 사유 중 하나로 “(노스볼트의 배터리 품질이) 아직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그리니엄이 추가로 확인한 결과, 노스볼트에 닥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노스볼트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1명이 갑작스럽게 사망했습니다. 이로써 올해 6월까지 노스볼트 공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총 3명으로 늘었습니다.
양사가 공급계약을 취소한 날, 스웨덴 경찰은 노동자 사망 사건 3건과 관련해 노스볼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같은달 26일에는 해당 공장에 직원을 파견했던 ‘도요타 머터리얼 핸들링’이 경찰 조사 동안 파견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이같은 악재가 거듭되며 노스볼트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노스볼트 공장서 노동자 3명 연이어 사망…스웨덴 경찰 ‘추가 조사’ 예고 🚨
사건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에서 근무하던 33세 남성이 자택 침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한달 뒤인 2월에는 19세 남성 공장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그 역시 퇴근한 뒤 자택에서 숨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두 사건을 조사한 결과, 사망 원인과 직장 간 관련성은 찾지 못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연의 일치라는 시각이 컸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6일, 59세 남성 공장 노동자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6개월 간 연이은 사망에 경찰은 이전 사건을 포함해 3건 전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합니다. 법의학적 검사에도 3명의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찰은 3번째 사망 노동자는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추가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노스볼트 측은 경찰 조사 결과를 환영했습니다.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노동자의 독성 물질 노출이나 사고 발생은 없었단 것. 따라서 연이은 사망은 “비극적 우연”이란 입장을 표했습니다.
노스볼트 “비극적 우연에 불과” 2023년도 사상자 발생 🔥
그러나 스웨덴 현지언론의 취재 결과는 다릅니다. 사망자 주변인들에 의하면, 지난 1월과 2월에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직장 내 강한 악취에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밖에도 지난해 같은 공장에서 연이어 사고가 발생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사망자 2명, 중상자 1명입니다. 각기 다른 시기에 시설 건설·유지 보수 등의 작업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거듭된 사망 및 사고에 현장 노동자들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스볼트의 업무와 관련됩니다. 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중금속 및 유해물질이 다량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발트·망간·니켈 등 배터리 양극재는 심혈관 질환이나 신경퇴행성 질환 등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거듭된 악재에 노스볼트, 신규 자금 조달·기업상장 모두 무기한 연기 💰
한편, 이번 소식은 노스볼트의 새로운 자본 투자 조달 계획에 직격타를 날렸습니다.
노스볼트가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은 138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합니다. 이중 50억 달러는 올해 1월 녹색대출로 확보한 자금입니다. 해당 거래는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 확장을 위해 진행됐습니다. 현재까지 유럽에서 모금된 녹색대출 중 가장 큰 규모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스볼트는 그간 배터리 생산 지연 문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에 시달려왔습니다. 생산과 공급이 모두 지연되며 자금 회수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2023년 연례 보고서는 아직 발표 전입니다. 전문가들은 회사 손실이 최대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까지 노스볼트가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18일 스웨덴 경제전문매체 다겐스인더스트리(DI)는 노스볼트가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BMW와의 공급계약 취소와 경찰 조사 재개 등이 알려지면서입니다.
연내 예정이었던 스웨덴 스톡홀름증권거래소 상장 또한 2025년으로 연기될 전망입니다.
[BMW 노스볼트 공급계약 파기 모아보기]
① BMW, 기후테크 유니콘 노스볼트와 2.9조원 공급계약 파기
② “사망 원인 아직 미확인” 노스볼트, 올해만 노동자 3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