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이 캘리포니아 주의 기후공시법 두 건(SB 253, SB 261)에 대해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후 정보 공개가 투자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본격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 4,300억 원) 이상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요구하는 SB 253법과 5억 달러(약 7,150억 원) 이상 기업에 기후 리스크 공시를 의무화하는 SB 261법은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본 배분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26년 시행 예정 SB 253·261법…”투자자 알 권리 vs 기업 부담” 충돌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2023년 ‘기후 기업 데이터 책임법(SB 253)’과 ‘기후 관련 금융공시법(SB 261)’을 통과시켰으며, 두 법안은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법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규모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 관련 재무 리스크의 공개를 요구합니다.
특히 SB 253은 기업의 전 세계 배출량(Scope 1, 2, 3)까지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제품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규제를 담고 있습니다.
엑손모빌은 이 같은 법안이 자사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캘리포니아 동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에서 엑손은 “해당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의 선호 메시지를 기업에 강요하며, 자사의 활동을 왜곡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강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제품 사용으로 인한 배출까지 포함하는 방식은 이중 계산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엑손은 특히 SB 253의 적용 기준이 대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고 반발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정유소의 과거 배출량이나 카자흐스탄 파이프라인의 잠재적 리스크까지 보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안이 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엑손은 자사가 캘리포니아 내에서 원유 생산, 정제, 운송 활동을 하지 않으며, 본사는 텍사스에 위치하고 전 세계 6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법무부는 이 법안들이 기업의 정치적 발언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법무부는 “투자자들이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법안의 목적”이라며, “중요한 사실에 대한 공공의 접근권은 표현의 자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 정보에 대한 수요는 투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환을 지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세레스(Ceres)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해당 법안들이 기업 및 투자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이 좌초자산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는 유의미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기후공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유럽연합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을 통해 유사한 공시 기준을 추진 중이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방 차원의 기후공시 규칙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법적 방어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엑손모빌의 이번 소송과 유사한 사례로는, 미국 상공회의소가 2024년 1월 제기한 소송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은 일부 청구를 기각하고, 수정헌법 제1조 위헌 주장만을 계속 심리하도록 허용했습니다. 해당 건은 엑손모빌 소송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선례로 간주됩니다.
기후공시 의무화는 배출량 추적 기술, 기후 리스크 모델링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공시 요구는 관련 기술 개발 필요성을 높여 환경 기술 분야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