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비상의원총회 결과,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와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대통령 긴급 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반국가세력 척결’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현재가 비상계엄이 필요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보기 어렵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여야 모두 비상계엄 해제를 촉구했습니다. 4일 새벽 1시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 190명의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결국, 사태는 오늘 새벽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고 ‘계엄해제안’을 의결한 뒤 일단락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7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뒤 곧장 비상의원총회(이하 비상의총)를 열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비상의총은 8시부터 11시 48분까지 4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국민의힘 비상의총, 대통령 탈당 요구 여부 ‘미정’ 🤔
비상의총에서는 ①내각 총사퇴 ②김용현 국방부 장관 사퇴 등 책임자 추궁 ③대통령 탈당 등이 논의됐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앞서 언급된 3가지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많은 의원들의 난상토론이 이어졌는데 첫째와 둘째 제안에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탈당 요구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짓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탈당 요구에는)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보기로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라는 것이 한 대표의 말입니다.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죄 적용 및 탄핵소추에 대한 의견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출입 규제·국회 본청의 군 병력 침입 등을 근거로 이번 비상계엄이 내란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합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여러 주장에 하나하나 설명하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한 추경호 원내대표는 내란죄 적용 등 사안에 대해서는 “민주당 상황을 더 파악하고 우리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오늘 오후 적당한 시간에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내각·대통령실 참모 일괄 사의…오후 2시 긴급 회동 📝
한편,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제외한 내각 전원은 총사퇴를 이미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각을 구성하는 국무위원은 행정부의 각부처 장관이 맡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 전원(여성가족부 장관 공석 제외 18명)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총리는 사의 수리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한 총리는 입장문을 통해 “총리로서 작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모든 과정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각에 소임을 다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국무위원들과 중지(衆志)를 모아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무위원 사의를 일단은 받아들이지 않겠단 뜻으로 풀이됩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도 비슷한 시기 일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정 실장 등 참모진 대다수는 전날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사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의 사의 수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오늘(4일) 예정됐던 윤 대통령 일정은 모두 취소됐습니다.
한 총리와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 국무총리공관에서 긴급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국무위원 거취 등도 이 자리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 등 야5당, 국회 비상시국대회 개최 📢
민주당은 대통령 사퇴 촉구와 탄핵 추진을 본격화하며 여당의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어젯밤의 계엄 소동은 명백한 법률·헌법 위반이자 내란 획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후 12시에는 민주당 등 야5당이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는 개혁신당을 제외한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이 참석했습니다. 시민들까지 포함해 민주당 추산 5,0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당분간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국회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