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투자 금액도 막대합니다. 미국 테크 전문 미디어 긱와이어(GeekWire)에 의하면, MS가 약 4년간(2020년~2023년 1월) 기후테크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5억 6,400만 달러(약 7,300억원)에 달했습니다. 세부 투자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MS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이 새로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ESG 플랫폼 기업 노바타(Novata)의 3,000만 달러(약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한 것. 덕분에 MS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기후테크 기업은 총 26곳으로 집계됐습니다.

MS가 기후테크 산업 투자에 진심인 이유가 무엇이고, 또 어떤 기업들이 선택받았는지 2편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 3월 13일 기준 MS의 기후혁신기금 투자 기업 현황 에너지와 탄소 분야가 23를 차지한다 ©greenium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2021년 한해 MS가 배출한 온실가스(GHG)는 1,380만 톤 CO2e(이산화탄소환산톤)에 달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공급망 등 스코프 3 배출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MS는 2030년까지 스코프 3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탄소제거를 통해 MS의 순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네거티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른바 2030 탄소네거티브 선언입니다. 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200억원) 규모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을 출범했습니다.

3월 13일 기준,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26개 스타트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MS가 주목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순환경제’도 포함됐다고? ♻️

기후혁신기금의 포트폴리오는 크게 ▲에너지 ▲탄소 ▲순환경제 등으로 분류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 에너지 분야입니다. 직접공기포집(DAC), 산림·토양 기반 탄소상쇄 등 탄소 분야의 기업들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요.

지난 1편에서는 에너지·탄소 분야의 유망한 스타트업 3곳을 1편에서 소개했습니다. 2편에서는 기후혁신기금의 세 번째 축, 순환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살펴봅니다. 전체 26개 기업 중 약 20%가량을 차지합니다.

순환경제란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자원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며, 수명이 다할 경우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회수하는 경제 모델을 말합니다.

기후혁신기금의 포트폴리오에는 다양한 순환경제 스타트업들이 포함됐는데요. 대표적인 순환경제 스타트업 2곳을 소개하자면.

 

▲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한 순환경제 스타트업 리플리는 가구 장비 건축 자재 등 폐자원을 관리하고 추적유통활용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Rheaply

폐가구·건축자재 중고거래 플랫폼 ‘리플리’ 🪑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자원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리플리(Rheaply)가 꼽힙니다. 2015년 미국 시카고에 설립된 리플리. 건축·연구·에너지·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및 재고 자원들을 관리하고 추적·유통·활용하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일종의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리플리는 오래된 컴퓨터, 사무용 가구, 실험실 장비 등 가구와 장비 재사용으로 시작했습니다. 구글과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포함한 25개 기업·단체에서 5만 명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리플리는 현재까지 1,900만 달러(약 251억원) 가치의 5만 개 이상의 품목이 플랫폼을 통해 폐기물에서 자원으로 전환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서비스 범위를 철강과 목재 등 건축 폐기물로 확장했습니다. 건축폐기물은 전 세계 폐기물의 40%, 미국 매립지 폐기물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오염원입니다. 또 강철과 콘크리트 등 건축 자재는 대표적인 고탄소제품입니다.

리플리는 건축 자재의 2차 시장을 개선해 배출량을 줄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 최대 건축 폐기물 거래 사이트 ‘매테리얼즈 마켓플레이스’를 인수했습니다.

한편, 리플리는 자원 공유 과정에서 감소한 탄소배출량까지 추적하는 서비스 개발 중인데요. 이에 지난해 6월 조달한 2,000만 달러(약 259억원)의 신규 자금이 사용될 예정입니다.

 

▲ 지난해 1월 MS의 기후혁신기금은 란자젯에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LanzaJet

폐기물로 만든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란자젯 ✈️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개발하는 바이오연료 스타트업 란자젯(LanzaJet)도 기후혁신기금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됐습니다.

2020년 미국 일리노이에 설립된 란자젯. 임업 폐기물과 공장 폐가스, 도시 폐기물 등을 원료로 사용해 SAF와 재생 가능한 디젤 연료를 생산하는 순환경제 스타트업입니다. 란자테크*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PNNL)가 개발한 란자젯ATJ(alcohol-to-jet) 기술이 특징인데요.

폐기물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목재폐기물이나 공장 폐가스를 사용해 에탄올을 합성합니다. 그 다음 에탄올의 사슬 길이를 늘이고 수소를 붙여 SAF의 일종인 합성 파라핀계 등유(SPK)와 재생가능한 디젤인 합성 파라핀계 디젤(SPD)로 변환합니다.

란자젯은 공급원료에 따라 SAF의 온실가스 배출량(GHG)이 기존 연료 대비 85%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란자테크(LanzaTech): 2005년 설립된 란자테크는 박테리아를 통해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재생에너지 기업이다.

 

▲란자젯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프리덤파인즈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장 2023년 완공 후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란자젯은 해당 공장이 연간 SAF 900만 갤런과 재생가능한 디젤 100만 갤런을 생산할 것이라 설명했다 ©LanzaJet

기후혁신기금은 작년 1월 란자젯에 5,000만 달러(약 661억원)를 투자했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이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에 관심을 갖는 이유,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됩니다.

MS는 주요 사업인 클라우드가 확장되면서 매년 50~100개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비상발전기에는 디젤 연료가 사용되는데요. MS는 란자젯을 통해 화석연료인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저비용의 지속가능한 연료를 공급받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 또한 란자젯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2022년 10월, 빌 게이츠의 투자사 브레이크스루에너지 캐털리스트(BEC)’가 란자젯에 5,000만 달러를 지원한 건데요. BEC는 에너지, 농업, 폐기물 등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하는 기후펀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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