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 폐기…화석연료로 회귀

"그린 BP"는 옛말? 재생에너지 대신 화석연료 선택한 이유

영국 대형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20배 확대 목표를 폐기할 전망입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BP가 화석연료 중심 전략으로 회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로열더치쉘·셰브론 등 에너지기업들은 천연가스·석유 등 화석연료 생산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증진 석유 회수(EOR)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여기에 이어 빅오일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도했던 BP마저 화석연료 확대로 선회하는 모습입니다.

매체는 BP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50기가와트(GW)로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를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청정에너지’ 꿈꾼 석유 공룡 BP, 실적 부진에 전략수정 🔄

BP는 지난 2020년 베르나르 루니 당시 최고경영자(CEO)의 취임 이후 탈탄소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했습니다. 석유·가스 기업에서 재생에너지·수소 등으로 사업 분야 전환도 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이같은 경영 기조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작년 1월 머레이 오친클로스 BP CEO가 취임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그 결과, BP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폐기하는데 나섰다는 것이 매체의 보도입니다.

BP는 2025년에 490억 달러(약 70조 원) 영업이익(EBITDA) 달성 목표도 폐기하고 대신 연간 성장률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는 이미 2024년 영업이익 목표인 409억 달러(약 58조 원)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투자자 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부채 감소와 수익 증대를 위해 자산 매각과 저탄소 투자 축소 계획이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가들은 BP가 수요일에 연간 저탄소 자본 지출을 20~30억 달러(약 2조 8,600억~ 4조 2,900억 원) 삭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BP의 2024년 자본 지출은 162억 달러(약 23조 원)였습니다.

BP 측은 현재로서는 이러한 보도가 “추측”이라며 공식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주가 우상향 쉘 vs 답보→하락 BP, 주주 압박 거세 📉

이는 주주들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입니다. BP 주가는 최근 2년간 경쟁사보다 부진해 시가총액의 약 4분의 1을 잃었습니다.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BP의 전략 전환 배경에는 석유 및 가스 부문의 수익성 증대가 있습니다.

화석연료 가격이 팬데믹 이후 반등하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시장이 변화하면서 화석연료에서의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화석연료의 강력한 지지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투자 환경의 변화를 더욱 가속했습니다.

이 기간 석유가스 투자를 이어간 경쟁사와 비교하면 BP의 주가 성적은 현저히 차이가 났습니다. 일례로 쉘의 주가는 2021년부터 꾸준히 우상향했습니다. 반면, BP는 2021년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2023년부터 답보하더니 2024년에는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엘리엇 인수에 화들짝, BP CEO “전략 재설정 약속” 👨‍💼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월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BP 지분 약 5%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단 분석이 나옵니다.

엘리엇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헤지펀드입니다. BP의 주요 주주로서 이사회 개편과 회사 분할 등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엘리엇은 BP가 풍력·태양광 자신의 매각과 저탄소 에너지 지출 축소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 직후 오친클로스 CEO는 BP의 2024년 영업이익이 89억 달러(약 12조 7,000억 원)로 전년도 140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급격히 감소했다고 발표하며 “근본적인 전략 재설정”을 약속했습니다.

BP의 전략 변화는 사실 작년부터 예견됐단 평가도 나옵니다. 오친클로스 CEO가 2023년 9월 임시 CEO로 취임한 직후 이미 재생에너지 투자를 축소하고 기후 관련 약속을 희석했기 때문입니다. 오친클로스 CEO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 40% 감축 목표를 이미 25%로 낮춘 바 있습니다.

또한, 오친클로스 CEO는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인력을 5%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에너지 부문 전반에 걸쳐 주요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탄소 배출량 감소에서 석유와 가스로 초점을 되돌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쉘과 같은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석유·가스에 다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BP는 이번 전략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가 부진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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