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에너지 장관, EU ‘공급망 실사법’ 재검토 촉구

“CSDDD, EU 내 투자 철수 부르는 자충수 될 것”

중동 대표 산유국 카타르의 정부 관계자가 유럽연합(EU)의 ‘기업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실사지침(CSDDD)’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도하 포럼에서 EU의 환경규제가 과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CSDDD는 대기업이 자사와 협력사의 환경·인권 실사 의무를 규정하는 법안입니다. 한국에서는 ‘공급망 실사법’으로 불립니다.

올해 7월 발효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기준만 충족한다면 EU 역내외 기업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적용 대상은 EU 기업은 5,500여곳, 비EU 기업도 최소 1,000곳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카비 장관은 CSDDD와 같은 엄격한 법안이 카타르에너지 같은 기업에 “말도 안 되는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유럽은 우리(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가 EU로 유입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카비 장관은 비판했습니다.

 

카비 장관 “카타르에너지, CSDDD 요구 달성 불가능” 🇶🇦

CSDDD 적용 기업에게는 ▲공급망 내 환경·인권 문제 예방 ▲실사 내용 정기 공개 ▲고충 제기 시스템 마련 등이 요구됩니다. 또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기후전환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합니다.

CSDDD를 위반하면 전 세계 연매출액의 최소 5% 이상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카비 장관은 “기업은 스코프1·2·3 배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LNG 사업을 계속하는 한 CSDDD가 요구하는 기후전환계획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는 “카타르에너지가 추진하는 모든 계획을 고려할 때 우리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비 장관은 CSDDD의 인권과 노동권,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열망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느냐”라며 CSDDD의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CSDDD 재검토 촉구한 카타르…EU 집행위 선택은? 🤔

카비 장관은 CSDDD가 결국은 EU가 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카타르투자청 등 국부펀드 다수가 CSDDD 위반을 염려해 EU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카타르투자청의 자산관리 규모는 5,100억 달러(약 730조 원)에 달합니다.

카비 장관은 “경기가 좋지 않아 외국인 투자가 필요한 그들(EU)에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EU는 CSDDD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의 배경으로는 EU의 규제 완화 기조가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본격 출범한 새 EU 집행위원회가 규제 간소화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번째 임기(2024~2029년)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3가지 정책을 통합 또는 간소화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대상에는 CSDDD와 함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EU 녹색분류체계(이하 EU 택소노미)이 언급됐습니다.

단, 해당 규제의 전면적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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