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BA, 1.5°C 서약 폐기 추진…기후 금융 정책 전환점

회원사 이탈 방지 vs. 기후 목표 후퇴…금융권 넷제로 공약의 시험대

전 세계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는 ‘넷제로 은행 얼라이언스(NZBA)‘가 회원사들에게 파리기후협약의 지구온난화 1.5°C 제한 목표와 연계된 서약을 폐기하는 투표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이는 회원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 조치로 풀이됩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난 1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NZBA는 54조 달러(약 7경 2,9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회원사들이 탈퇴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 주요 은행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NZBA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미국 대형 은행 14곳이 NZBA를 떠났으며, 현재 회원사는 134개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 12월 이후 신규 가입 은행은 단 한 곳(스웨덴 SBAB)에 불과합니다. 일본에서도 2위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과 노무라홀딩스도 탈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NZBA는 3월 중순부터 회원사 투표 절차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일부 유럽 주요 은행들은 규정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투표가 기후 금융 이니셔티브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NZBA, 금융권 기후 공약 재조정…기후 금융의 새 방향 모색 🌱

이번 NZBA의 조치는 금융 부문 넷제로 이니셔티브의 대대적인 재편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21년 글래스고 금융동맹(Gfanz)을 중심으로 형성된 금융권의 기후 연대가 최근 들어 정치적 압력과 시장 논리에 의해 균열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자산운용사들의 넷제로 동맹(NZAM)블랙록(BlackRock)과 같은 대형 기관들이 이탈하면서 올해 1월 공식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또한 보험업계의 기후 연대는 2년 전 해체되었으며, 개별 금융기관들은 자체적인 기후 목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NZBA 역시 회원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요구되는 2050년 탄소 배출 넷제로 목표 대신, 회원사들이 따를 수 있는 보다 유연한 목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기존에는 회원사들이 1.5°C 목표에 맞춰 금융활동을 조정해야 했으나, 새로운 제안이 통과되면 “2°C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는 완화된 목표를 채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NZBA의 기후 공약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정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대해 케임브리지 지속가능성 리더십 연구소의 제임스 바카로 수석 연구원은 “이번 조정이 일부 아시아 금융기관들에게 회원가입의 문턱을 낮춰줄 것“이라며, “북미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기후 금융의 모멘텀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환경 단체와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기후 목표 후퇴로 해석하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관계자는 “NZBA의 규정 완화는 에너지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는 데 대한 실망스러운 대응“이라며, 금융기관들이 장기적인 기후 대응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과 시장 리스크 관리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규정 변경이 아니라 금융권 기후 공약의 방향성과 실행 가능성을 둘러싼 근본적인 논쟁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NZBA는 회원사 투표를 통해 새로운 정책을 확정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금융권 기후 공약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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