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가장 큰 연례회의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오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립니다.
이번 COP28에는 197개국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기후·환경 관련 전문가, 기업, 시민단체(NGO) 등 약 7만 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올해 COP28에서는 ‘제1차 전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를 비롯해 ‘손실과 피해 기금’ 운영을 위한 세부내용 등 굵직한 내용들이 발표됩니다. 여기에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와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두고 국제사회가 논의할 계획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COP28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롯해 국제사회 정세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기후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국가와 화석연료 경제에 의존하는 국가 간의 의견 대립도 치열한 상황입니다.
기후대응 기술을 둘러싼 선진국 간 의견차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COP28의 핵심쟁점은 무엇일까요. 그리니엄이 그간의 현황과 핵심 쟁점을 4편으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주]
기후재원·화석연료 신규 투자 폐지 등 이행 현황은? 🤔
매년 기후총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단골 이슈가 있습니다.
1,000억 달러(약 130조원) 상당의 기후재원과 화석연료 신규 투자 폐지 등입니다. 여기에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약속이 어느 단계까지 이행됐는지 그리니엄이 분석했습니다.
4️⃣ 기후재원|2021년 896억 달러 모아 📈
- 목표: 202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 규모 기후재원 모금
- 현황: 2019년 796억 달러 → 2020년 833억 달러 → 2021년 896억 달러
1,000억 달러 상당의 ‘기후재원(Climate Fiance)’는 26차 당사국총회(COP26)와 27차 당사국총회(COP27)를 달군 핵심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주요7개국(G7)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15차 당사국총회(COP15)에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줄일 수 있도록 연간 최소 1,000억 달러 상당의 기후재원을 조성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허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당사국들은 이 기간을 2025년까지 연장했습니다.
기후재원 약속 이행을 추적하고 평가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2023 기후재원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모인 연간 기후재원은 896억 달러(약 117조원)에 이르렀습니다.
OECD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3년에 기후재원이 1,000억 달러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현 추세라면 이 목표는 올해 달성될 것이라고 OECD는 재차 강조했습니다.
전반적인 기후재원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적응 분야를 위한 자금이 줄어든 것은 우려할 지점이라고 OECD는 밝혔습니다. 2021년 적응 분야 재원은 전년 대비 40억 달러 줄어든 246억 달러(약 32조원)를 기록했습니다.
당초 선진국은 2025년까지 적응 분야 재원을 406억 달러(약 53조원)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2021년 나온 기후재원의 상당수가 대출(49.6%)이란 점에서 개도국들의 볼멘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개도국들은 기후재원이 대출이 아닌 보조금 형태로 제공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COP28에서는 2025년 이후 2차 기후재원 동원 방식에 대해 내년까지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가 이뤄질 계획입니다.
👉 기후변화 해결 막는 악순환 ‘둠 루프(Doom Loop)’
5️⃣ 공적금융 화석연료 투자 단계적 폐지|2023년에도 화석연료 투자 ↑ 💸
- 목표: 2022년까지 공적금융으로 화석연료 신규 투자 금지
- 가입국: 유럽투자은행(EIB) 등 5대 개발은행, 34개국
COP26에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34개국은 공적금융으로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일명 ‘국제 화석연료 투자 서약(International Fossil Finance Pledge)’입니다.
화석연료 부문에 투입되는 연간 178억 달러(약 23조원) 상당의 공적재원 투자를 멈추고, 이를 청정에너지 전환에 사용한단 것을 골자로 합니다. 서약에는 2022년 말까지 약속을 이행해야 한단 문구가 명시됐습니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일본만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공적금융의 화석연료 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호주 등도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민간 기후싱크탱크 ESG와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의 공동 분석에 의하면, 연간 최소 57억 달러(7조 4,400억원) 상당의 공적재원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됐습니다.
예컨대 7개국(영국·프랑스·덴마크·뉴질랜드·캐나다·핀란드·스웨덴)은 자국 수출 신용기관을 통해 해외 화석연료 개발 대출 및 보증을 중단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등은 2023년에도 화석연료 신규 공적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신규 화석연료 투자를 금지하는 초안을 작성했으나 미 수출입은행(EXIM) 등 연방기관에서 반발이 거셉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에너지위기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및 교역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를 쏟았습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연료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가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단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6️⃣ GFANZ|화석연료 투자 계속…산하 보험연합체 회원사 잇단 탈퇴 🏃
- GFANZ 산하 넷제로보험연합 회원사: 32곳 → 11곳
2021년 COP26에서 출범한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GFANZ는 금융을 통해 탄소중립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 세계 50개국 650여개 금융사가 참여 중이며, 이들 회원사는 세계 전체 민간 금융 자산의 40%를 차지합니다.
GFANZ는 출범 이후 많은 부문에서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합니다.
GFANZ는 “2년 전에는 어떤 은행도 과학 기반의 2030년 감축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며 “(GFANZ 출범 후에는) 현재 거의 모든 은행에서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화석연료 감축에 대한 2030년 목표를 설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환경단체 리클레임파이낸스가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GFANZ의 넷제로자산관리자그룹(NZAM) 회원 58개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기업 200곳 이상에서 최소 8,470억 달러(약 1,106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고서는 또 세계 최대 화석연료 개발자 229명 중 161명이 GFANZ 회원사로부터 자금을 받았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각 회원사 대변인들은 과도기적으로 화석연료가 여전히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GFANZ 내부에서는 화석연료 투자를 두고 내홍을 겪었습니다. 한쪽에서는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이 느슨한단 불만이 나오는 반면, 이를 규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한편,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일어난 반(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움직임의 여파로 GFANZ 산하 넷제로보험연합(NZIA) 회원사 탈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삼성화재를 비롯해 독일 알리안츠도 탈퇴에 동참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신한라이프마저 탈퇴함에 따라 남은 회원사는 현재 11곳에 불과합니다. 전체 회원사의 3분의 2가 탈퇴한 것입니다.
다만, NZIA에서 탈퇴한 보험사 대부분은 탄소중립에 대한 약속은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ZIA 회원사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보험상품 및 서비스 개발 그리고 자산운용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NZIA는 5년 주기로 감축 목표를 정하고 매년 감축 현황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COP28 분석 모아보기]
①: NDC 이행·메탄 감축·삼림벌채 종식 등 COP26 목표 어디까지 이행됐나?
②: 기후재원·화석연료 신규 투자 금지 등 이행 현황은?
③: 재생에너지 3배 확충·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등 COP28핵심 쟁점 알아보기
④: 2035 NDC 반영될 전지구적이행점검(GST)과 손실과 피해 기금 총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