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줄어든 ‘지속가능성’ 발언…기업들, 이제 ‘말하지 않는 전략’ 구사 중

월마트·BP·씨티그룹까지…탄소 감축 선언은 줄고, '조용한 진전'만 남았다

미국 S&P 500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성 언급이 최근 3년간 7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ESG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공개적 언급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블룸버그 그린(Bloomberg Green)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S&P 500 기업들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청정에너지’ 등 12개 이상의 관련 용어 사용이 평균 76% 감소했습니다.

관련 용어 사용은 2022년 초 정점을 찍은 뒤 급감했으며, 특히 소비재와 금융, 에너지 업종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현상이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과 맞물려, 연방정부 기관들이 기후 용어를 ‘피해야 할 단어’로 지정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모닝스타의 지속가능 투자 책임자 호텐스 비오이는 “기후 위험은 곧 투자 위험”이라며, 기업의 침묵이 기후 대응의 진전을 늦출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린워싱보다 더 조용한 ‘그린허싱’…기업의 침묵이 전략이 되다 🔇

블룸버그는 S&P 500 기업의 실적 발표 콜을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ESG‘, ‘청정에너지‘ 등 12개 이상 환경 관련 용어 사용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에서 벗어나 이제는 환경 이슈 자체를 회피하는그린허싱(greenhushing)’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재, 금융, 에너지 업종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소비재와 금융 부문에서는 최근 1년간 관련 용어 사용 빈도가 50% 이상의 감소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와 ESG에 대한 정치적 반감이 커지며, 기업들이 연방 정부의 눈치를 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전환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토드 코트 강사는 “기후변화는 이제 ‘말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단어’가 됐다”며, “ESG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용어로 변질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월가의 ESG 이탈 현상과 기업들의 전략 변화 📉

ESG 이슈에서 멀어지는 건 월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사들이 탄소 감축 글로벌 협약에서 줄줄이 이탈했습니다.

BP, 쉘, 쉐브론와 같은 에너지 대기업도 탈탄소 전략을 재조정 중이며, 월마트는 2023년 12월에 2025년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린허싱’ 현상에도 불구하고, 경영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재무 책임자(CFO)의 90% 이상지속가능성 투자를 늘리고 싶어하며, 약 70%는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가 전통적 투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PwC US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데이비드 리니치는 “전통적인 친환경 전환 관련 용어 사용은 줄었을지 모르지만, ‘회복력(resilience)’과 같은 용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이 실제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용한 진전(Quiet Progress)”의 시대…기후 대응의 양면성 ⚖️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공개 논의가 줄어들수록 기업의 실질적인 대응도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모닝스타의 호텐스 비오이 지속가능투자 연구책임자는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말하지 않으면 진전도 더뎌진다”고 경고했습니다.

PwC의 2025 탈탄소화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조용한 진전(quiet progress)’이라 명명했습니다. 기후 공약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감시를 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계획을 추진하는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비공개 전략이 확산되더라도, 기업들의 기후 대응 역량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S&P 글로벌l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업 중 약 20%만이 기후변화의 물리적 영향에 적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으며, 절반 이하만이 향후 10년 내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후 리스크는 여전히 투자 리스크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대중적 침묵 속에서도 기업 내부의 실질적인 실행과 투명한 공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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