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C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현재보다 43% 줄여야 한단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공개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3실무그룹(WG3)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400여명의 195개국 정부대표단이 참여해 승인한 IPCC AR6 WR3보고서. 제1실무그룹과(WG1) 제2실무그룹(WG2)이 각각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기후변화 영향과 적응 측면을 다뤘다면, WG3는 기후변화 완화와 감축 방법 등을 다뤘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전까지 제출된 각국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로는 지구온난화를 1.5°C 이내로 제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시행된 기후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계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21세기 말 지구 평균온도는 3.2°C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에 보고서는 지구온난화 1.5°C 제한을 위해선 경제·사회·제도 전반에 걸쳐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해봤습니다.

 

+ IPCC 3개 실무그룹 역할을 분류한다면 🤔
👉 제1실무그룹(WG1):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분석
👉 제2실무그룹(WG2):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을 분석
👉 제3실무그룹(WG3):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할지, 완화 관련 내용을 분석

 

© 온라인으로 진행된 IPCC AR6 WR3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모습 Mark Speight IPCC

현재까지 시행된 정책 계속될 경우 2100년 지구 온도 3.2°C까지 상승 🌡️

먼저 보고서는 최근 10년간(2010~2019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해당 기간에 누적된 탄소배출량은 410±30기가톤(GtCO2)이며 이는 185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된 전체 탄소배출량의 17%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1인당 평균 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역별로 분석할 경우 최빈국(1.7 tCO2eq)과 군소도서국(4.6 tCO2eq)은 전지구 평균(6.9 tCO2eq)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곳은 북아메리카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유럽이 18%,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12%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버슛*이 없거나 제한적일 때,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인 1.5°C와 2°C 미만으로 제한하는 모델 경로에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늦어도 2025년 이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C 제한을 위해선 2030년까지 2019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의 43%를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나아가 2050년까지는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현행보다 84%를 감소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IPCC 연구진은 메탄배출량도 현재보다 약 3분의 1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버슛 (Overshoot): 지구 평균온도가 일시적으로 0.1~0.3℃로 오르는 상황. 이는 일정시간이 지난 이후 다시 해당 수준 이하로 감소.

 

© 세계 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두 증가했다 IPCC 제공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 발표가 있던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진단이 나왔다. 우리는 재앙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같은날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데르센 총장은 이어 “다만, IPCC는 우리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며 행동 변화 등을 통해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모습 Silke Von Brockhausen UNDP

IPCC, 경제·사회·제도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저감 노력 필요 🔬

IPCC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IPCC는 크게 ▲에너지, ▲산업, ▲이산화탄소 제거(CDR), ▲도시, ▲수송, ▲임업 및 기타 토지 이용 분야(AFOUL) 등에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분야별로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 에너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의 감소저탄소 에너지 자원의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단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기술 개발의 중요성도 언급됐는데요. 화석연료 감축 필요성은 금융 부문에서도 언급됐습니다. IPCC는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가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의 1~10% 감축에 기여한다”고 말하는 한편 현재보다 3~6배 더 많은 금융 부문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 산업: IPCC는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은 어려우나 가능하다고 보았는데요. 이를 위해선 생산·수요관리와 에너지 효율 개선 등 공급망과 같은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의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자원 순환 노력이 필요하단 내용도 들어간 것! 더불어 IPCC는 산업 부문의 감축을 위해선 수소탄소포집 및 저장기술(CCS) 등의 감축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산화탄소 제거(CDR): IPCC는 CCS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CDR 기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요. CDR은 대기 중에서 제거한 탄소를 지질·토양·해양 저장소 또는 제품에 격리하는 접근법을 뜻합니다. 생물학적·지구화학적·화학적 과정으로 구분된다고. 실제로 삼림경영이나 재조림 혹은 토양 내 탄소 격리 방법이 널리 활용 중입니다. 다만, IPCC는 CDR 실행으로 인한 생물다양성과 식량안보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CDR 접근법 개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Marita Kavelashvili Unsplash

🏙️ 도시: IPCC는 에너지 및 재료 소비 감소, 저배출 에너지원과의 연계 등을 통해 도시에서의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어요. 또 건물의 설계부터 폐기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건설재료를 포함한 에너지 효율화가 필요할뿐더러, 재생에너지 활용 정책이 포함된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것.

🚋 수송: 보고서는 육상 수송 부문에서 전기차 도입이 가장 큰 배출 저감 잠재량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해운과 항공 부문의 바이오연료, 저배출 수소, 암모니아, 합성연료 등의 저감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됐습니다.

🌲 임업 및 기타 토지 이용 분야(AFOUL): 보고서는 AFOUL을 통해 2050년까지 연간 8~14기가톤(GtCO2eq)의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이중 30~50%는 탄소 1톤 당 2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달성이 가능하단 내용도 담겼습니다.

특히, 열대지역 산림전용 방지 및 산림과 생태계 보전·관리·복원의 효과가 최대 7.4기가톤(GtCO2eq)으로 가장 컸는데요. 지속가능한 농·축업과 혼농임업이 최대 4.1기가톤(GtCO2eq), 식생활 개선이 최대 3.6기가톤(GtCO2eq)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400여명이 넘는 IPCC 연구진은 2주에 걸쳐 보고서 승인 작업을 진행했다 Mark Speight IPCC

기후대응 위해선 국내외 기후 거버넌스 연계 중요해 🌍

아울러 IPCC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선 ‘기후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대응 관련 법과 전략 및 제도의 수립과 이행 그리고 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기후대응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단 것인데요.

이밖에도 IPCC는 기후 완화를 위해선 규제 정책과 탄소가격제 등의 경제 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이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IPCC는 여러 형태의 국제협력이 기후변화 완화 노력을 지구적으로 확산 및 촉진시킨다고 평가했죠.

한편, 오는 9월 예정된 IPCC 제57차 총회에서는 기존에 나온 3개 실무그룹 보고서와 3종의 특별보고서*를 반영한 종합보고서(SyR)가 승인될 예정입니다. 이는 11월 이집트 샬름엘셰이크에서 열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비롯한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서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3종 특별보고서: 1.5℃ 지구온난화, 해양·빙권, 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