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7일, 지구 평균기온이 과학계가 설정한 기후대응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시적이긴 하나 인류 관측 사상 처음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넘게 오른 것입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의 사만다 버지스 부국장은 이같은 결과를 지난 19일(현지시각) 본인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게시했습니다.
버지스 부국장은 “11월 17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에서 얻은 잠정 ERA5* 분석은 지구 평균기온이 1991~2020년보다 1.17℃ 높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최선의 추정치는 이날 지구 기온이 1850~1900년(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06℃ 높았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튿날(18일) ECMWF 또한 “11월 17일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를 초과했다”며 “이튿날(18일) 집계한 잠정 ERA5 값은 2.06℃”였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ERA5: 5세대 국제 기후대기 재분석 도구.
일시적 한계 넘은 것…“향후 몇 년간 1.5℃와 2℃ 넘는 빈도 ↑” 📈
지구 평균기온을 2℃ 이내로 제한하는 건 국제사회가 파리협정으로 합의한 한계선입니다. 과학계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2℃ 넘어 올라간다면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예컨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할 시 산호초의 99%, 전체 동식물의 18%가 멸종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해수온도도 빠르게 올라 빙하 소실로 인해 해수면이 6m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은 일시적으로 한계선을 넘은 것으로 지구가 계속해서 2℃ 이상 높아진 상태에 있단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C3S 또한 이번 데이터 분석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버지스 부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단 하루, 한계선을 초과하였다고 파리협정을 위반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인류가 국제적으로 합의한 한계선에 어떻게 근접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버지스 부국장은 “향후 몇 달, 몇 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1.5℃나 2℃를 넘는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초 지구 평균기온은 1.5℃를 초과한 바 있습니다.
매월 최고 기록 갈아치우는 지구 평균기온…“2024년이 가장 더울 것” 🌍
비영리단체 버클리어스(Berkeley Earth)의 기후과학자 지크 하우스파더 박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단 하루 2℃를 넘은 것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읽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2023년에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극단적인 지구 기온 수준에 대한 놀라운 신호”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구 평균기온은 7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해 왔습니다.
여기에 3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겨울 기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2016년 유난히 강한 엘니뇨와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바 있습니다.
과학계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2024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 현상이 적어도 2024년 4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