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씨티그룹·모건스탠리, 유엔 산하 탄소중립은행연합 탈퇴

트럼프 2기 행정부 앞두고 기후목표 후퇴 가시화

지난해 시작된 세계 주요 은행의 탄소중립 이니셔티브 탈퇴가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니엄이 6일 확인한 결과, 지난 일주일 사이 미국 대형은행 3곳이 ‘탄소중립은행연합(NZBA)’을 탈퇴했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이 NZBA를 탈퇴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였습니다. 이틀 뒤(2일) 모건스탠리도 탈퇴를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달 초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의 탈퇴에 이은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금융계가 선제 대응에 나섰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오는 20일 기후변화 부정론자인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반(反)ESG 공세가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른 미국은행들도 탈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사, NZBA 탈퇴 행렬…”기후금융 연대 ‘흔들’”

NZBA는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산하 은행을 위한 기후금융 협의체입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가입 기관은 한때 146곳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회원사의 연이은 탈퇴로 가입 기관은 현재 세계 142곳으로 축소된 상황입니다.

더욱이 대형은행이 빠져나갔단 점에서 타격이 큽니다. 최근 탈퇴한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Bof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의 자산을 합치면 8조 달러(약 1경 원)를 넘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도 탈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기후 이니셔티브 참여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탈퇴에 대한 공식적인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한 곳은 없습니다. 또한, 이들 기관 대부분은 NZBA 탈퇴 이후에도 기후목표를 계속해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씨티그룹은 성명을 통해 연합 탈퇴 후에도 기후목표 이행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신흥국 기후 이니셔티브 지원을 위한 자본 제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BofA도 고객사의 기후목표 달성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표명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탈퇴 이후에도 자체적인 지속가능성 목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재선에 공화당 ‘反화석연료’ 정책 소송 가속화

이번 탈퇴 배경에는 트럼프 재선과 미국 내 공화당의 압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공화당은 금융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협력을 반독점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합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거나 경고 서한을 보내는 등 ESG 반대 캠페인을 펼쳐왔습니다.

공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정을 기점으로 더 거세졌습니다. 지난달 공화당 주도 주정부 11곳이 세계 3대 자산운용사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주요 혐의는 이들 자산운용사가 석탄생산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해 석탄 생산량을 줄이고 전기요금 상승을 불러왔단 것입니다.

같은달 13일에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의 보고서 발표로 압박을 더했습니다. 이른바 ‘기후 카르텔’을 발견했단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금융사와 기후활동가가 카르텔을 맺고 엑손모빌의 이사회 구성원을 교체하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GFANZ과 ‘넷제로자산관리자그룹(NZAM)’, ‘기후행동100+(CA100+)’ 등이 주요 행동주체로 지목됐습니다.

“금융기관의 기후 카르텔이 이들 동맹을 통해 기후 십자군 전쟁을 함으로써 저렴한 에너지 생산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유럽은행 NZBA 잔류…국내 금융권, 국제정세 촉각

미국은행들의 NZBA 탈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라 케미트 NZBA 사무총장은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미국 회원사의 추가 탈퇴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ofA와 씨티은행 탈퇴 직후 회원사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입니다.

반면, 더 엄격한 기후규제가 적용되는 유럽은행들은 NZBA에 잔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주요 유럽은행 대표들은 NZBA 가입을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ING그룹·도이체방크 등이 거론됐습니다.

미국과 유럽 금융계의 방향이 엇갈린 상황에서 국내 금융권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NZBA에 가입한 국내 금융사는 7곳입니다. ▲하나금융그룹 ▲기업은행 ▲JB금융그룹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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