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우려” 바이든 대통령,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불허

트럼프 당선인, 현시점서 매각 필요 없어…일본제철·US스틸 모두 반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국가안보 약화를 이유로 불허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일본 양국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노동조합에 소속된 미국인 철강 노동자가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자랑스러운 미국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US스틸 매각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인 불허 이유에 대해 그는 국가안보를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강 산업은 국가안보상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 철강은 국가 기반시설과 자동차 그리고 방위 산업을 모두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정부 내 국가안보·무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결정했듯이 (일본제철의) 이번 인수는 미국 최대 철강 생산업체 중 한 곳을 외국의 통제에 두게 된다”며 “(미국) 국가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피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위원회는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말합니다. 이곳은 외국인이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등 대미투자가 국가안보에 우려가 있다고 판달될 경우 시정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 거래 불허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AP통신·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위원회는 US스틸 인수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작년 12월 백악관에 그 결정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US스틸 현시점서 매각 불필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이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습니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부터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21조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인수 성공 시 일본제철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3위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수 계획 발표 후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역시 매각에 반대하는 점을 여러차례 피력했습니다.

역내 산업과 일자리 보호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지난 6일 본인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 시점에서 US스틸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본인의 보편 관세 정책을 통해 US스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일본제철, 미국 정부 상대로 소송 예고…“매우 우려스러워”

일본제철과 US스틸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매각 불허 결정 발표 직후 양사는 공동성명을 통해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을 이렇게 취급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성토했습니다.

이는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양국간 회담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날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히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경제관계는 양국 관계의 토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역시 미국 정부가 우려를 없애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같은날 일본 3대 경제단체 역시 미국 정부의 입장에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전(前) 미쓰비시상사 회장인 고바야시 켄은 일본 3대 경제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이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의 근거를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건이 일본 기업 활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일본 비즈니스연맹(게이다렌)과 일본 기업 경영자 협회(게이자이) 대표들 역시 미국 정부의 결정에 일제히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음료 제조업체 기린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이소자키 요시노리는 일본 기업들이 대미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방송은 일본제철 관계자를 인용해 회사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습니다.

니혼게이자신문 역시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단, 바이든 대통령의 판단 자체는 뒤집을 수 없어 사실상 상황을 타개할 길이 막힌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CEO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행정명령을 제고해줄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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