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뚝’…스텔란티스 CEO 경영 갈등 끝 중도 사임 결정

회사 주가 2024년 들어 40% 하락

지프·푸조·크라이슬러 등 유명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돌연 사임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과 북미 시장에서 수요 감소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경영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카를로스 타베레스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안을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당분간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이 이끄는 임시 이사회가 회사를 이끌게 됩니다.

이사회는 2025년 상반기에 신임 CEO를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타바레스 전(前) CEO는 당초 2026년까지 보장된 임기를 마무리하고 은퇴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습니다.

그의 명확한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스텔란티스가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했다는 것이 CEO의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으로 꼽힙니다.

 

 

실적 부진 속 스텔란티스 주가 계속 하락세 📉

회사는 올해 전반적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7~9월) 전 세계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줄었습니다.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도 56억 유로(약 8조 3,150억 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겁니다. 같은기간 순매출은 14% 줄어든 850억 유로(약 126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 또한 같은기간 마이너스 73억 4,400만 유로(약 10조 3,055억 원)로 현금흐름 역시 크게 악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4년 들어 회사 주가는 약 40% 정도 하락한 상황입니다. CEO의 사임 소식이 흘러나온 이튿날(2일) 미국 뉴욕증시 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6.29% 하락한 12.37달러(약 1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에 스텔란티스는 CEO를 공식 임기를 마치기 전에 갈아치우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스텔란티스 유럽 공장 일시 중단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텔란티스가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을 전했습니다. 관계자는 “회사를 정상 궤도로 돌릴 방법을 두고 타바레스 전 CEO와 이사회 구성원 사이 긴장이 고조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으며 회사를 정상 궤도로 돌릴 방법을 두고 타바레스 CEO와 이사회 구성원 사이 긴장이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후임 CEO가 인선될 시 회사가 당분간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기조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전기차 중심의 투자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회사는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지동차보다 이른 2038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이후 전기차에 대거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경쟁력이 밀려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공장이 생산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실제로 스텔란티스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미라피오리 공장이 대표적입니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 모델 ‘피아트 500e’ 등이 생산됩니다. 이 차량은 유럽 시장 판매량의 약 97%를 차지합니다.

해당 공장은 지난 12월 2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합니다. 이 공장은 이미 올해 여러 차례 가동이 멈춘 바 있습니다.

사측은 성명에서 “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와 중국·미국 등 일부 비유럽 국가의 고급차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라피오리 공장의)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스타플러스에너지’란 합작사를 세우고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공장 2곳을 만들고 있다. ©Starplus Energy

북미 공장 생산 위축 시 LG엔솔·삼성SDI 타격 불가피 🤔

한편, 업계에서는 스텔란티스의 여파가 한국 기업에게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북미에 각각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LG엔솔과 만든 공장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습니다. 연간 생산능력은 49.5GWh(기가와트시)입니다. 전기차 약 4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해당 공장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모듈을 양산하기 시작했습니다.

LG엔솔은 배터리모듈 양산을 기점으로 2025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공급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타플러스에너지’란 합작사를 세우고 연간 합산 생산능력 67GWh인 공장 2곳을 신설 중입니다. 연간 33GWh 규모를 갖춘 제1공장은 올해 안으로 조기 가동해 배터리셀을 생산한다는 구상입니다.

스타플러스에너지는 2일 미국 에너지부로터 최대 75억 5,000만 달러(약 10조 6,200억 원) 규모의 조건부 대출을 약속받았습니다. 대출이 확정될 시 공장 건설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단, 올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출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조건부 대출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25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지원에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스텔란티스가 북미에서도 전기차 생산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가나 축소할 경우 합작공장을 세운 한국 업체들 역시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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