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화(Electrification)는 탄소중립의 주요 솔루션이나 일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가변성과 그로 인한 전력계통의 부하 문제, 고온·고출력이 요구되는 중화학공업·중장비 운송의 전기화 어려움 등이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를 해소하는 대안 기술로 청정수소(Clean Hydrogen)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수전해조를 이용한 그린수소,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를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로 제거한 블루수소가 대표적인 청정수소입니다.

덕분에 청정수소 시장은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3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청정수소 경제가 2030년 연 6,420억 달러(약 830조원)에서 2050년 연 1조 4,000억 달러(약 1,8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 주요국도 수소경제 구축을 위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별로 청정수소의 정의가 다르고, 정책에서도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도 다릅니다.

이에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순으로 주요국의 청정수소 동향을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美 에너지부, 최초의 청정수소 전략·로드맵 공개 🇺🇸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DOE)가 청정수소의 광범위한 생산·처리·운송·저장·사용 촉진을 위한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U.S. National Clea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을 공개했습니다.

작년 9월 초안을 공개한 지 8개월만입니다.

이번 전략 및 로드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당적 인프라법(BIL)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목표는 청정수소 생산을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 2050년 5,000만 톤으로 증가시키는 것.

DOE는 이를 통해 2050년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10%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를 위해 전략에는 총 95억 달러(약 12조 3,700억원)의 청정수소 투자계획도 포함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청정수소 수전해 프로그램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청정수소 연구·개발·시연·배포(RDD&D) 5억 달러(약 6,500억원) ▲지역 청정수소허브 80억 달러(약 10조 4,000억원) 등입니다.

 

▲ 미국 에너지부는 10년 이내 청정수소 1㎏당 생산비용 1달러를 목표로 한다. ©DOE

미국 ‘청정수소’ 기준 발표…“세액공제로 수소산업 지원” 💰

이번 전략의 핵심은 청정수소 정의 및 수소 세액공제 기준이 명시됐단 점입니다.

전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수소 1㎏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2㎏(2㎏CO2e/㎏H2) 이내인 수소를 청정수소로 정의했습니다.

동시에, 당장은 이러한 청정수소 공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란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2026년 청정수소 생산을 목표로, 2023년~2025년 4㎏CO2e/㎏H2 미만인 수소에 생산세액공제(PTC)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전략에 담겼습니다.

다만, 수소 1㎏당 최대 3달러(약 3,900원),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더 많은 세액공제를 지원합니다.

구체적으로 수소 1㎏당 ▲0.45㎏ 미만, 100% 공제 ▲0.45~1.5㎏, 33.4% 공제 ▲1.5~2.5㎏, 25% 공제 ▲2.5~4㎏, 20% 공제됩니다. 수소 생산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기준입니다. 누출되는 메탄도 배출량에 포함됩니다.

이와 별도로 투자세액공제(ITC)는 투자액의 최대 30%까지 적용됩니다. 수소의 생산세액공제 및 투자세액공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담긴 청정에너지 시설 세액공제의 일환입니다.

DOE는 해당 정책이 ‘10년 이내에 청정수소 1kg당 1달러 생산’이란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술 발전과 규모 확대를 가속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 미국 에너지부는 미 전역에 최대 10개의 청정수소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DNV

難탈탄소산업 우선·비용절감·지역허브 구축에 초점 맞춰 📌

DOE는 로드맵에서 청정수소 확장을 위한 3가지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먼저 중화학공업, 중장비 운송, 장기에너지저장 등 탈탄소가 어려운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적용합니다. DOE는 이를 “전략적이고 영향력이 큰 사용(high-impact uses)”을 목표로 한다고 표현했습니다. 1차 에너지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2차 에너지인 수소는 에너지 생산 효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둘째, 기술혁신과 민간부문 투자를 촉진하고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해 청정수소의 비용을 낮춥니다. 이와 관련해 DOE는 앞서 지난 3월, 청정수소 비용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R&D)에 7억 5,000만 달러(약 9,7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설비,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CCUS 기술개발 등이 포함됩니다.

셋째, 지역 내 수소허브를 구축해 형평성과 포용성, 환경정의 등 이익 극대화를 도모합니다. 미국 전역에 6~10개의 청정수소허브가 구축됩니다.

앞서 언급한 총 80억 달러(약 10조 4,000억원)의 자금이 지원됩니다. DOE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에서 새로운 투자 및 인프라 구축 등으로 10만 개가량의 새로운 직간접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전략 및 로드맵이 시장 상황 및 정책 환경, 업계 요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실시간 업데이트 문서(living document)’로 작성됐다고 DOE는 밝혔습니다. 해당 문서는 최소 3년을 주기로 갱신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의 2002년 저서 ‘수소 혁명’을 계기로 조지 부시 대통령 또한 수소에너지 전환에 주목하며 2030 수소경제 이행 비전, 수소연료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민음사, 백악관

청정수소 본격 뛰어든 미국…“글로벌 수소경쟁에 촉매제 될까” 🦈

한편, 2017년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은 이미 국가 단위의 청정수소 전략을 내놓은 지 오랩니다. 미국이 뒤늦게 청정수소 전환에 참여한 것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년 ‘2030 수소경제 이행 비전’, 이듬해인 2003년 ‘수소연료 이니셔티브’를 공개하며 수소경제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기술력 부족과 전기자동차 발전, 셰일가스 등 새로운 화석연료 개발 등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관심이 사그라들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바이든 정부의 IRA와 초당적 인프라법(BIL)을 계기로 미국의 청정수소 산업이 다시 탄력받기 시작한 것.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이후 미국 청정수소 생산능력은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1.5배 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IRA는 주요 가스생산기업의 투자에 연쇄반응을 일으켜, 유럽을 제치고 미국을 잠재적 청정수소 리더로 밀어올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수소를 청정에너지 전환의 게임체인저로 본격 지원하기 시작한 지금. 미국이 글로벌 청정수소 경쟁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수소경제 모아보기]
①: 日 ‘수소전략’ 6년만에 개정…“그린수소 발전 저해 우려 나와”
②: EU 수소정책 핵심, ‘재생에너지’라고?…아프리카 그린수소에 ‘新식민주의’ 비판도
③: 美 최초의 청정수소 전략·로드맵 공개…“글로벌 수소경쟁 촉매제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