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탄소중립 과제 대응책은? ‘대한민국 탄소포럼 2024’ 개최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녹색전환 투자·인센티브 혁신 등 과제 산적

탄소중립 의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최대 규모 포럼 ‘대한민국 탄소포럼 2024’가 지난 27일 열렸습니다.

포럼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탄녹위·대한상의 공동 주최로 열렸습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한국기후환경원이 공동 주관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계·학계·정부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국내외 탄소중립 이슈와 우리의 대응’이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내외적 과제와 해법에 대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한화진 신임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탄소시장의 본격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탄소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탄녹위원장, 배출권거래제 ‘정상화’ 촉구 📣

한 위원장은 국제탄소시장 세부규칙 합의로 탄소시장이 더 활성화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제는 국내 탄소가격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유인을 높이려면 배출권 가격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과거 4만 2,000원까지 올랐던 배출권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하락했단 점을 짚었습니다. 2023년 평균 가격은 7,800원에 불과했습니다. 현재는 소폭 반등해 1만 원대를 형성했습니다.

현재 정부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26~2030년)을 연내 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4차 계획기간에는 배출총량을 엄격하게 하되 상쇄·이월 제도를 개선하는 등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 위원장은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탄소배출 감축에 투자하면서도 감축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검토될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같은날(27일) 환경부가 개최한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산업계와 기후환경단체 간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산업계는 속도 조절을, 기후환경단체는 계획 강화를 주문한 상황입니다.

 

일본 녹색전환 20조엔 투자, 한국은? 🇯🇵

한편,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금융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녹색전환(GX) 계획을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일본은 기업들의 녹색전환을 위해 ‘GX 경제이행채’를 발행해 2023년부터 10년간 20조 엔(약 183조 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마중물로 150조 엔(약 1,378조 원)의 민간투자를 끌어낼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합니다.

김 의원은 한국 또한 이같은 마중물 금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보다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의 에너지 전환을 도와야 탄소감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특히 대기업에 대한 탄소중립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기업이니까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산업을 지켜야 중견·중소기업이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의 촉진에 관한 특별법’ 국회에 발의한 상황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지난 7월 발의된 법안입니다. 줄여서 ‘기후금융 특별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철강·조선·석유화학·자동차·반도체 등 5대 핵심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탄소중립
▲ 올해 1월 창원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식 당시 모습. 해당 시설은 현재 판매가 확정된 곳은 2곳에 그쳐 본격 생산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

탄소중립 나선 기업, 수익성 악화로 고전 💸

김녹영 대한상의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현재 기업들의 탄소중립 대응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이미 탄소중립 설비투자에 나선 기업들도 수익성이 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일례로 액화수소 기업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수소산업 활성화를 기대하며 지방자치단체와 특수합작법인을 세워 액화수소 플랜트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거래처가 단 2곳에 그쳐 공장 가동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김 센터장은 이에 “지자체 시의회에서 수익성 안 나는 사업에 예산 낭비한 것 아니냐고 추궁을 받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창원산업진흥원이 공동 출자한 하이창원 사례로 추정됩니다.

2020년 설립된 하이창원은 올해 1월 ‘창원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한 바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상용급 액화수소 생산시설입니다. 오는 12월 20일까지 창원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열분해유도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분야로 소개됐습니다. 화석연료 대신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기술입니다. 김 센터장은 “석유화학산업계에서 탄소중립 수단으로 열광을 받았다”면서도 “현재 LG화학 외에는 대부분 중단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LG화학은 현재 충남 당진에 연 2만 톤 규모의 열분해유 시설을 건설,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입니다. 반면, SKC는 열분해유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ARC 시설도 최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기업 탄소중립 지원 위해 ‘인센티브 혁신’ 강조 💰

김 센터장은 현재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사실상 (기업들이) 추가적인 탄소감축 활동을 안 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습니다.

배출권거래제 기업이 700여곳에 이르지만 이들 기업이 추가적인 탄소감축에 나설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그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예산 부족 문제가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일본의 GX 지원처럼 정부가 나서기에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이에 김 센터장은 사전 지원 대신 감축에 대한 사후적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는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예시로 캐나다 연방정부 투자기관인 캐나다성장기금의 탄소크레딧 선구매 사례를 들었습니다. 탄소포집 사업자의 미래 탄소크레딧을 미리 구매해 불확실성을 완화한 정책입니다.

탄소크레딧 톤당 86.5캐나다달러(약 8만 5,800원)로 15년간 100만 톤 구매를 약속했습니다.

그 결과, 불확실성이 해소된 기업들은 투자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미래 탄소중립 목표는? “기후미래포럼서 준비” 🗺️

한편, 이날 김정환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준비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제출하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밑바탕이 됩니다. 현재 한국의 2030년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40% 감축입니다. 파리협정 당사국은 2025년 2월까지 상향된 감축목표를 제출해야 합니다.

김 정책관은 올해 기술작업반을 마련해 2040년까지의 장기 배출량 전망 분석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이를 토대로 기술별 감축 잠재량을 분석하는 단계입니다.

해당 단계를 마치면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빠르면 내년초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김 정책관은 올해 8월 헌법재판소의 기후소송 결과에 대한 대응 계획도 밝혔습니다. 당시 헌재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비어있는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국민 기본권(환경권)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헌재의 판단입니다.

정부는 이를 채우기 위해 폭넓은 의견수렴에 나설 계획입니다.

김 정책관은 구체적으로 가칭 기후미래포럼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괄분과 ▲미래사회분과 ▲감축경로분과 등 3개로 구성돼 학계·전문가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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