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과학의 다리 놓다: 교황 프란치스코, 기후위기 대응의 유산

"기후위기는 영적 문제"…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환경보호 촉구

교황 프란치스코가 2025년 4월 21일 부활절 월요일, 88세의 나이로 선종했습니다. 바티칸은 공식 성명을 통해 2013년 선출 이후 약 12년간 가톨릭 교회를 이끈 그의 서거를 발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기후변화를 신앙과 과학의 문제로 격상시키며,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환경 보호를 촉구한 종교 지도자로 기억됩니다.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 사이먼 스티엘은 “교황 프란치스코는 인간 존엄성의 상징이자, 기후 행동의 세계적 옹호자였다“며 추모했습니다. 그는 평생 동안 기후위기의 위험성과 특히 빈곤층, 취약계층이 입는 피해를 강조해왔습니다.

2015년에 교황은 환경 파괴와 지구온난화를 비판한 획기적인 회칙 『라우다토 시』를 발표했습니다. 이 문서에서 그는 “무제한적 물질적 진보” 신화를 비판하며, “지구가 모든 한계를 넘어 말라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라우다토 시』는 과학적 합의에 기반해 기후변화의 원인을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로 명확히 지목했으며, 같은 해 체결된 파리기후협약(COP21)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종교와 환경의 새로운 만남 🌍

교황 프란치스코는 환경 보호의 긴급성을 후속 교서 『라우다테 데움(Laudate Deum)』을 통해 더욱 강조했습니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고, 세계는 붕괴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부유한 국가들의 “무책임한 생활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교황은 미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이 중국보다 2배, 세계 최빈국 평균보다 7배 높다고 지적하며, 서구식 생활모델 전반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또한, 화석연료 지속 사용이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는 2023년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 직접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건강 문제로 바티칸 국무장관 파롤린 추기경이 대신 연설을 낭독했습니다.

 

실천으로 이어진 기후 리더십 🌱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위기의 책임을 단순한 인구 증가가 아닌 역사적 배출국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COP28에서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국들이 가난한 국가의 부채를 탕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역사적 배출국의 책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2024년 5월, 바티칸은 기후 회복력을 주제로 16개 국제 도시 시장들과 함께 국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우리가 생명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죽음의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명과 죽음의 문화 중 무엇을 선택할지 논의했습니다.

교황은 “부유한 국가가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배출하지만, 30억 가난한 인구가 75%의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 파괴는 “신에 대한 모욕” 🌊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에코사이드(생태계 파괴)를 제노사이드, 민족청소에 준하는평화에 대한 다섯 번째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죄악으로 선언했습니다. 그는 “환경 파괴는 신에 대한 모욕이며,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죄악”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각국 정상, CEO 등 다양한 리더들과 만나 기후 문제 해결을 촉구하였고, 가톨릭 기관들의 화석연료 투자 철회 움직임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아마존 유역에서의 가톨릭 교회의 환경 보호 활동은 그의 메시지가 현실에 뿌리내린 대표 사례로 평가됩니다.

 

▲ 존 케리 미 백악관 기후특사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바티칸을 방문했다. ©John Kerry, 트위터

 

지속적인 영향력과 과제 🌡️

교황 프란치스코의 선종 소식에 전 세계 기후 지도자들이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후 특사였던 존 케리는교황은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 해결에 깊이 관여한 인도주의자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저명한 작가이자 기후 운동가인 빌 맥키벤은 월요일 서브스택(Substack) 게시물에서 “프란치스코는 아마도 세계 최고의 환경 챔피언” 이라며, 추모했습니다.

아마존 에클레시알 네트워크의 마우리시오 로페즈 오로페자 역시, **”교황의 기후 리더십은 그의 교황직의 필수적 유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후위기는 가난한 공동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기후 협약의 창립자 댄 미슬레는 “『라우다토 시』 발표 이후에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계속 증가했다”며, 실질적 변화가 부족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부유국 시민들의 무관심을 비판하며, 교황 프란치스코의 유산은 여전히 인류가 맞서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상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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