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저탄소수소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수소: 2024년 지켜봐야 할 4가지’ 보고서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우드맥킨지 수소연구 책임자인 머레이 더글라스는 에너지 전환서 수소가 뜨거운 주제란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비용 문제로 이내 전환의 속도가 어려웠단 것이 더글라스 책임자의 말입니다. 수소의 높은 생산 비용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더글라스 책임자는 “성장의 초기 징후가 드러날 중요한 영역에서 (현재)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수소 업계가 2024년 주목해야 할 4가지 사항과 전망이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1️⃣ 韓·日 수소 정책 “세계 수소 밸류체인 확대 이끌 것”
우드맥킨지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소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수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입니다. 2022년을 기점으로 양국 정부 모두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한국은 2022년 11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방안이 확정됐습니다. 같은해 6월 일본은 수소기본전략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수소 기본전략을 채택한 국가입니다.
우드맥킨지는 한·일 양국의 지원 정책이 수소 활용을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으로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일 수소 정책이 블루암모니아 수입을 지원해 산업 내 비용 인하가 가능하단 것. 이에 따라 시장이 더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우드맥킨지는 전망했습니다.
한편, 블루암모니아의 경우 동북아시아 기준 수입 가격은 10년 내에 톤당 600달러(약 80만원)를 달성할 것으로 우드맥킨지는 전망했습니다. 같은기간 예상되는 그린암모니아 수입 가격의 절반가량에 해당됩니다.
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저탄소수소 프로젝트를 개발해 온 상황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단 것이 보고서의 전망입니다.
다만, 보고서는 한일 양국의 수소 전략 모두에서 보조금 제도와 배출 기준치가 명확하지 않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관련 세부사항은 양국 모두 올해 상반기 내 발표가 예상됩니다.
2️⃣ 美 청정수소 보조금 기준 발표 “수소 생산 리더로 부상할 것”
작년 12월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은 ‘청정수소 생산 보조금 세부기준(45V)’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6월 미 에너지부가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을 발표한 지 반년 만입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청정수소 프로젝트 개발자 상당수가 미 재무부의 보조금 지침을 기다리며 투자 결정을 미뤘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우드맥킨지 수석 분석가인 헥터 아리올라는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조금 늦게 지침이 발표됐다”며 “이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 지연은 수소 공급뿐만 아니라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지연을 발생시킨단 점에서 파급력이 큽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미국이 생산세 공제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수소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2024년에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이 미 국내외 수소 수요를 촉발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같은 점을 모두 고려할 때 “미국이 수소 생산의 리더이자 수소 기반 경제의 글로벌 궤도를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3️⃣ 암모니아 추진 선박 주문 급증…“2024년 2배 이상 전망”
우드맥킨지는 올해 암모니아 추진 선박 주문량이 지난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암모니아는 친환경 선박 연료로도 각광 받습니다. 대용량 배터리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전기 추진 선박, 수소 저장이 어려운 수소 추진 선박과 달리 원리가 단순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경까지 해운업의 탄소중립 달성을 합의함에 따라 암모니아 추진 선박 주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2월 덴마크의 대형선사 머스크탱커스가 현대삼호중공업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추진 선박 4척을 발주했습니다. 해당 발주에는 일본 미쓰이물산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머스크탱커스는 추후 6척을 추가로 발주할 수 있는 선택지도 계약에 포함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유럽연합(EU)의 ‘퓨어 EU 해양 이니셔티브’ 등의 규제에 따라 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퓨어EU 해양 이니셔티브는 작년 7월 유럽의회를 통과한 해운 부문 규제입니다. 2025년 1월부터 EU 역내 항해에서 사용되는 선박연료의 온실가스 강도*에 상한선이 설정됩니다. 상한선을 초과할 경우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에너지당 온실가스 배출량
4️⃣ 영국·EU 그린수소 CfD 실험 “더 많은 실망 예상”
영국과 EU에서는 그린수소 공급 확대를 위한 경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2년 영국은 그린수소 경매인 HAR1**을 실시했습니다.
계약량은 목표 계약량인 250MW(메가와트)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이후 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수소 보조금을 제공하는 ‘저탄소 수소협정(LCHA)’을 발표했습니다. 같은달 12월에는 750MW 규모의 두 번째 경매인 HAR2의 시작을 발표했습니다.
우드맥킨지는 영국이 저탄소수소의 대규모 공급이 비용 상승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오는 2월에는 유럽수소은행(EHB)의 파일럿(시범) 경매 입찰이 마감됩니다. 이번 경매에만 8억 유로(약 1조 1,600억원)의 예산이 제공됩니다. EHB는 2024년 봄에 22억 유로 규모(3조 2,000억원)의 2차 경매를 개시할 계획입니다.
영국과 EU의 그린수소 경매 모두 생산차액계약(CfD) 제도에 기반합니다.
수소 업체가 정부와 고정 가격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수소를 판매할 시 시장 가격과 구매 가격 간의 차액을 정부가 보조금으로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우드맥킨지는 올해 진행될 영국과 EU의 그린수소 경매를 두고 “더 많은 실망이 예상된다”고 예견했습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 또는 생산 비용 증가로 최종 투자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것이 우드맥킨지의 분석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영국과 EU가 선제적으로 제도를 세우고 경매를 시행함으로써 “선행 학습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HAR: Hydrogen Allpcation 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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