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감소에 포드자동차, 유럽서 4000명 감원 발표

독일서 2900명 감원…2027년까지 유럽 인력 14% 감축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인 포드자동차가 유럽 지역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포드는 성명을 통해 유럽 지역에서 전체 인력의 14%인 4,000명을 오는 2027년 말까지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직원 17만 4,000명 중 약 2.3%에 해당합니다.

감원 규모는 독일이 2,900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영국에서 800명을 줄입니다.

데이브 존스턴 포드 유럽담당 부사장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어렵지만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차 사업 손실…구조조정 소식에 포드 주가 하락 📉

포드가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배경은 복합적입니다. 먼저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이 전기차 전환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철폐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의 경쟁 심화도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는 포드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포드는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으나, 전기차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회사의 순이익은 9억 달러(약 1조 2,605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전략 전환을 인한 일회성 비용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드의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 3,509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였으나 경쟁사보다는 뒤처진 결과입니다.

같은기간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60% 증가한 3만 2,095대를 팔아 포드를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됩니다.

포드의 3분기 전기차 사업 부문 손실은 12억 달러(약 1조 6,805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 포드 주가는 전일 대비 2.9% 하락한 10.73달러(약 1만 5,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포드 구조조정 계획…독일 경제 타격 불가피 🇩🇪

이번 구조조정으로 독일 경제도 역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포드는 독일 쾰른에 유럽 본사와 조립공장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독일 자를란트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스페인 발렌시아 등에도 생산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먼저 쾰른 공장에선 ‘익스플로러’와 ‘카프리’ 등 전기차 모델 생산량을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감원이 회사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쾰른에 근무하는 포드 직원은 2018년 약 2만 명에서 2027년 1만 명 내외로 줄어듭니다.

독일 자를란트에 소재한 자를루이 공장은 아예 2025년 추가 감원과 공장 폐쇄가 단행됩니다. 앞서 작년 2월 포드는 유럽 직원 3,8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포드 측은 전기차 산업으로의 전환에 너무 큰 비용이 들었을뿐더러, 각종 규제 탓에 사업이 원활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디벨트 등 독일 현지매체에 따르면, 포드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화하고자 쾰른 공장에 투자한 비용은 약 19억 유로(약 2조 8,000억 원)에 달합니다.

존 로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독일 정부에 서한을 보내 인센티브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로러 CFO는 “유럽과 독일에 충전 기반시설(인프라)에 대한 공공투자가 부족하다”며 “의미 있는 인센티브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준수 목표 달성을 위해 유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독일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충전시설을 빠르게 구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독일은 작년 12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28.6% 급감했습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 대거 진출한 것 역시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럽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하며 전기차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수요 둔화에 포르쉐·볼보 등 전기차 전환 목표 수정·철회 🚗

이는 비단 포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독일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독일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그룹 역시 지난 10월 독일 내 공장 10곳 중 최소 3곳을 폐쇄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구조조정 대상만 최대 3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후속 논의가 노동조합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계열사인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203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80%를 순수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사실상 수정했습니다. 전기차 공장에서 내연차와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수 있도록 조정했기 때문입니다.

루츠 메슈케 포르쉐 CFO는 3분기 실적을 발표 당시 “유럽 산업이 전기화에 일방적으로 집중하는 환경에서 생존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스웨덴 자동차 기업 볼보자동차그룹 역시 2030년까지 순수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있을뿐더러, 충전시설 확충도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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