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14건의 대형 기후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총 1,014억 달러(약 145조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1980년 이후 45년간 누적된 재해 비용 3조 1,000억 달러(약 4,447조 원)의 약 3.27%를 단 6개월 만에 기록한 수치입니다.
특히 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610억 달러(약 87조 원)의 피해를 내며, 미국 역사상 가장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이번 재해 양상은 단순한 이상 기후를 넘어,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 재해의 강도와 빈도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LA 산불만 610억 달러…”1980년 이후 재해 빈도·강도 구조적 증가”
기후 비영리단체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에서는 각 10억 달러(약 1조 4,347억 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한 대형 기후 재해가 총 14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총 손실액 1,014억 달러는 1980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는 45년간 누적된 전체 재해 비용 중 3.27%가 단 6개월에 집중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1985년부터 1995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전체 재해 비용은 2,990억 달러(약 429조 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같은 기간 동안의 재해 손실은 1조 4,000억 달러(약 2,008조 원)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기후 재해의 경제적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재해의 빈도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2025년 상반기 14건의 대형 재해는, 46년에 걸친 연평균 발생 건수인 9건을 단 6개월 만에 넘어섰습니다.
클라이밋센트럴의 애덤 스미스 박사는 “2017년 이후 재해의 규모와 빈도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기후 변화가 이러한 극단적 재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사건은 올해 1월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입니다. 이 산불은 약 1만 6,000채의 건물을 파괴하고, 약 400명의 간접 사망자를 발생시켰으며, 총 610억 달러(약 87조 원)의 손실을 남겼습니다. 이는 허리케인이 아닌 재해 중 유일하게 미국 역사상 재해 비용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사건입니다.
클라이밋센트럴은 이번 피해 확대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 외에도 위험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과 느슨한 건축 기준 등 복합적인 요인을 지적했습니다.
한편, 7월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는 130명 이상의 사망자를 초래했으나, 클라이밋센트럴의 2025년 상반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분석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NOAA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의 대형 재해 데이터셋이 있습니다. 이 데이터셋은 1980년부터 유지되어 왔으나, 2025년 5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해당 프로젝트를 20년간 이끌어온 애덤 스미스 박사가 클라이밋센트럴로 이직해 복원 작업을 이어가면서 통계 작업이 재개됐습니다.
클라이밋센트럴은 NOAA의 기존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해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했으며, FEMA, 미국 농무부, 국가기관간화재센터, NOAA 폭풍 사건 데이터베이스 등 10여 개의 공공 및 민간 출처를 통해 재해 비용을 산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인력이 대폭 감축되고 기능이 약화되면서, 이 기관의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매사추세츠 해양아카데미의 재난관리 전문가 사만다 몬타노는 “FEMA는 고유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해고하며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고, 이는 향후 재해 대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 기록된 이례적인 재해 피해는 미국의 재해 대응 시스템, 도시 계획, 건축 기준 등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구조적 위험이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위협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 셈입니다.
클라이밋센트럴은 이 데이터셋이 지역사회와 정책 결정권자들이 기후 변화의 실질적인 영향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