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연합 2035 NDC 75% 상향 촉구…“기업 경쟁력 위해 정책 강화 필요”

재생에너지 비중 60% 목표 담겨…구글·아마존 영향으로 분석

244개 일본 기업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이하 2035 NDC)’를 75% 이상으로 설정하라는 의견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일본기후리더파트너십(JCLP)’은 2013년 대비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5% 이상 감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JCLP 제안서는 같은날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대신(장관)에게 전달됐습니다.

JCLP는 일본 공급망의 탈탄소화를 위해 2009년 설립된 기업 연합체입니다. 미쓰비시·미쓰이 계열사 등 244개 일본 주요 기업이 가입해 있습니다.

제안서 취지에 대해 연합체 측은 “에너지안보 강화와 탈탄소화 전환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본의 탈탄소화 정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244개 기업 연합체 JCLP, NDC 목표 2030 46% → 2035 75% 제안 🎯

감축목표(NDC)는 파리협정의 1.5℃ 목표 달성을 위해 당사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하는 목표입니다.

당사국은 각국 목표를 기반으로 이행 계획과 전략을 실행하게 됩니다. 동시에 당사국은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일본 또한 갱신된 2035 NDC를 오는 2025년 2월 이전에 제출해야 합니다.

JCLP는 이 목표를 2013년 대비 75% 이상으로 상향하라고 제안한 것. 앞서 일본의 2030 NDC가 2013년 대비 46% 감축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야심찬 목표입니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권고안보다도 높습니다.

IPCC는 제6차 종합보고서에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선, 전 세계가 2035년까지 2019년 대비 평균 60%를 감축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기준연도로 환산할 시 2013년 대비 67% 감축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제안서에서 연합체는 “과학과 국제 합의에 기초한 목표 설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의 접근법이 ‘백캐스팅(Back casting)’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백캐스팅은 먼저 원하는 미래를 설정하고 역순 시점으로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말합니다. 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국제사회의 탈탄소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선 높은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단 것이 연합체의 설명입니다.

 

2035년 재생에너지 비중도 60% 상향 요구 ⚡

제안서에는 2035 NDC와 함께 재생에너지 비중 상향 요구도 포함됐습니다.

JCLP는 재생에너지 조달을 비롯한 “탈탄소화 이행이 기업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요구가 강해지는 것과 관련됩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가장 저렴한 감축 수단 중 하나란 점도 강조됐습니다.

연합체는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60%를 달성하면 에너지자급률도 높아질 것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35년 재생에너지 비중 60% 달성 시, 에너지 자급률은 ▲2035년 40% ▲2040년 60% ▲2050년 90% 이상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의 에너지자급률은 약 12%에 불과합니다.

JCLP의 요구는 일본이 지난 5월 녹색전환과 관련해 최초의 국가산업전략 구축을 발표한 것과 연결됩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2040 비전’입니다. GX 2040 비전 수립에는 2035 NDC와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이 반영될 계획입니다.

 

▲ 일본기후리더파트너십 이니셔티브는 사이토 겐 경제산업대신에게 2035 NDC 75% 이상 설정을 골자로 한 제안서를 전달했다. ©JCLP

5개 부문 제언|재생에너지·건물·운송·제조업·탄소가격 ✋

JCLP는 2035 NDC 7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도 제안서에 함께 담았습니다.

①에너지 ②건물 ③운송 ④제조업 ⑤탄소가격 등 5개 부문별로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됐습니다.

 

1️⃣ 재생에너지 도입 가속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조치로는 ▲옥상 태양광 보급 확대 ▲해상풍력 산업화·보급 확대 ▲재생에너지 맞춤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개혁 등이 제시됐습니다.

옥상 태양광은 환경 영향과 전력계통망 문제, 사회적 비용 모두 적다는 장점이 강조됐습니다. 주택내 설치 등을 고려하면 옥상 태양광의 잠재력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건폐율* 등 규제 완화, 하중 기준 변경 등의 문제 대응, 자금 조달 지원, 공공시설 설치 가속 등이 뒷받침 정책으로 제안됐습니다.

