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사들이 DAC(직접공기포집) 개발 스타트업 클라임웍스와 장기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탈탄소화가 어려운 배출량의 일부를 클라임웍스의 DAC 설비를 활용해 제거한단 계획입니다.
12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클라임웍스는 스위스 대표 항공사인 스위스 국제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그룹과 이같은 내용의 장기계약을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체결했습니다.
스위스 국제항공은 루프트한자그룹의 자회사입니다.
클라임웍스와 두 항공사의 계약은 2030년까지입니다. 또 이후에도 협력을 연장하고 추가 탄소제거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위스 국제항공이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한 클라임웍스는?” 🤔
2009년 설립된 클라임웍스는 전 세계 DAC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클라임웍스는 전 세계 15곳에서 DAC 시설을 운영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DAC 시설은 ‘오르카(Orca)’입니다. 2021년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가동을 시작한 이 시설의 포집 용량은 연 4,000톤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르카를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CO2)는 물과 함께 탄산수 형태로 지하 현무암층에 주입됩니다. 이후 탄산수는 2년 안에 탄산염 광물로 전환돼 지하에 영구 격리됩니다.
또 오르카 인근 지역에서는 ‘맘모스(Mammoth)’란 신규 DAC 설비를 건설 중입니다. 연간 3만 6,000톤 이상을 포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시공률은 약 90%에 이르렀습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DAC 허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사이프러스(Project Cypress)’에도 참여합니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클라임웍스가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만 7억 3,360만 스위스프랑(약 1조 955억원)에 달합니다.
높은 가격에도 수요 큰 DAC 크레딧…클라임웍스 “가동 3개월 만에 매진” 📈
DAC 시설에서 나온 크레딧은 굉장히 비싼 축에 속합니다. 시설 운영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돼 비용이 높기 때문입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 또한 DAC 시설이 자원·에너지 집약적인 만큼, 다른 방식보다 톤당 포집 비용이 높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클라임웍스의 오르카 설비에서 나온 크레딧은 톤당 비용이 약 770달러(약 90만원) 이상으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럼에도 높은 수요 덕에 클라임웍스의 크레딧은 가동 3개월 만에 전부 매진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월 클라임웍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쇼피파이·스트라이프 등 주요 고객사에게 세계 최초로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위스 국제항공·루프트한자그룹 “상쇄 어려운 배출량 크레딧 통해 제거” 👋
클라임웍스는 이번 장기계약과 관련해 “항공업계와 맺은 첫 파트너십”이라고 밝혔습니다. 단, 구체적인 크레딧 계약 규모나 비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클라임웍스는 다른 기업들과의 계약에서도 기밀을 이유로 밝히지 않은 바 있습니다.
루프트한자그룹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까지 절반을 줄인단 계획입니다. 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단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이는 루프트한자그룹 자회사인 스위스 국제항공에게도 적용됩니다.
두 항공사는 자체 감축목표를 통해 배출량을 줄이되,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사용을 점진적으로 늘린단 계획입니다. 그런데도 감축이 어려운 배출량은 클라임웍스의 크레딧을 구매함으로써 제거한단 구상입니다.
얀 허크펠트 클라임웍스 최고상업책임자(COO)는 “비용에 민감한 기업은 사용 가능한 모든 배출량 감축 조처를 하지 않고선 ‘고품질 탄소제거’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위스 국제항공의 선구적인 탄소제거 구매는 항공 업계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단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항공업계와 국제사회가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SAF의 신속한 확장과 탄소제거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에 의존해야 한다”고 프란스 CEO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항공업계가 크레딧 관련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첫 사례는 아닙니다. 2022년 3월 유럽 에어버스는 미국 1포인트파이브와 크레딧 사전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4년간 40만 톤 분량의 크레딧을 구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움(OXY) 자회사인 1포인트파이브는 미 텍사스주에 ‘스트라토스(Stratos)’란 DAC 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작년 4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5년 중순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이 시설은 연간 최대 50만 톤을 포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