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셜미디어 중 옛 트위터 ‘X’ 기후변화 가짜뉴스 확산 심각

대형 SNS 플랫폼, 허위정보와 싸움 나서야

주요 소셜미디어(SNS) 가운데 X(구 트위터)가 기후변화 오보 확산이 가장 심한 플랫폼 1위로 꼽혔습니다.

50여개 환경단체가 모인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기후행동(Climate Action Against Disinformation·이하 CAAD)이 지난 20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CAAD는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핀터레스트·X 등 5개 플랫폼에서 기후변화 관련 허위정보 대응책을 분석하고, 오보 확산에 가장 기여한 곳을 선정했습니다.

5개 플랫폼이 발표한 공개 가이드라인과 서비스 약관과 보도자료 그리고 기타 연구자료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평가했다고 CADD는 밝혔습니다.

 

SNS 중 기후변화 허위정보 막기 위한 정책·노력 모두 부족한 ‘X’ 🐦

그 결과, 3억 5,400만 명이 사용하는 X가 21점 만점 중 1점이란 점수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21개 평가항목 중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대한 1개 항목만 충족했습니다.

CADD에 따르면, X는 기후변화 허위정보 콘텐츠 수익창출 금지 조항이 있으나 이를 걸러낼 수 있는 분명한 정책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작년 4월 트위터(현 X) 공지를 통해 “과학적 합의에 모순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후변화 부정론 광고를 금지한다”며 “기후변화 부정론 콘텐츠가 수익을 창출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위터 측은 해당 결정에 대해 “자사의 서비스가 기후변화 허위정보가 증가하는 물결의 원천”이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허나, 이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직후 플랫폼 내 콘텐츠 규제 및 처리 공정이 모두 불분명한 상태다. ©Piero Nigro

트위터 인수 직후 전체 직원 80% 해고…“COP27 기점으로 허위정보 ↑” 🚨

여기에 지난해 10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플랫폼 내 콘텐츠 규제에 관한 정책과 처리 절차가 불분명한 상태라고 CADD는 지적했습니다. 머스크 인수 직후 7월까지 전체 직원의 80%가 해고됐습니다.

전반적인 콘텐츠 관리나 운영이 불투명해진 상태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실제로 작년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당시 ‘기후사기(Climatescam)’란 문구가 X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한 바 있습니다.

이 단어는 기후위기(Climate Crisis)와 기후비상사태(Climate Emergency)와 함께 X에서 상위 검색결과에 등장합니다.

CAAD는 앞서 올해 1월 보고서에서도 이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CAAD는 “다른 SNS 플랫폼에서는 #Climatescam의 추세나 상승세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경우 검색창에 ‘기후(Climate)’를 검색하면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용어가 자동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별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소속 과학자와 기후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도 심화된 점을 CAAD는 우려했습니다.

 

+ 기후변화 부정론과 맞써 싸우는 조직도 있어 🥊
지난 4월 영국 BBC는 X 등에서 기후변화 부정론자와 맞서 싸우는 온라인 조직 ‘닌자 트롤 헌터’를 보도했습니다. 2019년 조직된 이 단체는 SNS에 올라온 기후변화 허위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지속적으로 허위정보를 올리는 계정을 신고하는 방식으로 활동 중입니다.

 

▲ CAAD가 전 세계 5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내 기후변화 허위정보 확산 실태 및 대응책을 분석한 결과, 21점 만점 중 1점으로 X가 최하위를 기록했고 핀터레스트는 1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CAAD 제공, 그리니엄 번역

가장 좋은 평가 받은 핀터레스트도 21점 만점 중 12점 🤔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이미지(사진) 중심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였습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억 6,000만 명에 달하는 핀터레스트는 21점 평가항목 중 12개를 충족했습니다.

핀터레스트는 기후변화 부정론이나 허위정보를 활용한 수익창출을 금지하고, 개인정보가 판매되거나 공유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취한 플랫폼으로 평가됐습니다.

다만, 언어에 따라 각기 다른 규제가 적용되고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알고리즘 변화가 기후변화 허위정보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단 점은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CAAD “대형 SNS 플랫폼들 기후변화 허위정보와 싸움 나서야” 📢

이밖에도 유튜브·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은 기후변화 허위정보를 해결할 것을 약속했으나, CAAD는 관련 정책의 시행이 부족하단 점을 꼬집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플랫폼 내 알고리즘 보호 제공이 부족하고, 허위정보 추세에 대한 보고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CAAD는 페이스북이 기후과학에 기반한 정보 제공 서비스 ‘기후과학 정보센터(Climate Science Information Center)’를 운영한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CAAD는 플랫폼들이 기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확립하고 개인보호 정책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대형 SNS 소유 기업들이 허위정보와 싸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최악의 산불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SNS를 중심으로 산불이 레이저 광선으로 발생했단 허위정보가 확산했다. ©BRAD STARKS

“허위정보 확산, 기후정책에 부정적 영향” ⚖️

한편,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올여름 잇따라 발생한 이상기후 및 자연재해와 관련해 허위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단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례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을 놓고 SNS에서는 산불의 원인이 부유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산불을 일으켰단 주장이 확산했습니다. 미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산불을 일으켰단 허위정보가 확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주요 전문가들은 NYT에 최근 음모론자들과 극단주의자들이 클릭 미끼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기후재난과 관련된 허위정보가 확산하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기후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폭력에 대해서도 대처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비영리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의 기후연구 및 정책 책임자인 제니 킹은 “기후변화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음모론자들의 인신공격에 포위당했다”고 설명합니다.

킹 책임자는 이 현상이 지속될 시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약화돼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단 점을 우려했습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와 같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건전한 토론을 나눌 수 없게 된단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IPCC 또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3실무그룹(WG3) 보고서’에서 이같은 허위정보 확산을 우려한 바 있습니다.

IPCC는 보고서에서 과학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가 기후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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