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초과, 남은 탄소예산은 단 3년치

2025년 초까지 탄소 예산 1,300억 톤... 연간 400억 톤 배출로 고갈 임박

전 세계 60여 명의 기후 과학자들이 발표한 최신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지구는 약 3년 이내 파리협정이 설정한 상징적 한계인 1.5℃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2025년 초 기준으로 1.5℃ 온난화를 50% 확률로 막기 위한 잔여 탄소 예산은 약 1,300억 톤으로, 현재 연간 약 400억 톤이 배출되고 있어 조만간 3년 남짓한 시일 내에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됐다.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 쪼그라든 탄소 예산, 1.5℃ 한계선 돌파 예정

2015년 파리 기후협약(COP21)에서 약 200개국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1800년대 후반)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합의했다. 기후변화의 파괴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전 지구적 약속이었다. 그러나 최근 각국은 여전히 석탄, 석유, 가스를 대규모로 소비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산림을 벌채하면서 이 목표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리즈대학교 프리스틀리 기후미래센터의 피어스 포스터 소장은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례 없는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변화는 오래전부터 예측된 것이며, 매우 높은 수준의 배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초 과학자들은 1.5℃ 온난화를 50% 확률로 막기 위해 인류가 추가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을 약 5,000억 톤으로 추산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고배출과 연구 결과의 정밀도 향상으로 이 수치는 2025년 초 기준 약 1,300억 톤으로 급감했다.

2023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한 첫 해로 기록되었고, 2024년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고온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일 연도의 온도 초과는 파리협정 위반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2024년의 이례적 고온이 엘니뇨 등 자연적 요인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년의 기온 상승 중 약 1.36℃는 인간 활동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구의 온난화 속도는 10년당 약 0.27℃에 달하며, 이는 지질학적 기록상 전례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2030년경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은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 이후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대량 제거해 온난화를 되돌릴 수는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과학자 조에리 로겔리 교수는 “1.5℃를 크게 초과하면, 현재의 배출로 인한 온난화를 이산화탄소 제거만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즉, 기술적 해결책에 의존하기보다는 지금 당장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절실하다는 결론이다.

보고서는 이미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규모를 보여주는 다양한 통계를 제시하였다. 특히 ‘지구 에너지 불균형’이라 불리는, 지구 시스템에 축적되는 초과 열의 양이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이 수치는 1970~80년대보다 두 배 이상, 2000년대 후반~2010년대보다 약 25% 증가했다.

이러한 초과 에너지의 대부분은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 증가 때문이며, 지표면을 데우고, 대기 온도를 높이고, 빙하를 녹이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이 열의 약 90%는 바다에 흡수되는데, 그 결과 바다는 팽창되고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을 야기했다. 1990년대 이후 그 속도는 두 배로 빨라져 전 세계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이 홍수 위험에 크게 노출되었다.

이처럼 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의 위기로 직면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온난화 속도는 10년당 약 0.27℃ 였는데, 이 중 대부분은 인간 활동에 따른 것이다. 가장 최근 10년(2015~2024)은 그 이전 10년(2005~2014)보다 평균 기온이 0.31℃ 더 높았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의 이례적인 고온 현상으로 증폭되었지만, 대체로 장기적인 추세와 일치한다고 분석됐다.

반면,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 저자들은 청정 에너지 기술의 확산으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은 “신속하고 엄격한” 배출량 감축 없이는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로겔리 교수는 “다음 10년 동안의 배출량 감소는 온난화 속도를 결정짓는 중대한 변수”라며 “지금 이순간이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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