해상풍력의 잠재력도 강조됐습니다. 해상풍력이 일본의 1차 에너지 공급량의 1.6배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단 것이 JCLP의 설명입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2035년 20GW(기가와트) ▲2040년 90GW 등 시점별 도입 목표를 제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해상풍력 공모 규모를 1GW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전력계통의 유연성 향상, 지역 간 연계 강화, 분산형전원 중심의 인프라 개혁 등도 제시됐습니다.

 

2️⃣ 건물 탈탄소화

JCLP는 건물 탈탄소화를 위해 제로에너지건축(ZEB)과 주택 태양광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신축 건물 ZEB 의무화 ▲신축 주택 태양광 설치 60% 목표 ▲저탄소건축 보조금 지급 등이 제안됐습니다.

 

3️⃣ 무배출차량 도입 가속화

JCLP는 ‘무배출 차량(ZEM·Zero Emission Mobility)’ 도입 가속화가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일본은 다른 국가 대비 전기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편입니다.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전기차 판매량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까지 포함해도 2%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JCLP는 일본 정부에 ▲ZEM 도입 목표 강화 ▲충전·인프라 로드맵 및 투자 계획 수립 ▲기업ZEM 개발·구매 촉진 제도 도입 등을 촉구했습니다.

 

4️⃣ 제조업 탈탄소화

산업 분야 탄소감축을 위해선 ▲고효율화 ▲전기화 촉진 ▲적절한 수소 활용 ▲화석연료 설비의 락인효과(Lock-in effect) 방지 ▲공급망 탈탄소화 등이 해결책으로 제시됐습니다.

JCLP는 정부가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 지원과 전기화 설비 투자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또 적절한 제도적 개입도 요구됐습니다. 현재 단가가 높고 공급량이 적은 수소가 대표적입니다. 철강·시멘트처럼 전기화가 어려운 분야에 정부가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고효율인 화석연료 설비라 하더라도 전기·수소화 등의 탈탄소 이행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화석연료 설비는 설치 후 탄소배출이 계속되는 ‘락인효과’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락인효과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한번 도입되면 다른 대안으로 전환하기 어렵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5️⃣ 효과적 탄소가격 도입

JCLP는 앞선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탄소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미 일본 정부는 GX 2040 비전 추진을 계기로 탄소가격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화석연료 부과금과 특정사업자 부담금을 각각 2028년과 2033년 도입하는 내용이 논의 중입니다.

JCLP는 정부의 이같은 진전을 환영하는 한편, 제시된 안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도 시작 시기가 매우 느릴뿐더러, 예상 탄소가격도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의 탈탄소 투자를 장려하기 불충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예상 탄소가격 설정 ▲신속한 제도 도입 ▲공정한 가격 부과 등이 제시됐습니다.

 

▲ 아마존웹서비스의 데이터센터.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일본 투자가 가속되면서 일본 내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WS

빅테크 기업 재생에너지 요구 때문이란 분석…“韓은?” 🤔

일본 산업계가 정부에 탈탄소화 및 재생에너지 정책을 촉구한 까닭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일본 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으로는 글로벌 유통 기업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일본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단 것.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 3월 일본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구글 역시 지난 5월 자체적으로 일본 내 태양광 전력을 조달하기 위해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한 상황입니다. 해당 계약 개발사인 청정에너지커넥트는 2026년까지 100억 엔(약 860억원)을 투자해 총 70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한국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5월에는 MS가 공급사에 2030년 무탄소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단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 MS, 삼성·SK에 2030 무탄소에너지 100% 요구 가능성도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산업

트럼프 대세론에 전기차·이차전지 ‘울상’…석유화학 ‘맑음’

그린비즈, 산업

IEA “올해와 내년 세계 전력수요 역대 최고 성장률 전망”…원인은 에어컨·데이터센터 급증 때문

현지시각으로 지난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인준 투표 결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임이 확정되자 기쁨을 표하고 있다.

그린비즈, 정책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2기 연임, 韓에 미칠 영향은?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